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1. 21세기 적응기
2. 인어가 강한 이유 3. 부산 여행 4. 시간 여행자 5. 현대 파랑 해적단 6. 나비 효과 7. 목숨값 8. 악연의 실 9. 안녕, 나의 세계 |
차율이의 다른 상품
샤토의 다른 상품
해미의 21세기: 시간을 넘나든 우정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
“난 미지 소울메이트 해미라고 해. 잘 부탁해!” 전편 『미지의 파랑 2. 마지막 소원을 찾아서』의 엔딩은 미지가 다니는 학교에 입학한 해미가 반 친구들에게 첫인사를 하는 장면이었다. 다음 이야기인 ‘새로운 세계를 찾아서’의 첫 장면도 이 인사로 시작된다. 해미는 임진왜란 중 목숨을 잃기 직전, 미지의 간절한 소원으로 현대의 부산으로 넘어온다. 운명을 거슬렀기에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 여행을 할 수 없다. 이제 해미는 자신이 살던 시간에서 500년을 건너뛴 21세기에 살게 되었다. 이제 미지와 해미는 서로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건너가지 않아도 된다. 미지는 해미와 날마다 함께 다닐 생각에 한껏 신이 났지만, 해미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죽음을 거스른 자신이 치러야 할 ‘목숨값’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전쟁통에 두고 온 조선의 해적단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이다. 지금도 해적단은 곁에 있지만, 500년 세월의 변화를 모두 겪어 온 그들이 해미는 아직 낯설다. 하루아침에 환경이 달라진 해미를 위해 미지와 해적단은 해미의 추억이 깃든 장소들 가운데 지금도 남아 있는 동래 시장, 범어사 등을 찾아가는 여행을 계획한다. 가족과 함께한 추억의 공간을 500년이 지나서 찾아왔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어 줘서 고마웠다. 지금 해미는 무슨 생각을 할까. 영영 사라진 줄 알았던 고향의 일부가 나타나 반가워하고 있을까. 아님 불상 앞에 앉아 부모님과의 옛 추억을 떠올리고 있을까. 기쁠까, 슬플까. 어쩜 두 개 다일지도. _ 본문에서 임진왜란에서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시간을 건너온 것이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던 해미는, 당시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모신 충렬사와 임진동래의총에도 들른다. 이렇게 자신이 조선을 떠나기 전과 후의 흔적을 찾아다니면서, 해미는 21세기 부산에서 살아갈 마음의 준비를 다져 나간다. 해미는 가만히 봉분을 쓰다듬었다. “사명을 다하지 못해 미안하구나.” 인어가 강하게 태어난 건 약한 자들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죄책감을 느끼는 해미 곁으로 가사리가 조용히 다가가 어깨를 도닥여 줬다. “다들 잊혔구나.” 해미의 목소리가 굉장히 씁쓸했다. _ 본문에서 50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 해적단을 곁에 두고도 자꾸만 과거의 해적단을 그리워하는 해미에게 홍명은 ‘겉모습만 달라졌을 뿐, 조선의 해적단 모습 그대로’라고 말해 주고 싶어 한다. 과연 파랑 해적단은 임진왜란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 6.25 전쟁까지 겪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나라를 지키고 사람들을 도우면서 해미, 미지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려 왔다. 임진왜란 당시 미지는 해미를 데리고 조선을 떠나면서 “미래에 다시 날 찾아와요! 해미랑 반드시 같이 있을 테니!”라고 말했고, 그 약속대로 지금 다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가사리가 가진 뜻밖의 시간 여행 능력 덕분에 해적단의 지난 시간을 엿보게 된 미지는 500년간 변하지 않은 이들의 간절함과 우정을 깊이 깨닫는다. “우리요, 조선부터 지금까지 500년 동안 언니들 잊지 않았어요. 생일도 늘 챙겼어요. 반드시 다시 만날 테니까. 미지 언니가 해미 언니랑 같이 있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중략) “고마워요. 모두 고마워요.” 나와 해미만 500년을 뛰어넘은 우정이 아니었다. 해적단이 기다린 500년의 시간 속에 나와 해미에 대한 사랑과 우정이 매 순간 묻어 있었다. 형태는 달라도 우정의 영원함은 같다. 우리와 해적단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_ 본문에서 지난 두 권의 이야기가 미지와 해미 두 소녀의 관계에 주목했다면, 이번 이야기에서는 파랑 해적단의 충실한 우정이 감동적으로 조명된다. 미지가 ‘소울메이트, 영혼까지 이어진 평생 친구’를 갖고 싶다는 소원을 통해 얻은 건 해미 한 사람만이 아니었다. 500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지나오면서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던 해적단 모두가 미지의 든든한 평생 친구였다. 나는 네가 너라서 좋은 거야: 같은 시공간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친구들의 여정 미지를 만나기 전, 해미에게 첫 너나들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미지는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질투 혹은 부러움, 해적단 대장 후보생이었던 지우의 용맹을 닮고 싶은 마음, 그리고 어쩌면 자신은 결국 지우 다음일까 하는 불안함. “지우요. 첫 너나들이였어요.” 심장이 쿵 떨어졌다. 내가 처음이 아니구나. 해미는 수백 년 살았으니까 친구가 나뿐일 리는 없다. ... 해미가 내게 보인 변치 않는 믿음의 원천은 지우로부터 나왔다. 지우가 고마우면서도 질투가 났다. 해미의 가장 행복한 추억 속에는 지우가 있었다. 불안했다. 지금도 많이 그리워하고 있을까? 내가 지우보다 훨씬 더 좋은 너나들이가 될 수 있을까? _ 본문에서 미지는 용감하고 든든했던 지우를 의식하며 혼자 힘으로 위기를 해결하려다 위험에 빠진다. 그런 미지에게 해미는 언제든 도움의 손길을 내밀라면서, 미지가 지우처럼 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 자신이 미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미지 너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다들 날 대장으로만 대했는데. 날 친구로 대한 것도, 내가 만든 선 안에 들어온 것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날 쫓아온 것도 미지 네가 유일했어. 소중한 친구를 잃은 아픔을 극복하게 도와준 것도, 새로운 운명의 친구를 또 만날 수 있다는 희망도 모두 너를 통해 배웠어. 지우도 못 한 일이야. 나는 네가 너라서 좋은 거야.” ... “고마워. 나도 이제 지우랑 나 자신을 비교하지 않을게. 나는 나니까. 나도 해미가 해미라서 좋아.” _ 본문에서 다른 어떤 이유도 조건도 없이 그저 해미가 해미라서, 미지가 미지라서 서로를 좋아하는 두 친구. 소울메이트(너나들이)를 원한다는 똑같은 소원을 빈 덕분에 긴 시간을 뛰어넘어 만날 수 있었던 둘은 이제 같은 시간을 살아가게 되었다. 해미에게 아직은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이어도, 자신의 목숨을 구해 이곳으로 데려온 소울메이트 미지와 500년간 자신을 기다려 준 해적단이 있기에 이 시대와 이 땅은 해미에게 편안한 집이 되어 줄 것이다. 긴 시간을 넘나들던 우정 여행의 종착점이라 생각했던 21세기 부산은 어쩌면 새로운 시작점으로도 보인다. 해미는 이제 새로운 세계를 즐길 준비를 마쳤고, 옛 너나들이 지우가 언젠가 보러 가자 했던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출발점 위에 친구들과 함께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