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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년 노비 사건
2. 엽전 도난 사건 3. 이파리 살인 사건 4. 인절미 분실 사건 5. 관아 비리 사건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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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콩알만 한 사또 고유가 작디작은 말을 타고 창녕에 나타났다. 몸집만 작은 게 아니라 나이도 어리다는데? 아전과 나졸, 백성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한껏 세운다. 그러나 웬걸, 고유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사건들을 단숨에 휘어잡는다. 백지 소지를 낸 말 못 하는 소년 노비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갑자기 날아든 이파리 하나로 절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발견하는가 하면, 창녕의 양반가만 터는 불뫼 도적단의 정체도 밝혀내기 직전이다! 그림으로 소통하는 사우, 힘이 장사인 여울이까지 나이, 외형, 신분 때문에 차별받아 온 콩알 친구들과 함께 고유는 백성이 주인인 고을을 만들기 위해 힘차게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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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서 더 매운 콩알 사또의 등장
어느 날, 콩알만 한 사또가 작디작은 말 과하마를 타고 경상남도 창녕에 나타났다.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 한 ‘고유’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고을을 만들겠다는 기대를 안고 왔다. 그러나 나이 많은 이방과 나졸들은 물론이고 백성들 또한 꼬마 사또의 외양만 두고 어린아이가 무얼 할 수 있겠냐며 무시하기 일쑤다. 자기편 하나 없는 듯하지만, 고유는 좌절하지 않는다. 고유에게는 누구보다 사또가 되어야 할 이유가 있다. 고유는 집안의 노비이자 오랜 동무였던 ‘배초’가 양반들에게 괴롭힘당해 눈감았을 때 구해 내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커 억울한 백성들 편에 서는 사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고유는 강자가 독식하는 사회, 약자가 핍박받는 세상이 아닌 온 백성이 고르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크다. 이 깊은 마음을 누가 얕볼쏘냐. 고유는 자신을 업신여기는 아전들 앞에서 흘러내리는 모자를 치켜세우며 굳게 다짐한다. “키는 작아도 지혜는 산처럼 큰 사또, 콩알의 힘을 모아!” 전설의 콩알 사또 고유는 경남의 지역적인 영웅으로 수많은 설화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어린 나이에 사또가 된 것보다는, 고유가 백성의 편에 선 바른 지도자상을 보여 준 인물이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경남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고유라는 본명을 두고도, 자신이 다스린 지역을 따 백성들에게 ‘고창녕’으로 불려 온 그는 작은 키를 가진 만큼 누구보다 “낮은 자세로 백성을 우러러볼 준비”가 된 자였다. 고유가 실제로 사또가 된 나이는 서른 이후이지만, ‘고창녕 설화’에서 고유는 늘 열둘~열다섯 살 어린아이로 등장한다. 작은 몸집과 동안인 탓도 있었으나, 무엇보다 설화에서 고유가 주로 어린아이로 나온 이유는 외형에 꼬리표를 다는 사회, 어린이를 향한 편협한 시선을 깨부술 만한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회의 비주류인 어린이가 자신만의 지혜를 내보이며 맞설 때 그 통쾌함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한국 설화에 관심이 많은 차율이 작가는 이 점에 주목했다. 예부터 지금까지 독자들은 약자가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사회를 꿈꿔 왔고, 그러한 세계를 실현해 준 재치 있고 지혜로운 인물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또래 지도자이자 나와 비슷한 설움을 겪은 주인공이 다스리는 정의로운 세상은 분명 어린이 독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날려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당연한 이치를 일찍이 깨친 매력적인 지도자, 고유의 활약이 시작된다. 어디서도 못 본 기발한 추리와 명판결! 『전설의 콩알 사또』에는 고유의 고유하고도 기발한 추리가 돋보이는 사건들이 담겨 있다. 부임 첫날부터 관아에는 백지 청원서가 날아든다. 그런데 웬걸, 청원서를 낸 소년 노비는 말을 못 한다. 이 새하얀 종이에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을까. 재판정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는 사또들과 달리 고유는 직접 의뢰인 앞으로 다가간다. 말을 못 한다면 그림으로 이야기를 해 보는 수밖에. 한술 더 떠 커다란 궤를 가져오게 하는데, 과연 소년의 속사정은 드러날 수 있을까? 이어서는 물건을 잃어버린 백성들의 사건을 독특하게 풀기도 한다. 장승 앞에서 똥을 누다 엽전을 잃어버린 나그네의 사연을 듣고는 고유는 다짜고짜 장승이 범인이라며, 장승을 데려와 곤장을 치라고 불호령을 내린다. 지나가던 강아지도 고유에게 멍청하다며 “멍!” 외치는데……. 그런가 하면 양반집에 보낼 떡을 도난당한 방앗간 아낙 이야기를 듣고는 주변 이웃들을 불러 전염병이 돌고 있다며 난데없이 양치를 시키기도 한다. 대체 진범을 찾을 수는 있을까? 더 나아가 오늘날 빈번하게 일어나는 여성 대상 범죄가 연상되는 사건도 있다. 어느 날, 고유 앞에 날아든 버드나무 이파리. 수상함을 느낀 고유는 버드나무가 울창한 절로 곧장 찾아간다. 과연 그곳에는 눈감은 처자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간 어수룩하게만 보이던 고유는 대역 죄인을 찾고자 눈에 불을 켠다! 고유의 손바닥 위에는 아직도 버들잎이 있었다. 못다 한 여인의 한을 담은 이파리……. 앞으로 이파리든, 꽃이든, 짚신이든 무엇 하나 허투루 볼 수 없을 듯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기꺼이 가리라. (102쪽) 직접 사건 현장을 누비며 지혜로운 판결을 내린 고유의 모습에서, 오늘날 어린이 독자들이 좋아하는 탐정의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차율이 작가는 명사또이자 명탐정인 고유의 매력을 살려, 기존 설화와는 다른 새로운 사건과 인물들을 만들어 냈다. 그중에서도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건 바로 불뫼 도적단의 정체이다. 양반가의 재산만 골라 턴다는 불뫼 도적단은 이방의 눈엣가시다. 이방은 이 도적단을 잡아들여야만 백성들의 믿음을 살 수 있다며 고유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양반가만 겨냥한 도적단에게도 숨겨진 이유가 있지 않을까? 고유는 봄부터 겨울까지 그들의 행적을 차근차근 밟아 나간다. 말을 못 하는 노비, 딸의 약값을 잃어버린 아버지, 이유 없이 눈감아야만 했던 여성, 양반의 명을 거절할 수 없는 평민 등 고유는 언제나 약자가 피해를 입은 사건들에 귀를 기울였다. 그 사건들을 되짚어 보면 한 번쯤 설화로 접해 봤을 법한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그 익숙한 이야기의 원형이 실은 우리가 잘 몰랐던 전설의 꼬마 사또, 고유라는 사실에 독자들은 다시 한번 놀랄 것이다. 색색의 콩알로 이루어진 아롱다롱한 세계 콩알만 한 고유처럼 작디작은 몸집을 가진 존재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이자 고구려와 동예에서부터 길러 온 토종말 과하마 ‘마하’이다. 작가가 문헌에서 찾아낸 과하마는 과실나무 밑을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체구가 작다. 그 덕에 고유가 아전들에게 부러 어리숙하게 보이려고 할 때, 또 범인을 찾기 위해 재빠르게 나서야 할 때처럼 마하는 적재적소에 맞는 단짝으로 나서 준다. 그뿐이랴, 마하 외에도 고유는 남에게 홀대받는 친구들을 발견한다. 백지 소지를 내고서 못된 주인에게서 벗어나게 된 소년 노비 ‘사우’는 목소리 대신 그림으로 마음을 내보일 줄 아는 아이이다. 또 고유와 나이는 비슷해도, 고유는 물론 웬만한 사내들과 비슷한 덩치를 지닌 소녀 노비 ‘여울이’는 백성들의 입장을 시원하게 대변할 줄 아는 아이이다. 현실이라면 절대 함께할 수 없을 관계이지만, 고유는 먼저 친구들에게 손을 내민다. 언제나 백성들과 발맞추어 나가고 싶으니까. 그 덕분에 나이 때문에, 신분 때문에, 외형 때문에 가지각색의 이유로 차별받는 어린이와 작은 말은 힘을 합친다. 사우는 새 이름과 함께 관아의 화공으로 나설 수 있게 되고, 힘이 장사인 데다 말솜씨가 좋은 여울이는 다모가 되어 고유와 함께 새로운 창녕을 밝혀 나간다. 여울이는 힘은 있지만 지식이 없고, 자신은 지식은 있지만 체력이 약하고, 사우는 재주는 있지만 말을 못 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환상의 단짝이 될지도 모를 일! (55쪽) 세상은 저마다 다른 인물들이 모여 살아가는 곳이다. 누구에게는 모난 부분이, 또 다른 누구에게는 세상을 둥글둥글하게 만들어 줄 요소가 되기도 한다. “맨발로 콩알을 밟으면 얼마나 아픈지” 모르는 이들을 향해 작가는 전한다. “콩알의 힘을 모아” 이루지 못할 일은 그 무엇도 없으리라고! 남들에게 무시당하던 고유와 친구들이 무수한 역경을 헤쳐 나갔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어난 작은 연대는 언제나 세상을 바꿔 왔다. 부디 『전설의 콩알 사또』 책장을 덮은 어린이 독자들도 색색의 콩알처럼 다양한 세상을 펼쳐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