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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서시 - 살아 보니 모두가 사랑이었습니다 1장, 사랑은 슈룹을 함께 쓰는 것 슈룹 |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 | 가슴 미소 | 그대는 | 그곳 그 사람 | 도깨비방망이 | 바람 | 사랑학 | 이쁜 말 | 직두리 부부송 |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 큰딸에게 | 그대 오세요 | 맘 | 기다림 | 봄바람 | 경춘선숲길 | 떼와 때 | 눈동자 | 아이에게 배운다 | 수수꽃다리 | 배꽃 | 탄천 꽃잎 | 적선지가 | 선물 2장, 봄바람에 살포시 드러난 사랑 은방울꽃 | 허참갈비 | 꼬무락지 | 억겁의 인연 | 실 | 그해 가을 | 모닥불 | 이사랏꽃 | 코로나 | 오월 | 고타마 싯타르타 | 수다 | 응징 | 편지 | 노트북 | 빨간장미 | 하나와 둘 | 매운 꽃 | 직선과 곡선 | 강계열 할머니 | 진실은 | 흐르는 강물처럼 | 핑계 | 상처 | 화딱지 3장, 시를 주워주는 사랑 한사람 | 도롱뇽 | 바람의 주인 | 눈높이 | 사랑방정식 | 눈말 | 흐르는 게 어찌 비뿐이랴 | 나무 | 오봉급랭삼겹살 | 수택절 | 뜻짓 | 후배 | 나탈리아 파르티카 | 삶 | 과유불급 | 음봉막걸리 | 열매샘더위 | 원숭이두창 | 파란나라 | 단성사 | 가을 | 결 | 정선의 가을 | 사랑아 | 감자탕 4장, 화딱지 나도 돌아오는 사랑 물 | 여수 밤바다 | 살살이꽃 | 소노캄 | 님의 손짓 | 기울임 | 들국화 | 붉은 흙 | 결혼기념일 | 아모르파티 | 그령 | 책쓰기 | 그대 | 술과 담배 | 둘째딸 | 마음 | 연 | 그대는 오늘 | 말 사랑법 | 엄마와 딸 | 바람과 강 | 거기 서 있는 남자 | 첫눈과 함박눈 | 평행선 만나기 | 사남매 5장, 자식이 전부였던 엄마 회초리 | 열무 광주리 | 알밤 세 톨 | 은비녀 | 젖 | 눈물주머니 | 엄마네 한식당 | 눈 | 울타리 | 동지팥죽 | 신트리고개 | 나무 지팡이 | 이태원의 눈물 6장, 열넷에 떠난 아부지 턱수염 | 자전거 | 새끼 | 낫 | 막걸리 | 바둑이 | 부부싸움 | 오색약수터 | 사부곡 | 수멍 | 밤길 | 아부지는 ○○○였다 | 모부모 | 종시- 환갑 되니 알겠더라 평설: 이순에 불러보는 절절한 사랑가 - 허형만 |
덕산德山 洪讚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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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색이 있는 것이란다
타고난 저마다의 성품에다 예순 해 동안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은 삶을 얹어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색을 드러내는 것이란다 사람도 맛이 드는 것이란다 어렸을 땐 무조건적 엄마의 젖 맛에 사춘기엔 삐딱하고 싶은 반항의 맛에 초보자 시절엔 뻔질나게 들이박는 욱 맛에 마흔엔 흔들리지 않는다는 비겁한 불혹 맛에 오십엔 건방지게 천명을 안다는 착각의 맛에 사람도 그렇게 물드는 것이란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하는 건 이리저리 흔들린 가슴 보이기 싫은 건 양두구육, 진실은 웃음 뒤에 감춰지고 내뿜는 것은 텁텁한 담배 연기가 아니라 앞으로 삶을 보험 드는 겉웃음인 것이란다 환갑은 새로운 시작이란다 예순 해 동안 물들인 무지개 바탕에 예순 해 동안 익힌 단맛 쓴맛 버무려 예순 해 동안 갈고 닦은 몸과 마음으로 온 해 꽉 차게 만들려고 나서는 새 걸음, 삶은 그렇게 물들고 익어가는 것이란다 ---「살아보니 모두가 사랑이었습니다」중에서 나이 들어 보니 알겠더라 엄마가 왜, 가끔 회초리 들었고 아부지는 왜, 그리 자주 막걸리에 휘청거렸는지 환갑 되니 알겠더라 종아리 허벅지 선명한 회초리 피멍에 엄마 피눈물 삼키고 어찌할 수 없는 벽에 아부지 흔들거릴 수밖에 없었음을 나이 드니 슬프더라 나날이 늘어가는 흰 머리 하루하루 침침해지는 눈 외워도 잊어먹고 말이 뱅뱅 도는 입 때 없이 쑤시는 팔 허리 나이 드니 웃기더라 화딱지 나는 일, 허허하며 거짓 웃음 터뜨리고 반드시 해야 할 일, 슬그머니 뒤꽁무니 빼며 애 넷 뒤로 숨었던 것이 나이 들어 환갑 되고 슬프고 웃겨 보니 알겠더라 엄마 회초리, 아부지 막걸리 헛헛함 숨기는 몸부림이었다는 것을 그땐 몰랐노라고 털어놓을 기회 영영 없어도 나이 들어 보니 겨우 알겠더라 ---「환갑 되니 알겠더라」중에서 Y2K 문제로 세상이 우왕좌왕할 때 막내아들이 이 땅에 왔다 유난히 추웠던 그 해 겨울 뉴욕과 보스턴으로 9박10일 출장을 망설이는 내 등을 산모가 두드렸다 걱정하지 말고 맘 편히 다녀오라며 이칠일도 지나지 않았을 때 눈 질끈 감고 비행기에 올랐다 제야의 종소리는 캐피털 힐에서 들었고 2000년 첫해를 워싱턴DC에서 맞이했다 세세한 기억은 세월과 함께 사라졌는데… 빛바랜 칼라사진이 그때를 보여줬다 겨우 사칠 일 지났는데도 말똥말똥한 막내 두 돌을 백여 일 앞둔 귀염둥이 큰 아들 수줍은 동생 껴안은 멋쟁이 둘째 딸 지금도 그때 모습 그대로 의젓한 장녀 산후풍으로 청춘을 보낸 천사 화가 쉴 새 없이 떴다 진, 해와 달이 꼬맹이들을 군대 다녀온 청년으로 키우고 초등학생을, 나에게 용돈 주는 당당한 사회인으로 바꾸는 요술을 부렸다 ---「사남매-사랑100」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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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레몽은 말했다. 시는 삶의 명상에서 귀중한 자양분을 얻는다고. 시인이란 서로 다른 인간들을 화해시키고 삶에 의미를 주는 사람이라고. 홍찬선 시인의 시가 바로 이 말에 딱 맞는다. 홍찬선 시인의 시는 경험, 나아가 창조의 경험을 수반한 시적 인식 속에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시인은 시가 무엇보다 먼저 살고 존재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확언한 마르셀 레몽의 심장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방대한 분량의 시집에서 사랑의 내면적 가치를 노래한 〈서시; 살아보니 모두 사랑이었습니다〉와 환갑을 맞아 느끼는 사랑의 숭고한 의미를 노래한 〈종시: 환갑 되니 알겠더라〉를 포함하여 제1장에서 제4장까지 사랑을 노래한 사랑 시 100편과 제5장 엄마의 사랑, 제6장에서 아부지의 사랑에 이르기까지 총 128편의 시에서 우리는 평소 홍찬선 시인의 사랑에 대한 사유와 시적 체험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 허형만 (목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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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지금까지 읽었던 홍찬선 시인의 작품은 무게가 있었다. 결코 서정시적 가벼움이나 단상을 불러올 그런 시들이 아닌 역사성이 있고, 인간의 역할론적 가치가 등장하여 고민케 했던, 그리고 학습의 의도를 지녀야만 비로소 그 가치를 드러내 알릴 수 있는 시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번의 시들은 대부분 생활 시, 사람들의 내면의 풍경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시인이 말하는 예순을 넘어선 까닭, 그 이유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홀로 웃으면서 생각케 한 그런 시집이다. - 이충재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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