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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
어느 순간, 아이들 사이에 깍두기 문화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대신 ‘왕따’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지요. 이제 깍두기는 포용의 대상이 아니라 배제와 왕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동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골목 놀이터가 사라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어른들이 친구마저 경쟁관계로 보도록 강요하는 무한 경쟁 사회의 논리를 아이들에게까지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하고 남들을 배려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어른이 될 가능성이 크지요. 이 책은 열등하다고 배척하지 않고 우등하다고 누군가를 깔보지 않는 깍두기 문화에 대해 알려 주면서 아이들에게 승패나 경쟁보다 누구에게나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 그것이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알려 줍니다. 시조의 운율에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동시조 동시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문학 형태입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의 형식을 빌려 어린이의 생각과 마음을 담은 동시를 쓴 것이 바로 동시조이지요. 친숙한 운율에 짧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누구나 쉽게 읊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우리말의 소중한 가치를 느낄 수 있답니다. 이 책은 동시조 〈깍두기〉를 그림책으로 만든 거예요. 유이지 작가는 깍두기를 동음이의어인 김치 깍두기와 연관 지어 시상을 확장시키고 말놀이의 재미를 느끼게 했지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여러분도 동시조의 매력에 푹 빠질 거예요! 곰탕에 깍두기 같은 사람이 될 거야! 이 책의 화자는 깍두기입니다. 깍두기의 시선으로 깍두기를 그렸지요. 친구들과 편 나눠 놀 때 짝이 맞지 않자 친구들은 대번에 화자를 보며 말합니다. “너 깍두기 해!” 사실 깍두기는 누구나 함께 노는 배려의 문화이지만, 깍두기의 입장에서는 스스로를 약자로 인정하는 것 같고,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잉여 멤버가 된 것 같아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 하지요. 이 책의 화자 역시 자신이 깍두기인 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봐요. “한 사람 몫 하기엔 약하거나 모자라고 있어도, 없어도 어느 편에 가도 그만”이라는 구절을 보면 알 수 있지요. 하지만 이내 화자는 아빠 단골 곰탕집에 인기 있는 깍두기를 떠올리면서, 자신도 느끼할 땐 상큼하게 힘이 들 땐 거뜬하게 해 주는 그런 깍두기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나, 깍두기야!”라고 자신 있게 외쳐요. 맨 처음 시작할 때에는 운동장 한구석에 있던 화자가 마지막 장에서는 앞에 나서서 “나랑 놀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라고 말하는 화자의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