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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두 개의 세계
제2장 카인 제3장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처형된 죄인 제4장 베아트리체 제5장 새는 힘들게 싸워 알을 깨고 나온다 제6장 야곱의 싸움 제7장 에바 부인 제8장 종말의 시작 작품 해설 헤르만 헤세 연보 |
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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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의 삶은 자기 자신을 향해 가는 길이자, 그 길로 가고자 하는 시도이며, 어느 좁은 길에 대한 암시라고 하겠다. 일찍이 그 누구도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누구나 그렇게 되려고 애를 쓴다. 누군가는 막연하게, 누군가는 보다 확실하게,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애를 쓴다.
--- p.11 그러더니 그는 나를 풀어주었다. 우리 집 복도에선 더 이상 평화와 안전의 냄새가 풍기지 않았다. 내 주위의 세계는 무너져 내렸다. 그는 나를 신고할 거고, 나는 범죄자이며 사람들은 그걸 아버지께 말할 거고, 어쩌면 경찰까지 올지도 모른다. 혼란의 경악이 모두 나를 위협했으며, 온갖 추악하고 위험한 것들이 나를 향해 몰려왔다. --- pp.24~25 이 특이한 학생은 실제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 그는 누구에게도 사내아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 우리 어린 소년들 사이에서 그는 성인 남자처럼, 아니 오히려 신사처럼 이질적이고 원숙하게 행동했다. 그가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놀이에 끼거나 주먹질에 끼어드는 일은 더더욱 없었고, 다만 선생님을 대하는 자신감 있고 단호한 그의 음성만이 다른 학생들 마음에 들었다. 그의 이름은 막스 데미안이었다. --- pp.45~46 나는 데미안의 얼굴을 보았다. 그가 소년의 얼굴이 아니라 어른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만 본 게 아니다.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보았는데, 어른의 얼굴도 아닌 뭔가 다른 것을 보았거나 혹은 감지했다고 나는 생각했었다. 여성의 얼굴에 있는 뭔가도 있는 것 같았고, 특히나 이 얼굴은 한순간 어른 같거나 아이 같지도 않고, 늙거나 젊지도 않고, 어딘지 모르게 천년의 세월을 지닌, 어딘지 모르게 나이를 초월한, 우리가 살고 있는 것과 다른 시간대의 표시를 지닌 것 같았다. --- p.85 어느 날 아침 내가 그런 꿈에서 깨어났을 때 난 문득 그걸 깨달았다. 그림은 나를 믿을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그림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다. 그건 마치 어머니처럼 나를 알고 있고, 예로부터 항상 내게로 향해 있었던 듯했다. --- p.133 그 시절 나는 정신없이 마구 돌아다녔다. 마음속에선 폭풍우가 휘몰아쳤고 매 발걸음은 위험이었다. 나는 내 앞에서 심원한 어두움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 어둠 속으로 지금까지 온 모든 길들이 뻗어 들어가 가라앉았다. 나의 내면에서는 데미안을 닮았으며 그 눈 속에서 내 운명이 도사리고 있는 인도자의 형상을 보았다. --- p.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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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교차해 지금 우리에게 당도한,
열림원 세계문학 도서출판 열림원은 이삭줍기 시리즈,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시리즈, 쥘 베른 걸작선, 헤르만 헤세 컬렉션, 다자이 오사무 선집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작가군을 아우르는 세계문학을 독자들에게 소개해왔습니다. 2023년 여름, 열림원에서는 이런 전통을 이어 「열림원 세계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시대를 관통해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가들의 걸작을 새롭게 독자 여러분에게 선보입니다. 「열림원 세계문학」이 가장 먼저 소개하는 작품은 한국인에게 꾸준히, 그리고 가장 많이 사랑받아온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입니다. 방학과 휴가를 맞아 미루어왔던 고전문학 읽기를 화사한 색감과 컴팩트한 판형, 경쾌한 디자인이 조화로운 「열림원 세계문학」으로 시작해보세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만 헤세의 성장 소설 껍질을 부수고 날아오르는 찬란한 젊음 『데미안』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만 헤세가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소설로, 부모님의 품처럼 온화하고 밝은 세계에만 속해 있던 주인공 싱클레어가 처음으로 어둡고 악한 세계에 발을 들이며 겪는 내면의 갈등과 변화를 따라간다. 복잡한 현재와 불확실한 미래 앞에 흔들리는 한 소년에게 찾아온 또 다른 소년, 방황의 시간을 통과하는 싱클레어에게 친구이자 조력자, 인도자가 되어주는 데미안은 내내 신비롭고 규정되지 않는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흘러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모습에 비치는 자신의 현실과 이상을 확인하고, 그와의 우정을 통해 아픔을 극복하고 점차 성장해나간다. 헤르만 헤세에게도 새로운 전환점이 된 소설 『데미안』은 발표 당시 방황하던 전후 독일 젊은이들의 마음을 울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껍질을 부수고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찾아가는 이들의 가슴에 공명하며 ‘성장’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데미안』, 「열림원 세계문학」을 통해 원문에 가장 가깝게 번역된 문장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만날 수 있다. “새는 힘들게 싸워 알을 깨고 나온다. 그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부숴야만 한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세계문학 『데미안』 데미안의 이름으로 겹쳐지는 공통의 감각, 젊음의 통과의례 이 세계가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로 나뉘어 있다는 것을 막 깨달은 소년 싱클레어는, 어느 날 학교에서 신비로운 소년 데미안을 만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를 괴롭히던 프란츠 크로머로부터 그를 구제해주고, 선과 악이 명확히 나누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싱클레어에게 일깨워주며 신이자 악마인 ‘아브락사스’의 존재에 대해서도 비밀스레 알려준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 점차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인식하기 시작했으나, 상급학교로 진학하며 다른 도시로 떠나고 그의 생활은 방황과 타락 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싱클레어는 결국 데미안의 곁으로 되돌아오고, 그와 자신이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 연결을 성찰하며 차츰 내면의 ‘홀로서기’를 이루어간다. 『데미안』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세계문학 작품이라 불러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1955년 초역된 이후 수차례 다양한 출판사를 통해 번역되고 출간되었다. 『데미안』이 이처럼 사랑받는 이유는, 다양한 해석의 토대를 작품 깊숙이 배치해놓은 동시에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한 개인의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을 이끌어 줄 누군가를 만나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내면화해 새로운 세계로 도약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알을 깨고 날아오르는 새처럼 말이다. 『데미안』은 이러한 성장의 경험을 한 편의 매혹적 서사로 우리 앞에 그려내며, 나아가 시대를 초월해 ‘데미안을 읽는다’는 공통된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을 제공한다. ‘에밀 싱클레어’의 가장 생생한 목소리 원문이 가진 구조와 문체를 살린 번역 열림원 세계문학 1권으로 출간된 『데미안』은 서강대학교 유럽문화학과 교수인 김연신 번역가의 손을 거쳤다. 고전 번역에서 많은 경우 원문 충실성과 독자 친화성 중 하나의 지침을 선택하는 것이 관례적으로 여겨지는 것에 아쉬움을 가졌던 번역가는, 이번 『데미안』 번역에서 헤르만 헤세가 가진 고유하고 창조적인 서술 방식을 최대한 살리며 선행 번역들과의 차별성을 가미하려고 노력했다. 역자는 “독일어 원문이 가진 통사론적 구조와 문체를 가능하면 살리려고” 애쓰는 동시에, “역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함께 공명하는 다성적 작업으로서의 번역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독자들은 열림원 세계문학의 『데미안』을 통해 헤르만 헤세가 탄생시킨, 작가이면서 동시에 화자인 ‘에밀 싱클레어’의 목소리를 가장 생생한 주파수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