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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플라이 투 더 문 2. 달 위를 걷는 것은 바로 이런 느낌 3. 의문의 편지 4. 버즈, 버즈 5.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6. 누가 우주의 방아쇠를 당긴 걸까 7. 부드러운 비가 올 거야 8. 너의 보이저 2호 9. 아빠는 미래를 기억해 10. 아빠와 젤리빈과 나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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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웃기기 위해서라면 젤리빈 사탕을 콧속에 집어넣기도 마다 않던 아빠와,
사고를 당한 아빠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는 소녀 루나의 이야기.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녀 루나는 물리학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고, 칼 세이건이나 리처드 도킨스 같은 과학자를 우상으로 여긴다. 사실 루나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아빠지만, 아빠는 달에 갔다 온 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삼 년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특수학교 친구들 노마, 유니와 함께 매일 천문대와 병원을 방문하고 아빠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것이 루나의 일과가 되었다. 한편, 핵융합 과학자인 루나의 아빠는 우주 비행사로 뽑혀 가게 된 달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시간의 질서를 넘나들며 미래를 엿보는 능력이 생긴 아빠는 어두운 미래와 자신의 사고를 예감하며 딸에게 보낼 영상 메시지를 남긴다. 아빠는 자신이 사고를 당할 것뿐 아니라, 딸이 스스로 자책하면서 아빠를 기다린다는 것까지 전부 알고 있었다. “잠에서 깨면 함께 양을 세어 주지 못해 미안해.” “울지 말고 기다려야 돼.” 하고 말하는 아빠의 메시지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아빠가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나의 딸, 나의 분신, 나의 영원한 똥강아지, 루나야. 아빠가 젤리빈을 코에 대여섯 개씩 집어넣는 것보다 더 더럽고 바보 같고 우습고 역겨운 장난을 만들어 주지 못해도, 기다려 주렴. 기억해 줘, 루나. 아빠는 늘 너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미안해한다는 것. 아빠는 너의 영원한 보이저 2호야. 알지?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네 주변을 돌고 있는 바로 그것 말이다.” - 본문 229~230면 『달 위를 걷는 느낌』은 과거의 아빠가 보낸 영상 메시지와, 아빠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루나의 삶을 번갈아 등장시키면서 긴장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서술 방식을 보여준다. 또한 2014년의 현재이든, 작품의 배경이 되는 2044년이든 간에 사람 간의 진정한 소통이야말로 세상을 바로잡을 희망이라는 사실을 사랑스러운 인물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주인공 루나는 과학과 물리학에 몰두하면서도 사람들과의 일반적인 관계에는 서툰 아이다. 아빠 생각에 울적해지면 눈물을 흘리는 대신 등이 딱딱해진다고 느끼며, 주기율표를 외우는 일은 쉽지만 남의 마음을 공감하는 데는 어려움을 느낀다. 그러던 루나가 따뜻한 애정을 보여주는 주변 사람들로 인해 서서히 마음을 열어 나가는 과정이 매우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루나의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은 친구 노마와 유니에게도 전염되며, 다른 생명체에 대한 공감과 사랑을 일깨우는 이 소설의 주제와도 공명하면서 독자의 가슴속으로 넓게 퍼져 나간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이어진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통해 오늘날 과학 만능의 세계를 엄중히 경고하다 『달 위를 걷는 느낌』은 이렇듯 감동적인 가족 소설이지만, 지금과 같이 핵 발전을 지속해 나갈 때 빚어질 수 있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경고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새소리와 꽃향기가 사라진 숲, 방사능에 누출되어 기괴하게 변형된 동물들, 이런 재앙에서는 인간도 벗어날 수 없다. 루나의 아빠는 달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이런 인류의 재앙을 본다. 그런 뒤 환경 운동가가 되어 감시 활동에 헌신적으로 노력하게 된 것이다. 자연 과학의 오만함을 경고하고, 학문과 기술의 발전은 모든 생명체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이 작품 『달 위를 걷는 느낌』은 환경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SF 걸작들처럼 문학으로서의 고유한 공감과 몰입 능력, 주제의 중요성, 참신한 형식 등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특별한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