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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 익은 사과
2. 얼음 비단, 얼음 아씨 3. 어머니 달이 눈동자 만드시는 밤 4. 물 속에 잠긴 TV 5. 자욱한 사랑 6. 귀 7. 메아리가 갔다가 오는 만큼, 그만큼 8. 밤 전철을 타고 보니 9. 엄마는 깃털 샘인가 봐요 10. 얼굴에 쓴 글씨 11. 또 하나의 타이타닉 호 12. 단식 13. 꼬뮤니즘의 인기가 올라가는 7분 간 혹은 70년 간 14. 애처로운 목탑 15. 아무것도 얼지 않고 16. 肺 17. SPACE OPERA 18. 文身 19. 성에꽃다발 20. 몽유 비행선 탑승 규칙 이하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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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의 입회자는 선풍기뿐
바람이 그녀의 몸 위를 두리번거리네 어젯밤 이 방에서 움직이던 두 개의 장난감 중에 하나는 멈추고 하나만 남아서 여전히 심벌즈를 두드리듯 바람의 손뼉을 치고 있네 방은 뚜껑이 열리지 않는 유리병처럼 밀봉돼 있고 냉장고 안에선 생선이 썩고 그녀의 입 속에서 혀가 썩네 이 방을 가득 채웠던 흔적들이 좌로 한 번 우로 한 번 몰려다니는 통에 고장난 그녀는 도저히 잠 깰 수 없었다네 몸 속에 플러그처럼 박힌 아기를 잘라버리자 이제 열린 책처럼 알몸으로 펄럭거리는 그녀 아무것도 더 할 일은 없었다네 들숨 날숨 바쁘게 공기를 갈아줄 일도 없었다네 전력 회사와 아직도 연결된 불쌍한 선풍기만 벙어리 증인처럼 그녀의 뺨을 이쪽 한 번 저쪽 한 번 밤새도록 갈기고 있었을 뿐 --- p.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