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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맑고 좋은 생각
정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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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동화

책소개

목차

1. 신 계산법
2. 풀잎도 할일이 있다
3. 참 맑고 좋은 생각
4. 위험한 호주머니
5. 보조기구
6. 거기 누가 있는가
7. 삶의 두 갈래 길
8. 그림자
9. 남이 되는 순간
10. 침대를 사랑하는가
11. 파도와 침묵
12. 어떤 추수
13. 이 세상 길 가기
14. 돌이 된 쌀
15. 두 손님
16. 누구의 생인가
17. 메아리와 아지랑이
18. 잠 못 드는 이를 위하여
19. 인간 핵실험
20. 물과 포도주
21. 왕 중 왕
22. 엄마 캥거루
23. 봄바람의 주장
24. 얼굴
25. 월인이인지곡
26. 내 자리에서 찾은 행복
27. 잔 속의 풍경
28. 더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29. 어떤 유산

저자 소개 1

丁埰琫

1946년 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꽃다발〉로 당선의 영예를 안고 등단했다. 그 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문화상(1986), 한국불교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만들어 냈으며 한국 동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동화집 『물에서 나 온 새』가 독일에서, 『오세암』은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마해송, 이원수로 이어지는 아동 문학의 전통을 잇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모교인 동국대, 문학아카데미, 조선일보
1946년 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꽃다발〉로 당선의 영예를 안고 등단했다. 그 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문화상(1986), 한국불교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만들어 냈으며 한국 동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동화집 『물에서 나
온 새』가 독일에서, 『오세암』은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마해송, 이원수로 이어지는 아동 문학의
전통을 잇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모교인 동국대, 문학아카데미, 조선일보 신춘문예 심사 등을 통해 숱한 후학을 길러 온 교육자이기도 했다.
동화 작가,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동국대 국문과 겸임 교수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던 1998년 말에 간암이 발병했다. 죽음의 길에 섰던 그는 투병 중에도 손에서 글을 놓지 않았으며 그가 겪은 고통, 삶에 대한 의지, 자기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을 펴냈고, 환경 문제를 다룬 동화집 『푸른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 첫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를 펴내며 마지막 문학혼을 불살랐다. 평생 소년의 마음을 잃지 않고 맑게 살았던 정채봉은 2001년 1월, 동화처럼 눈 내리는 날 짧은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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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김복태
경북 의성 출생으로 대구에서 성장하였다. 중아일보 출판국에서 아트디렉터로 근무한 바 있으며 미국 오티스/팔슨스 아트칼리지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정을 수료했다. '한국 아동도서상' 일러스트레이션 부분 수상자이며 현재 프리랜서로 작품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1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46405592

책 속으로

그는 첫눈에 그녀한테 반했다. 그는 아버지를 만나서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고 청원하였다. 아버지가 물었다.
"사귄 지 얼마나 되었느냐?"
"달포쯤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밖으로 나가서 생수 한잔과 포도주 한잔을 가지고 왔다.
아버지가 말했다.
"이 두 잔 중 어떤 잔을 원하느냐?"
"물론 포도주 잔이지요"
"그렇다면 네 결혼을 좀더 기다려야겠다."

아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왜 그래야 하죠. 아버지?"
"너희들 사랑이 이 포도주처럼 익혀지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말했다.
"너희는 즉석 라면. 즉석 사진 같은 즉석을 좋아하더구나. 그러나 그것은 사람 관계에서 본다면 금방 떠온 이 맹물과 같은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포도주는 최소한 사계절을 묵혀야 제 맛을 얻을 수 있다. 기다림과 참을성이 있어야 향취가 있고 도취가 있는 술이 되는 것이다. 너희의 사랑도 이 포도주가 되길 바란다."

---p. 152-157

<참 맑고 좋은 생각>

기숙사 사감이 학생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한 방에 들어갔더니 거미줄이 있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학생들은 너도나도 나서서 그 방의 거주자를 매도했다.

'며칠 비워둔 것이 분명합니다.'
'거주자가 지저분하고 게으른 사람입니다.'
'주의력이 형편없이 부족한 사람일 것입니다.'
'거미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가 틀림없습니다.'

오직 창가에 앉은 학생만이 이렇게 말했다.

'그 방에는 신기하게도 거미가 살고 있었군요.'

<이 세상 길 가기>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를 데리고 잎이 지고 없는 참나무 숲으로 나왔다.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에게 말했다.

'자, 선비의 걸음걸이를 흉내내어 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어깨를 곧게 하고 가슴을 펴고 턱을 당기고 당당히 걸었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또 주문했다.

'맹렬히 달리는 호랑이 흉내를 내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씽씽 소리가 나게 달렸다. 다시 주문하려는 엄마 다람쥐에게 아기 다람쥐가 말했다.

'엄마, 저한테 술주정뱅이 흉내를 시켜 보아요. 아주 배꼽이 빠지게 웃길 수 있어요.'

엄마 다람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독사의 흉내를 내면 독사가 되는 법이다. 그런 나쁜 짓은 흉내라도 내선 안된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죽은 나무 위로 오르라고 했다. 아기 다람쥐가 조심조심 가지 끝에 올랐을 때였다. 나무 끝이 갑자기 뚝 소리를 내며 부러지는 것이 아닌가. 아기 다람쥐는 재빨리 옆 가지로 뛰어서 살아났다. 아기 다람쥐가 무사히 밑둥까지 내려왔을 때였다. 가지가 부러졌을 때도 아무 말 없던 엄마 다람쥐가 소리질렀다.

'조심해!'

그러나 아기 다람쥐는 이제 무슨 일이 있으랴 싶어 훌쩍 뛰어 내렸다. 이 때 아기 다람쥐는 땅에 발을 잘못 디뎌 발목을 삐고 말았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를 업고 가면서 말했다.
'실수란 이젠 끝났다는 곳에서 많이 일어난다. 어려운 길에서보다도 쉬운 길에서 조심해라.'

--- pp.28-33, pp.122-129

<참 맑고 좋은 생각>

기숙사 사감이 학생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한 방에 들어갔더니 거미줄이 있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학생들은 너도나도 나서서 그 방의 거주자를 매도했다.

'며칠 비워둔 것이 분명합니다.'
'거주자가 지저분하고 게으른 사람입니다.'
'주의력이 형편없이 부족한 사람일 것입니다.'
'거미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가 틀림없습니다.'

오직 창가에 앉은 학생만이 이렇게 말했다.

'그 방에는 신기하게도 거미가 살고 있었군요.'

<이 세상 길 가기>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를 데리고 잎이 지고 없는 참나무 숲으로 나왔다.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에게 말했다.

'자, 선비의 걸음걸이를 흉내내어 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어깨를 곧게 하고 가슴을 펴고 턱을 당기고 당당히 걸었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또 주문했다.

'맹렬히 달리는 호랑이 흉내를 내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씽씽 소리가 나게 달렸다. 다시 주문하려는 엄마 다람쥐에게 아기 다람쥐가 말했다.

'엄마, 저한테 술주정뱅이 흉내를 시켜 보아요. 아주 배꼽이 빠지게 웃길 수 있어요.'

엄마 다람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독사의 흉내를 내면 독사가 되는 법이다. 그런 나쁜 짓은 흉내라도 내선 안된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죽은 나무 위로 오르라고 했다. 아기 다람쥐가 조심조심 가지 끝에 올랐을 때였다. 나무 끝이 갑자기 뚝 소리를 내며 부러지는 것이 아닌가. 아기 다람쥐는 재빨리 옆 가지로 뛰어서 살아났다. 아기 다람쥐가 무사히 밑둥까지 내려왔을 때였다. 가지가 부러졌을 때도 아무 말 없던 엄마 다람쥐가 소리질렀다.

'조심해!'

그러나 아기 다람쥐는 이제 무슨 일이 있으랴 싶어 훌쩍 뛰어 내렸다. 이 때 아기 다람쥐는 땅에 발을 잘못 디뎌 발목을 삐고 말았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를 업고 가면서 말했다.
'실수란 이젠 끝났다는 곳에서 많이 일어난다. 어려운 길에서보다도 쉬운 길에서 조심해라.'

--- pp.28-33, pp.12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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