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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 계산법
2. 풀잎도 할일이 있다 3. 참 맑고 좋은 생각 4. 위험한 호주머니 5. 보조기구 6. 거기 누가 있는가 7. 삶의 두 갈래 길 8. 그림자 9. 남이 되는 순간 10. 침대를 사랑하는가 11. 파도와 침묵 12. 어떤 추수 13. 이 세상 길 가기 14. 돌이 된 쌀 15. 두 손님 16. 누구의 생인가 17. 메아리와 아지랑이 18. 잠 못 드는 이를 위하여 19. 인간 핵실험 20. 물과 포도주 21. 왕 중 왕 22. 엄마 캥거루 23. 봄바람의 주장 24. 얼굴 25. 월인이인지곡 26. 내 자리에서 찾은 행복 27. 잔 속의 풍경 28. 더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29. 어떤 유산 |
丁埰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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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첫눈에 그녀한테 반했다. 그는 아버지를 만나서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고 청원하였다. 아버지가 물었다.
"사귄 지 얼마나 되었느냐?" "달포쯤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밖으로 나가서 생수 한잔과 포도주 한잔을 가지고 왔다. 아버지가 말했다. "이 두 잔 중 어떤 잔을 원하느냐?" "물론 포도주 잔이지요" "그렇다면 네 결혼을 좀더 기다려야겠다." 아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왜 그래야 하죠. 아버지?" "너희들 사랑이 이 포도주처럼 익혀지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말했다. "너희는 즉석 라면. 즉석 사진 같은 즉석을 좋아하더구나. 그러나 그것은 사람 관계에서 본다면 금방 떠온 이 맹물과 같은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포도주는 최소한 사계절을 묵혀야 제 맛을 얻을 수 있다. 기다림과 참을성이 있어야 향취가 있고 도취가 있는 술이 되는 것이다. 너희의 사랑도 이 포도주가 되길 바란다." ---p. 152-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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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맑고 좋은 생각>
기숙사 사감이 학생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한 방에 들어갔더니 거미줄이 있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학생들은 너도나도 나서서 그 방의 거주자를 매도했다. '며칠 비워둔 것이 분명합니다.' '거주자가 지저분하고 게으른 사람입니다.' '주의력이 형편없이 부족한 사람일 것입니다.' '거미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가 틀림없습니다.' 오직 창가에 앉은 학생만이 이렇게 말했다. '그 방에는 신기하게도 거미가 살고 있었군요.' <이 세상 길 가기>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를 데리고 잎이 지고 없는 참나무 숲으로 나왔다.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에게 말했다. '자, 선비의 걸음걸이를 흉내내어 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어깨를 곧게 하고 가슴을 펴고 턱을 당기고 당당히 걸었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또 주문했다. '맹렬히 달리는 호랑이 흉내를 내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씽씽 소리가 나게 달렸다. 다시 주문하려는 엄마 다람쥐에게 아기 다람쥐가 말했다. '엄마, 저한테 술주정뱅이 흉내를 시켜 보아요. 아주 배꼽이 빠지게 웃길 수 있어요.' 엄마 다람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독사의 흉내를 내면 독사가 되는 법이다. 그런 나쁜 짓은 흉내라도 내선 안된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죽은 나무 위로 오르라고 했다. 아기 다람쥐가 조심조심 가지 끝에 올랐을 때였다. 나무 끝이 갑자기 뚝 소리를 내며 부러지는 것이 아닌가. 아기 다람쥐는 재빨리 옆 가지로 뛰어서 살아났다. 아기 다람쥐가 무사히 밑둥까지 내려왔을 때였다. 가지가 부러졌을 때도 아무 말 없던 엄마 다람쥐가 소리질렀다. '조심해!' 그러나 아기 다람쥐는 이제 무슨 일이 있으랴 싶어 훌쩍 뛰어 내렸다. 이 때 아기 다람쥐는 땅에 발을 잘못 디뎌 발목을 삐고 말았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를 업고 가면서 말했다. '실수란 이젠 끝났다는 곳에서 많이 일어난다. 어려운 길에서보다도 쉬운 길에서 조심해라.' --- pp.28-33, pp.122-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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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맑고 좋은 생각>
기숙사 사감이 학생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한 방에 들어갔더니 거미줄이 있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학생들은 너도나도 나서서 그 방의 거주자를 매도했다. '며칠 비워둔 것이 분명합니다.' '거주자가 지저분하고 게으른 사람입니다.' '주의력이 형편없이 부족한 사람일 것입니다.' '거미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가 틀림없습니다.' 오직 창가에 앉은 학생만이 이렇게 말했다. '그 방에는 신기하게도 거미가 살고 있었군요.' <이 세상 길 가기>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를 데리고 잎이 지고 없는 참나무 숲으로 나왔다.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에게 말했다. '자, 선비의 걸음걸이를 흉내내어 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어깨를 곧게 하고 가슴을 펴고 턱을 당기고 당당히 걸었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또 주문했다. '맹렬히 달리는 호랑이 흉내를 내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씽씽 소리가 나게 달렸다. 다시 주문하려는 엄마 다람쥐에게 아기 다람쥐가 말했다. '엄마, 저한테 술주정뱅이 흉내를 시켜 보아요. 아주 배꼽이 빠지게 웃길 수 있어요.' 엄마 다람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독사의 흉내를 내면 독사가 되는 법이다. 그런 나쁜 짓은 흉내라도 내선 안된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죽은 나무 위로 오르라고 했다. 아기 다람쥐가 조심조심 가지 끝에 올랐을 때였다. 나무 끝이 갑자기 뚝 소리를 내며 부러지는 것이 아닌가. 아기 다람쥐는 재빨리 옆 가지로 뛰어서 살아났다. 아기 다람쥐가 무사히 밑둥까지 내려왔을 때였다. 가지가 부러졌을 때도 아무 말 없던 엄마 다람쥐가 소리질렀다. '조심해!' 그러나 아기 다람쥐는 이제 무슨 일이 있으랴 싶어 훌쩍 뛰어 내렸다. 이 때 아기 다람쥐는 땅에 발을 잘못 디뎌 발목을 삐고 말았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를 업고 가면서 말했다. '실수란 이젠 끝났다는 곳에서 많이 일어난다. 어려운 길에서보다도 쉬운 길에서 조심해라.' --- pp.28-33, pp.122-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