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향기나는 말
2. 만남 3. 이 순간 4. 내 그림자는 어디로 가나 5. '더 좀' 병 6. 혀 속의 칼 7. 장애물 경주 8. 섬에서 백리 9. 미친 사람들 10. 함께 본다 11. 자라는 금고 12. 내 자식이 아니다 13. 희망은 희망을 14. 깜박문과 아차문 15. 하루 16. 풀꽃들의 데모 17. 마지막 부패제 18. 10초 동안 19. 삶이냐, 소유냐 20. 어떤 방정식 21. 인간의 소금 22. 접어보지 않은 날개가 어디 있으랴 23. '나뿐' 놈들 24. 가면과 얼굴 25. 여름날의 일기 26. 마네킹이 오해 27. 길 28. 이별 |
丁埰琫
정채봉의 다른 상품
|
향기나는 말
사람마다 보이지 않는 말의 밭을 지니고 있다. 곧 자기가 하는 말은 그 밭에 파종되어 자라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자기 말의 밭에 가보니 그야말로 쑥대밭이었다. 그래도 잡초 사이에 꽃나무가 몇 있어 찾아보니 이런 말이었다. '고마워.''미안해.''사랑해.' 그런데 접목되어 겹꽃을 피운 향어도 있었다. '괜찮아, 용서했는걸.' '내가 힘닿는 데까지 도와줄께.' '힘내! 넌 할 수 있어.' '돈이 아니야, 마음이라구!' '멋쟁이! 난 네가 자랑스러워.' 내 그림자는 어디로 가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그가 숨을 거두려 하고 있었다. 그가 안간힘을 다해 눈을 가늘게 떠서 벽에 붙어 있는 그의 그림자를 찾았다. 그는 그의 그림자에게 눈으로 말하고 있었다. '내가 늘 가서 살려고 했으면서도 가지 못했던 곳을 너는 알고 있지? 너만이라도 가다오.' 그는 이내 숨을 멈췄다. 유족들이 울음이 쏟아지는 병실에서 그의 그림자는 살며시 나왔다. '그래 나만이라도 거기에 가자.' 그림자는 어두운 밤길을 훌훌 날았다. 혼자 가니 샛길로 들 염려도 없었다. 쉬지도 않았다. 마침내 반달이 서산 마루로 질 무렵에 그림자는 그곳에 당도했다. 푸른 솔밭 사이로 졸졸 흐르는 실개천, 파도결처럼 구비친 산자락에 없는 듯이 서 있는 정자, 그 주변에서 향기를 날리며 피어 있는 들꽃들. 그림자는 혼자 중얼거렸다. '우리 주인은 왜 그토록 바빴는가. 무엇 하나 가지고 갈 수도 없었으면서.... 왜 그토록 오고 싶어하던 이곳에 오지 못하였는가...' 그림자는 먼동이 터오면서 점점 바래어졌다. 해가 안산마루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림자는 조용히 낙화처럼 소리없이 무너져서 섞여버렸다. 솔 그림자 속으로 정자 그림자 속으로 들꽃 그림자 속으로. --- pp. 8-16; 38-47 |
|
높이, 멋지게 날아오르는 갈매기가 있었다.
갈매기는 비행을 방해하는 안개와 비바람을 무수히 제쳤다. 그러나 그가 목적했던 지점에 도달하기 얼마 전, 날개에 우박을 맞고 모래밭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다시 날기를 포기하고 절망해 있는 그에게 기러기가 다가와 물었다. "청춘의 또다른 이름이 무언지 아니?" 갈매기가 고개를 저었다. "결코 꺾이지 않음이야." ---본문 중에서 |
|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일깨우는 따뜻한 글
뒤는 돌아보지 않고 앞만 향해 빠르게 빠르게 달려가는 우스꽝스러운 현대인의 자화상, 헛된 꿈을 좇아 소중한 하루를 소비하며 살아가는 몽상적인 삶, 큰 것, 좋은 것, 비싼 것, 화려한 것, 보이는 것에만 가치를 두는 위선, 큰 일을 겪고나서야 깨닫는 일상의 소중함과 뒷곁에 숨겨진 인간의 우매함, 아첨과 부패의 속임이 빈번한 사회 구석구석의 허세와 거짓됨 등 일탈과, 독선과 탐욕에 노출되어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책은 스스로도 몰랐던 우리의 숨겨진 본성을 은유와 비유를 통해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작가는 물질문명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잃은 것은 다름아닌 스스로라는 점을 상기키신다. 한편 잔잔한 우리 이웃들의 정과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와 희망과 사랑이 담긴 따뜻한 글들은 잊었던 동심의 세계로 우리들을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