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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1장 열린 공간의 위로
2장 어느 부고
3장 다른 삶들
4장 남자에 대하여
5장 한 목동의 일기: 사흘
6장 친구, 적 그리고 일하는 동물들
7장 겨울이라는 매끄러운 두개골
8장 물에 관하여
9장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10장 게임의 규칙: 로데오
11장 두 세계에서 살기: 크로우 페어와 선댄스
12장 폭풍, 옥수수 밭, 엘크

역자 후기: 아름다운 산문의 위로

저자 소개2

그레텔 에를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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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tel Ehrlich

그레텔 에를리히는 미국의 여행 작가이자 시인, 수필가이다. 1946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자랐다. 베닝턴 칼리지, UCLA 영화 학교에서 수학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일하던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후 와이오밍의 목장에서 살면서 전업 작가로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 『열린 공간의 위로』(1985)가 그녀의 사랑과 상실, 치유의 경험을 다룬 데뷔작으로, 그녀 특유의 시적이고 유려한 문장과 삶과 자연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잘 드러나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비견되기도 했다. 그 후로 많은 책을 펴냈으며, 주요 저서로는 1991년에 번개에 맞는 사고를 겪고 이때의 경험을 글로
그레텔 에를리히는 미국의 여행 작가이자 시인, 수필가이다. 1946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자랐다. 베닝턴 칼리지, UCLA 영화 학교에서 수학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일하던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후 와이오밍의 목장에서 살면서 전업 작가로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 『열린 공간의 위로』(1985)가 그녀의 사랑과 상실, 치유의 경험을 다룬 데뷔작으로, 그녀 특유의 시적이고 유려한 문장과 삶과 자연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잘 드러나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비견되기도 했다. 그 후로 많은 책을 펴냈으며, 주요 저서로는 1991년에 번개에 맞는 사고를 겪고 이때의 경험을 글로 옮긴 『심장에 닿은 불: 번개에 맞은 한 여자 이야기A Match to the Heart: One Woman’s Story of Being Struck By Lightning』(1994), 1993년부터 그린란드를 매년 방문해 이누이트와 생활하며 쓴 『이 차가운 천국: 그린란드에서의 일곱 계절This Cold Heaven: Seven Seasons in Greenland』(2001) 등이 있다. 특히 『섬, 우주, 고향Islands, The Universe, Home』(1991)은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산문집이다. 펜 소로 상, 벨라지오 펠로우십, 구겐하임 펠로우십, 화이팅 작가 상, 미국 예술·문학 아카데미에서 수여하는 해럴드 D. 버셀 기념 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몬태나와 하와이를 오가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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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이자 작가. 달리기와 자전거를 사랑하고 각종 스포츠 중계와 미드, 스탠드업 코미디까지 챙겨 보며, 틈틈이 그림도 그리고 피아노도 배우는, 좋아하는 것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건강한 자기중심주의자’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단순히 ‘라디오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라디오 작가가 됐다. 겨우 메인 작가가 될 무렵 아이를 가지면서 방송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후 번역을 시작해 10년이 넘어가면서 점차 인정받는 번역가가 되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번역가로서 만나온 단어들과 그에 관한 단상들을 쓴 책 『먹고사는 게 전부가
번역가이자 작가. 달리기와 자전거를 사랑하고 각종 스포츠 중계와 미드, 스탠드업 코미디까지 챙겨 보며, 틈틈이 그림도 그리고 피아노도 배우는, 좋아하는 것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건강한 자기중심주의자’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단순히 ‘라디오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라디오 작가가 됐다. 겨우 메인 작가가 될 무렵 아이를 가지면서 방송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후 번역을 시작해 10년이 넘어가면서 점차 인정받는 번역가가 되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번역가로서 만나온 단어들과 그에 관한 단상들을 쓴 책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로 처음 ‘지은이’로서 독자들을 만났다. 두 번째 책 『오늘의 리듬』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현실을 필사적으로 부정했으나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여전히 서툰 어른 생활을 헤쳐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쁜 페미니스트』 『헝거』 『케어』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센 언니, 못된 여자, 잘난 사람』 『트릭 미러』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인종 토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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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314g | 134*214*17mm
ISBN13
9791193635087

책 속으로

내 인생에서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겪고부터 엉뚱한 꿈을 예사로 꾸곤 했다.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들고 맨발로 걷고 있는데 갑자기 내 앞에 바리케이드가 쳐진다. 하룻밤 만에 국경선도 바뀐다. 어쩔 수 없이 아주 멀리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 돌아가는 길이 실제의 길이 되었다. 내 글의 여백이 되고 서사가 되었다.
--- p.9

날씨는 땅을 거칠게 가격할 것이다. 빛은 가장 어려운 진실을 포착할 것이다. 바람은 군더더기들을 쓸어버릴 것이다. 마침내 이 세상에 영원불멸은 없다는 사실이 나에게 심오한 교훈을 준다. 상실은 기이한 종류의 풍요가 된다는 것을, 절망은 삶에 대한 채울 수 없는 허기를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 pp.9~10

농장 일은 고된 육체노동이기도 하고 근래에는 경제적인 압박감 때문에 ‘농장을 지킨다는 것’은 웬만한 정신력, 자기 회복력, 상식 없이는 견디기 힘든 일이 되었다. 한 사람의 일생은 갈채를 받거나 추방을 당하는 등의 극적인 사건의 연속이 아니며 그저 며칠, 몇 번의 계절, 몇 년이라는 시간의 느린 축적일 뿐이다. 그들의 생은 각자 가정의 수세대의 역사에 의해 새로운 살이 붙여지고 토지와 고향에 대한 애착이라는 닻에 의해 고정된다.
--- p.18

문장 구조는 생각의 뼈와 가죽이라는 최소한의 단위로 줄어든다. 형용사는 떨어져 나가고 때로는 동사까지 생략된다. 말이 가득한 울타리 안쪽을 보고 있는 카우보이는 말 돌보는 카우보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떤 말 타면?” 사람들은 잠시 말을 잃어버린 것만 같은 침묵 안에 생각을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상처가 되는 날카로운 말을 툭 내뱉기도 한다. 언어는 간결하게 압축되다 못해 은유적이 된다. 한 목장주는 다음 한 마디로 관계를 끝내버렸다. “넌 부도수표야.” 이제 반복되는 이별과 재회는 참을 수 없고 다시 만나도 잘 될 리 없다는 뜻이다.
--- p.19

침묵은 깊고 넓다. 우리는 말 대신 한쪽 눈을 공유하는 듯하다. 세심하게 관찰하면 이 세계는 엄청난 변신을 하고 있다. 풍경은 온갖 작은 변화에 의해 팽창되고, 풍경 안에서의 모든 움직임이 소름끼칠 정도로 뚜렷이 보인다. 사람들 사이를 떠도는 공기 안은 감정으로 가득 차 있어 그들만의 낮은 음악 안에서 펼쳐지고 잠긴다. 밤은 환각적으로 변하여 누군가는 예지적인 꿈을 꾼다.
--- p.20

이곳에서 잘 산다는 것은 물질적 풍요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잘 버텨내는 기술을 의미한다. 적어도 전통적으로 목장 생활은 물질주의와는 거리가 있고 인간이 동물과 동고동락하며 얻게 되는 성취감, 밤에 라디오를 듣는다거나 별자리를 찾아보는 등의 소박한 기쁨을 대표한다. 내가 배우게 된 강인함은 순교자적인 끈기나 단순무식한 영웅주의가 아니라 적응의 기술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강인함은 곧 연약함과 통하며, 온유함이야말로 진정한 치열함이라고.
--- p.66

그날 밤 헛간에서 집으로 걸어가다가 오로라를 보았다. 여자의 얼굴에서 떨어지는 분가루 같았다. 하얀 빛의 첨탑 위에 그려진 붉은 립스틱과 시퍼런 아이섀도가 폭발하고 진동하며 색이 마구 섞이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마치 이 땅의 모든 생명들 같았다.
--- p.70

겨울은 우리 안의 장식적인 것을 모두 걷어낸다. 우리가 느끼는 상처의 일부에서 부드러운 것이 자라기도 한다. 우리 이웃들과의 연대는, 강하든 약하든, 연인이나 친구와의 사이처럼 강해진다. 무시하기에는 사정이 너무 다급하기 때문이다. 도로를 이탈한 픽업트럭을 타고 있는 낯선 이의 언 발을 문질러준다. 음식 다질 때 쓰는 도구와 도끼를 이용해 수극을 열어주고 친구의 얼어붙은 수도관을 녹여주고 목동들에게 장갑과 담요를 가져다준다. 영하 20도나 30도 아래에서는 우리가 주고받는 숨결이 눈에 보인다. 나의 모든 숨결과 당신의 모든 숨결이. 무언으로 친밀감을 표현하기 좋은 방식이다.
--- p.104

나는 조용히 건배사를 했다. “외로움과의 작별을 위해.” 하지만 속으로는 감히 내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지만 나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평화를 느낄 수 있지? 어떻게 사랑이 우정으로 깊어질 수가 있지? 그래서 나는 얼마간은 이것이 죽음의 예감이라고, 우리가 차분하게 인생을 정리한 후에 임종 침대에서나 느낄 수 있는 평온이라 여겼다.
--- p.124

우리는 태양 또한 언젠가 다 타버릴 운명의 작은 별 하나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결국에는 덧없음으로 귀결되는 이 우주적 시간의 규모는 인간의 규모를 훨씬 뛰어넘기 때문에 평소 우리는 생명을 지켜주는 이 자산에 무조건적으로 의존하면서 우주가 영원할 거란 생각이 어리석다는 사실은 잊고 산다.
--- p.147

이렇게 말한 친구는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이탈리아계로 열여섯 살에 카이오와 족 여성과 결혼해 와이오밍으로 이주해 쇼쇼니 족과 함께 살고 있다. 부조화는 전통만큼 그의 삶을 빛나게 하는 요소다. “우리는 이렇게 저렇게 약간씩 동화되며 살아가는 거 아닐까. 삶이란 단지 변이 과정이잖아.”
--- p.165

가을은 결실도 죽음이며 성숙도 부패의 하나임을 가르쳐준다. 물가에 오래 서 있는 버드나무는 녹이 슬기 시작한다. 나뭇잎이란 사실 계절을 나타내는 동사가 아닐까. 오늘 하늘은 얇은 웨이퍼 같다. 온전하지만 내 혀에 올려놓으면 분해되어 버리고 나의 심장을 강하게 뛰게 하여 다가올 겨울의 찬란함에 몸을 뻗을 수 있게 한다. 이제 나는 이 부식하는 계절에서도 천진한 다정함을 느낀다. 이 무방비 상태의 계절은 더 이상 타락할 수가 없으니. 죽음 또한 그만의 순수함이고 달콤한 진흙이 아닌가. 와이오밍을 가로지르던 폭풍의 행렬은 마치 코끼리가 꼬리를 코에 감은 것처럼 흔들리더니 고요 속으로 사라졌다.

--- p.179

출판사 리뷰

잿빛 도시를 떠나 광활한 야생의 땅 와이오밍에 정착한 시인
그녀가 바라본 ‘은둔자’, ‘카우보이’, ‘계절의 변화’, ‘생명’ 그리고
‘사랑’에 관한 시적 산문

“와이오밍은 자기만의 휘트먼을 찾았다.” - 애니 딜러드
“에를리히의 최고의 문장들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환기시킨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여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닥뜨린 후 비탄의 바다에 침잠한 이가 있다. 남겨진 자의 하루하루는 기계의 무의미한 작동과 같았다. “살아 있다는 것이 가증스러웠고 쾌락이든 고 통이든 전부 가당치 않게 느껴졌다. 공허함이라는 수레바퀴가 내 안에서 빙빙 돌면서 한동안 그 안을 휘젓고 다녔다.”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그녀는 슬픔에 몸부림치다 별안간 자신이 일궈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여전히 야생이 살아 있는 척박한 땅”, “건조한 유머와 순수한 무심함”이 뒤섞인 곳, “한때를 풍미했던 카우보이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와이오밍에 찾아든다.

정착하겠다고, 그러니까 와이오밍에서 영영 살겠다고 마음먹고 온 것은 아니었다. 당시 그녀에겐 그런 계획을 세울 마음의 힘이 없었다. 그녀가 원했던 건 다만 “나를 잃어버리기”였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인생을 향한 허기였다.” 더 이상 삶이 고프지 않을 때 사람은 궁지에 몰린다. 대도시의 편리함, 막역한 친구들, 익숙한 위안거리들에서 벗어나 지리적, 문화적으로 극단적일 만큼 상반된 곳으로 가 스스로 고립되겠다고 마음먹은 그녀에게 ‘이주’란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었다.

하지만 와이오밍의 자연 속에 머물다 보니, 바람에 날려온 씨앗이 낯선 땅에 운명적으로 내려앉듯 그녀 역시 와이오밍에 자연스레 뿌리내리게 됐다. 목양업자 이웃을 도와 양털을 깎기도 하고, 심지어는 직접 양떼를 몰고, 송아지의 분만을 돕고, 무뚝뚝하지만 활력 넘치는 사람들 틈에 있으면서 잡념을 날려보내고, 머리도 짧게 잘라버렸다. 그녀의 정신을 뒤흔들어 깨우는 건 무엇보다도 ‘탁 트인(열린) 자연’이었다. 서부의 신비롭고도 맹렬한 환경은 그녀를 통과한 후 아름다운 언어가 된다. 이런 식이다. “얼음 이불이 사라지면 강은 마구 휘저은 갈색 밀크셰이크가 되어 지하배수로와 작은 다리들을 삼켜버린다.” “하얀 먼지 같은 눈으로 뒤덮인 소들은 마치 서서히 움직이는 빙하들 같다.” “어느 날 아침에는 보름달이 서쪽으로 지고 있는데 동쪽에서는 태양이 떠올랐다. 마치 내가 초원을 성큼성큼 달리면서 해와 달 사이에서 위태롭게 균형을 잡는 기분이었다.”

혹독한 자연 아래서 인간은 한없이 작아진다. 작아지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작아짐으로써 우리의 세계는 더 넓어지고, 일상과 역사의 미세한 틈으로 숨어들 수 있다. 이 과정 속에서 저자는 치유를 경험한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옳음의 개념은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나와 이 구시대적인 목장 공동체 사이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난 것만은 확실했다. 나는 이곳에서 사랑받고 미움받고, 유혹하고 유혹당하고, 용납하고 용납되었다. 나는 이 안에 맞아 들어갔다.”(66쪽)

애도 일기에서 명상록으로, 명상록에서 시로
대자연이 자아내는 감동과 진솔한 통찰이 만나다

대자연 속에서 작아진 그녀의 눈에 비로소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와이오밍이 지나온 핏빛 역사, 대규모 목장의 생태계, 카우보이와 목동 같은 일꾼들의 고독한 삶, 소위 ‘남자들의 세계’라고 여겨지는 서부에서 누구 못지않게 유능하고 강인했던 여자들, 한때 미국 대지를 활보했던 인디언 부족들의 문화와 치열한 선댄스 축제의 현장, 그리고 새로운 사랑까지. 상실을 마주한 직후에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통찰과 만남이었다. 그렇게 애도 일기로 시작했던 이야기는, 내면에 깊게 팬 빈 공간을 직시하고 그 심연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통해 명상록이 되었다가, 마침내는 그 빈 공간에서 솟구치는 깨달음, 새로운 사랑의 여지, 더 넓고 깊은 시선으로 포착해낸 한 편의 시가 된다.

상실은 영영 결핍이기만 할까? 필멸의 존재인 우리는, 그렇다면 영영 결핍을 안고 살아야 하는 가련한 존재에 불과한 걸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마침내 이 세상에 영원불멸은 없다는 사실이 나에게 심오한 교훈을 준다. 상실은 기이한 종류의 풍요가 된다는 것을, 절망은 삶에 대한 채울 수 없는 허기를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8-9쪽)

“이제 나는 이 부식하는 계절에서도 천진한 다정함을 느낀다. 이 무방비 상태의 계절은 더 이상 타락할 수가 없으니. 죽음 또한 그만의 순수함이고 달콤한 진흙이 아닌가. 와이오밍을 가로지르던 폭풍의 행렬은 마치 코끼리가 꼬리를 코에 감은 것처럼 흔들리더니 고요 속으로 사라졌다.”(179쪽)

그리하여 상실은 또 하나의 가능성이 된다. 비록 잡석과 진창으로 엉망이 된 길일지라도, 분명 무언가로 통하는 입구가 된다. 그 앞에 선 저자가 우리에게 말한다. 폐허에도 햇빛이 깃든다고. 그리고 그 햇빛이 당신이 예상할 수 없는 무언가를 틔워낼 거라고.

추천평

“생생하고, 터프하고, 재미있다……. 와이오밍은 자기만의 휘트먼을 찾았다. 생동감이 넘치는 강력한 책이다.” - 애니 딜라드 (퓰리처상 수상 작가, 시인)
“에를리히의 최고의 문장들은 (…)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환기시킨다. 갑갑한 실내로 한정된 도시의 겨울에 야생의 상쾌한 바람을 불러온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와이오밍의 높은 평원에서의 삶에 대한 놀라운 숙고. 에를리히의 매혹적인 문장들은 와이오밍의 정경만큼이나 폭넓고, 평원에 내리치는 번개만큼이나 격앙되어 있다.” - 뉴스데이
“반쯤은 여행기 같고 어떤 부분에서는 명상록 같은 이 열두 개의 챕터는 서정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새로운 관점을 선사한다.” - 글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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