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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집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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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북

책소개

목차

제1장 대법관 법정…11
제2장 상류사회…19
제3장 경과…27
제4장 망원경적인 박애…50
제5장 아침의 모험…64
제6장 편안한 집…80
제7장 유령의 오솔길…105
제8장 수많은 죄를 덮고…117
제9장 신호와 징조…140
제10장 대서인…157
제11장 우리의 친애하는 형제…169
제12장 경계…186
제13장 에스더의 이야기…202
제14장 예의범절…220
제15장 벨 야드…245
제16장 톰 올 얼론스…263
제17장 에스더의 이야기…273
제18장 데들록 부인…289
제19장 멈춰 있지 마…309
제20장 새 하숙인…324
제21장 스몰위드의 식구들…339
제22장 버킷 경감…359
제23장 에스더의 이야기…374
제24장 항소 사실 기재서…395
제25장 스낙스비 부인, 모든 것을 꿰뚫어 보다…416
제26장 저격병들…426
제27장 노병은 한 명이 아니다…441
제28장 철기 제조업자…456
제29장 젊은 남자…469
제30장 에스더의 이야기…480
제31장 간병인과 병자…499
제32장 약속의 시간…517
제33장 침입자…532
제34장 조이기…548
제35장 에스더의 이야기…565
제36장 체스니 월드…582
제37장 잔다이스 대 잔다이스 사건…599
제38장 고투…621
제39장 변호사와 의뢰인…632
제40장 국가의 문제와 가정의 문제…649
제41장 털킹혼 씨의 방에서…662
제42장 털킹혼 씨의 사무실에서…673
제43장 에스더의 이야기…681
제44장 편지와 답장…699
제45장 약속…707
제46장 그 애를 붙잡아!…721
제47장 조의 유언…731
제48장 닥쳐오는 것…747
제49장 직무와 우정…765
제50장 에스더의 이야기…780
제51장 의문이 풀리다…791
제52장 고집스러운 사람…804
제53장 수사의 도정…817
제54장 지뢰 폭발…828
제55장 도망…849
제56장 추적…865
제57장 에스더의 이야기…874
제58장 겨울날의 낮과 밤…893
제59장 에스더의 이야기…906
제60장 미래에 대한 희망…920
제61장 뜻하지 않은 발견…934
제62장 또 하나의 발견…946
제63장 철(鐵)의 나라에서…956
제64장 에스더의 이야기…964
제65장 새로운 출발…976
제66장 링컨셔에서…984
제67장 에스더의 이야기…988

찰스 디킨스 생애와 그의 작품들…993
찰스 디킨스 연보…1012

저자 소개 2

찰스 디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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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John Huffam Dickens

1812년 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존 디킨스와 엘리자베스 디킨스의 여덟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호인이었으나 다소 경제관념이 부족한 아버지 때문에 가족은 이사를 반복해야 했고, 결국 1824년 빚 때문에 채무자 감옥에 수감되기에 이른다. 열두 살의 디킨스는 홀로 하숙을 하며 구두약 공장에서 병에 라벨 붙이는 작업을 했는데, 매일 10시간씩 일하며 주당 6실링을 받았던 이때의 혹독한 경험은 후일 여러 작품의 토대가 되었다. 집안 형편으로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속기술을 배워 의회 기자로 일했으나 문학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고, 1833년 『먼슬리 매거진』에 첫 단편 「
1812년 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존 디킨스와 엘리자베스 디킨스의 여덟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호인이었으나 다소 경제관념이 부족한 아버지 때문에 가족은 이사를 반복해야 했고, 결국 1824년 빚 때문에 채무자 감옥에 수감되기에 이른다. 열두 살의 디킨스는 홀로 하숙을 하며 구두약 공장에서 병에 라벨 붙이는 작업을 했는데, 매일 10시간씩 일하며 주당 6실링을 받았던 이때의 혹독한 경험은 후일 여러 작품의 토대가 되었다.

집안 형편으로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속기술을 배워 의회 기자로 일했으나 문학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고, 1833년 『먼슬리 매거진』에 첫 단편 「포플러 거리의 만찬」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어렸을 때 불리던 애칭 ‘보즈’를 필명으로 사용하여 런던의 일상을 그린 단편들을 연재, 1836년 『보즈의 스케치』라는 제목으로 묶어 출간했다. 이듬해 디킨스의 첫 장편소설 『픽윅 클럽 여행기』가 크게 주목받았고, 연이어 『올리버 트위스트』(1838)가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당대 인기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니컬러스 니클비』(1839), 『오래된 골동품 상점』(1841), 『바너비 러지』(1841) 등 초기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모순과 서민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을 계속 발표했고, 1843년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출간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크리스마스 캐럴』(1843)은 인색한 실업가 스쿠루지의 개심을 묘사하여 작자의 그리스도교적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종소리』(1844), 『화롯가의 귀뚜라미』(1845), 『생의 전투』(1846), 『유령의 선물』(1848)까지 네 권의 크리스마스 서적을 더 출간했다. 1850년 발표한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비롯한 『블릭 하우스』(1853), 『어려운 시절』(1854) 등의 후기작에서는 사회의 여러 계층을 폭넓게 다룬 이른바 파노라마적인 사회소설로 접근했다.

잡지사 경영, 자선사업, 공개 낭독회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계속하는 사이에도 『두 도시 이야기』(1859), 『위대한 유산』(1861) 등 선이 굵은 작품들을 계속 발표했으며,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잊지 않았다. 1870년 열두 권으로 기획된 대작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 집필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 문인 최고의 영예인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시인 묘역에 안장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올리버 트위스트』, 『돔비와 아들』,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황폐한 집』, 『위대한 유산』, 『우리 모두의 친구』, 『로스트 :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 『홀리데이 로맨스』 등 많은 소설과 『이탈리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 등의 에세이가 있다.

찰스 디킨스의 다른 상품

인천에서 태어나다. 제물포고?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 〈고대신문〉〈농민신문〉 편집인을 지냈다. 영문학 번역생활을 하며 ‘찰스 디킨스 소설연구’ 발표. 옮긴 책으로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 《두 도시 이야기》 등이 있다.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온 뒤 창작소설 《인간면허》 《사냥시대》 민속학 《조선상말전》을 펴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3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012쪽 | 1378g | 153*224*60mm
ISBN13
9788949708584

책 속으로

“오, 정말이지 이상해요! 이 쓸데없는 엉터리 장기 시합은 정말 이상해요. 어제 저 차분한 법정에서의 재판 과정이 여유롭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장기판 위의 말들은 얼마나 비참한 기분일까 생각했더니 머리뿐 아니라 마음도 아파오더군요. 머리가 아픈 건 만약 사람이 바보도 악한도 아니라면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날까 생각했기 때문이고, 마음이 아픈 건 인간은 바보며 악한이 틀림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에이더…… 에이더라고 불러도 괜찮죠?”
---p.78

“얘!” 내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빠는 분명 가족을 걱정하시는 거야.”
“그렇겠지. 아빠의 가족은 모두 훌륭하니까.” 캐디가 대꾸했습니다. “하지만 아빠에게 가족이 어떤 위로가 되지? 아빠의 가족은 영수증, 쓰레기, 잡동사니, 시끄러운 소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소란, 혼란, 비참함뿐인데. 아빠의 활기찬 가정은 한 주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대 세탁일 같아 ?하지만 깨끗하게 빨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p.224

잔다이스 씨는 힘이 닿는 한 착한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이런 사람들과 교제하게 된 것이지만, 우리에게 솔직하게 말했던 대로, 이 사람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은 면이 무척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는 박애가 발작과도 같이 일어난다고 잔다이스 씨는 말했습니다. 목청 높여 대의명분을 주창하는 사람이나 싸구려 평판을 노리는 투기꾼들이 자선을 제복으로 입고 입으로는 열렬히 떠들어대면서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높은 사람들에게는 굽실거리고 자기네끼리는 서로 추종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힘없는 사람들이 쓰러져 버린 다음에 호들갑스럽게 우쭐대면서 그들을 일으켜 주기보다는 쓰러지기 전에 묵묵히 손을 내밀어 주려고 애쓰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들은 참을 수 없는 존재라고 했습니다.
---p.246

“하지만 오늘밤은 너무 피곤하고 말라리아 때문에 몸이 안 좋아서, 앞으로 이 아이의 장래에 어떤 걸림돌이 있을지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었죠. 우리 그이는 교육을 반대할 테고, 이 아이는 얻어맞을 테고, 또 제가 얻어맞는 걸 보고 자기 집을 무서워하다가 아마도 타락하고 말겠죠. 제가 아이를 위해 아무리 죽어라 일한들 도와줄 사람은 없을 테죠. 또 제가 젖 먹던 힘을 다한다 해도 만에 하나 이 아이가 잘못되거나 지금과 달리 무정해진 이 아이가 자는 옆에 제가 앉아 있게 되는 때가 온다면, 지금 이 무릎에서 자고 있는 아기 생각을 하며, 제니의 아기가 죽었듯이 이 아이도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더라도 이상할 것 없잖아요!”
---p.368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는 불행과 행복이 뒤섞여 있나 봐요. 우리는 다른 누군가가 병에 걸렸다는 말을 들으면 자신의 건강을 감사하게 여기죠. 그러니까 A 씨가 사팔뜨기가 되면 B 씨는 자기 눈은 정상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C 씨가 의족을 달고 있으면 D 씨는 피가 통하는 다리에 비단 양말을 신는 만족감이 더욱 커지듯, 세상만사가 다 그런 거지요.
---p.603

끊임없이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면 자신도 남을 부당하게 대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그림자와 싸우다 지면 분명히 눈에 보이는 적을 만들어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실체 없는 공소 사건보다 분명히 눈에 보이는 한 친구?그를 파멸에서 구해주고자 한 친구?를 적으로 돌려야만 우울한 와중에서도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이다.
---p.642

백넷 씨가 악기상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생일을 특별히 축하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아침 식사 전에 아이들에게 해줄 키스에 하나씩 덤을 붙여 주거나, 점심 식사 후에 피우는 담배를 한 대 더 피우거나, 저녁이 되고 나서 아, 불쌍한 우리 어머니는 이날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고 감개에 젖는?이날이 무한한 감개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그의 어머니가 벌써 20년 전에 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지만?정도다. 아버지 생각으로 이러한 감개에 젖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은 추억이라는 저금통장 안에서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잔고를 모두 어머니 명의로 바꿔 버리는 모양이다.
---p.765

이미 오래전부터 나는 리처드의 얼굴에 희망의 빛이 떠올랐을 때가 실망의 빛이 떠올랐을 때보다 더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진정한 희망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입니다. 리처드는 희망을 가지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면서 한편으로는 그 희망이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전부터 딱하게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의 반듯한 얼굴 위에 이 희망도 실은 허세라고 지울 수 없는 문자로 쓰여 있는 것 같아 전보다도 더 안타깝게 보였습니다. 지울 수 없는 문자라고 말씀드린 것은 설사 이 비극적인 소송사건이 리처드의 더할 나위 없이 밝은 기대대로 해결이 된다고 해도 이제까지 쌓이고 쌓인 실망, 자책의 마음, 젊어서부터 맛본 불안 등의 흔적이 죽을 때까지 그의 얼굴에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p.798

“나는 변호사를 구했을 것입니다. 변호사는(신문 등에서 흔히 보는 대로 이렇게 말하겠지요, ‘제 의뢰인은 아무것도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제 의뢰인은 답변을 보류합니다.’ 기타 등등 기타 등등. 내 생각에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직설적으로 말하는 법이 없고,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내가 무고한지 여부에 대해 별 관심이 없습니다. 내가 죄가 있든 없든 그는 내 입을 막고 정황을 숨기고 증거를 난도질하고 궤변을 늘어놓아 나를 풀려나게 해줄 것입니다. 그러니 서머슨 양, 나는 그런 식으로 풀려나는 것은 딱 질색입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내 식으로 해서 사형을 당하는 편이 낫습니다.”
---p.810

그런데 그가 마부석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말들도 각자 제멋대로 달리게 된 거지요. 인생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요. 고양이가 없으면 쥐들이 활개치고 얼음이 녹으면 물이 흐르기 마련이지요.
---p.839

“한도라고요? 아가씨, 괜찮으시다면 충고를 하나 해드리죠. 아가씨가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을 때 남편에게 가르쳐주면 도움이 될 겁니다. 돈에 관해서 자신이 마치 어린애처럼 순진하다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부디 아가씨 자신의 돈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그자는 분명 아가씨의 돈을 가로챌 테니까. 세속적인 일에 관해 자신은 어린애나 마찬가지라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자는 단순히 책임회피를 하려고 하는 것뿐이고 뻔뻔하기가 이루 말할 데 없는 것으로 생각하세요. 나는 시 같은 건 모릅니다. 나는 실제적인 사람으로 경험에 근거해 말하고 있는 거예요. 이제 이와 같은 교훈을 들었으니 이 초인종의 끈을 잡아당겨 우리의 일로 돌아가기로 합시다.”

---p.882

출판사 리뷰

안개와 진창투성이 사회를 향한 일침!

디킨스는 작가로서 원숙해져 가면서 사회제도나 조직 계급 전체로, 더 나아가 사회악의 근원으로 눈을 돌렸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황폐한 집』이다.

‘런던의 명물’인 안개가 온 도시를 어둡게 뒤덮고, 매연이 섞인 검은 비가 내려 거리는 진창으로 뒤덮인다. 그 안개와 진창의 중심에 있는 대법관 법정에서는 ‘잔다이스 대 잔다이스’ 사건 심리가 40년 가까이나 이어지고 있다.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루한 법정 공방으로, 소송 당사자 가운데 파산하거나 미쳐버리거나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소송은 손자 대까지 이어져 증오와 불신, 그 밖의 수많은 해악과 퇴폐의 근원이 되었지만, 소송 자체는 오리무중으로 빠져들어 그 결말은 어느 누구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 ‘안개’와 ‘진창’은 템스강 하류와 상류, 인근의 모든 주, 아니 영국 전역을 뒤덮는다. 끝을 알 수 없는 진흙탕 같은 소송이 진행되는 법정, 그리고 레스터 데들록 경과 레이디 데들록을 둘러싼 사교계, 에스더의 이야기가 그물처럼 촘촘히 엮여, 그 무렵 런던 상류사회와 법조계에 짙게 깔린 부조리를 비판한다.

두 시점으로 바라보는 사회악의 근원!

『황폐한 집』 전체는 작중인물인 에스더의 수기와,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쓰인 장이 교대로 펼쳐진다. 이 두 시점에서의 서술이 줄거리 전개에 따라 점차 교차하고 맞물리다가 끝에 가서 하나가 된다.

에스더의 수기는 착하고 감상적인 처녀 에스더가 일인칭 화자와 작중인물(주인공)을 겸하고 있다. 그녀는 옛일을 회상하며 자신이 관찰한 주변 사람들에 대해 들려준다. 다른 사람에 대한 서술은 자세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에돌리거나 숨기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되는 부분은 작가 디킨스의 시각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무렵의 사회 현실을 냉소적으로 비판한다.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서술이 읽는 재미를 주는데, 영국사회를 은근히 비꼬는 듯 풍자하는 대목에서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시제가 현재형인 것은 역사적 현재라기보다는 시간에 구속받지 않는 보편성을 지닌 세계적 사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웅대한 규모의 인간사회소설

대법관 법정과 상류사회는 둘 다 선례와 관습이 지배하는 사회, 즉 안개에 갇힌 세계이다. 이 세계를 구성하는 제도 기관 계급 인간은 발랄한 생명력과 본디의 기능을 잃고서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고 결국 전락하여 껍데기만 남는다. 이에 대한 비판을, 디킨스는 ‘잔다이스 대 잔다이스’ 사건의 직간접적 관계자가 걷는 운명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이 관계자들은 영국 사회의 정점을 이루는 상류사회 정계 관계 법조계에서부터 중류계급 하류계급 및 더 아래층의 빈민 부랑자에 이르는 등 『황폐한 집』은 규모가 큰 사회소설이다.

그러한 작품에 중층적인 풍부함을 주는 것이 디킨스의 기교이다. 그중 가장 뚜렷한 것이 우의적 상징적 수법인데, 이를테면 앞서 말한 안개는 이윽고 더욱 짙은 안개가 되고, 비가 되고, 진눈깨비가 되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무겁게 감싸고 좀먹은 영국의 병폐를 상징한다.

그토록 오랜 세월을 끌며 소송을 벌였건만 소송당사자 양측 모두 바라던 결과를 손에 쥐지는 못한다. 그 엉뚱하고 허무한 결말에 읽는 이는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더 나은 여성의 삶을 위하여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바람직한 여성관은 그저 순종과 겸손, 근면으로 집안 살림을 잘 이끌어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이 살아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당연히 그 이면에는 수많은 여성의 좌절과 희생이 뒤따랐다.

에스더는 의붓어머니에게서 “넌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좋았다”는 말을 듣고 크게 충격을 받아, 앞으로 자신이 짊어진 죄를 갚기 위해 친절을 익히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도록 노력하겠다고 결심한다. 그 뒤 에스더는 칭찬받는 데 자신의 존재 이유를 두고 지나치리만큼 집착한다. 이것은 그 무렵 여성들의 보편적인 삶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으며, 한 가정 혹은 집안에 얽매인 삶은 여성의 창조적 능력을 억눌러 말살할 뿐이다. 이처럼 디킨스는 에스더의 이야기를 통해 그 무렵의 여성관을 비판하며 돌이켜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디킨스는 이처럼 고리타분한 여성상을 지적하는 것만으로 그치지는 않는다. 결혼까지도 그저 운명에 맡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에 이르는 모습에서 디킨스는 옛 속박의 굴레를 벗어던진 새로운 여성상의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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