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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편견으로 가득 찬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를 가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물론 자세히 파고 들어가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어사전에 등재된 ‘사람’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혹은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 등을 갖춘 이. 이와 같은 정의로 본다면 외계인 역시 인간 혹은 사람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 역시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사회를 이루어 살고 있다면. 실제로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했을 때 우리가 그들을 인간으로 대접할지 어떨지를 떠나서 말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 바깥, 그러니까 외부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본다면 어떨까? 외계인이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들은 과연 우리와 같은 기준으로 사람을 구분할까? 그런 것들이 궁금했다. 작중에서 외계인이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을 가르는 기준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에 연민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심지어 뇌도 심장도 없는 해파리마저도) 똑같은 윤리적 고려의 범주로 통합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한마디로 자기가 속한 종의 범위를 넘어 공동체를 확장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이 기준을 따르자면 어쩌면 우리 대부분은 사람이 되었다가 못 되었다가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거나 그들이 기준을 가지고 나눈다는 점에서 인간이 저지르는 실수와 똑같은 짓을 되풀이할 수도 있는 오류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실제로 이 소설의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종차별주의자가 있다). 그리고…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외계인을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아마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타자라는 존재를 있는 힘껏 이해해보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며 나도 이해할 수 없었던 누군가를 이해해보려고 했다. 그 시도가 성공적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계속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겨우 알 것 같다는 느낌, 그러니까 실마리나마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동시에 어떤 사람은 그렇게 떠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외계인이 내 삶에 침입해 들어온 것처럼,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