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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4
프롤로그 10 1부 네덜란드 15 1장 암스테르담, 빈센트를 만나는 첫걸음 16 2장 준데르트, 몸과 마음의 고향 64 3장 헤이그, 또 다른 빈센트를 만나다 88 4장 누에넨, 예술가의 경계를 넘어서다 118 5장 아른헴, 빈센트와의 여행이 주는 선물 142 2부 벨기에 165 3부 프랑스 199 1장 파리, 색을 만나다 200 2장 아를, 아름다운 빛을 찾아서 242 3장 생레미, 꺼지지 않는 희망 312 4장 오베르, 빈센트 - 별이 되다 326 감사의 말 364 참고 자료 366 에필로그 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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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그리던 별이 그토록 자신이 찾아 헤맨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그의 뒤를 쫓아 그동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고흐의 찬연스럽고 내밀한 삶을 만나보도록 하자. 이슥해진 어느 날 유현한 밤하늘을 바라보다 유난히 여문 별 하나가 가물거리거든 눈을 맞춰보자. 어느새 가깝게 내려와 우리의 마음을 속속들이 헤아려 줄 것이다. 외롭고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다. 그 별은 어쩌면 오래전 고흐가 응시하던 별일 지도 모르고 지금은 별이 된 고흐 자신일지도 모른다.
---p.7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사서 읽고 매년 계획을 세워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반 고흐 작품이 있는 곳으로 예술 여행을 떠났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반 고흐의 진품 전시회가 2007년과 2012년, 그리고 2024년 12월~2025년 3월까지 무려 세 차례나 열렸다. 만학도가 되어 다시 학교를 다녀가면서 포기하지 않고 탐구를 계속했고, 드디어 몇 년 뒤 본격적으로 반 고흐의 행적을 따라가는 ‘반 고흐 스토리투어’를 떠났다. 언뜻 평범한 예술 여행처럼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진지한 여행이었다. ---p.11 나는 「노란 집」 앞에서 30분 동안 서 있었던 기억이 있다. 작품의 크기도 생각보다 컸을 뿐 아니라 노란 집에서 빈센트가 그림을 그리는 장면, 고갱과 함께 잠을 자고 식사하면서 나누었을 대화들, 귀를 자르고 아파하며 크리스마스를 보냈을 모습을 혼자 상상하면서 하염없이 그림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 「해바라기」도 좋고, 「아몬드 나무」도 좋고, 「갈까마귀가 나는 밀밭」도 좋다. 무엇이든 나만의 이야기와 나만의 감성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을 한 점 정도 마음에 품고 미술관으로 가자. 그리고 작품을 만나기 전 마치 첫사랑을 만나는 것처럼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가자. 하지만 작품을 만났을 때는 그저 말없이 작품과 나만의 은밀한 대화를 나누자. 그리고 빈센트에게도 말을 걸어보자. 당신을 만나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 내가 왔다고 말이다. 그렇게 나의 속마음을 털어놓자. ---p.28 목사가 된다는 건 빈센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더불어 그의 인생이(결과적으로) 왜 그토록 불행해졌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사실 목사 시험 시기의 빈센트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그의 유년 시절에 원인이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빈센트 반 고흐라는 사람에 대해 연구할수록 그가 어릴 적부터 자신이 일찍 죽은 형을 대체하는 아이라고 느끼며 자란 것, 다시 말해서 자기자신으로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기보다는 그저 죽은 형을 대체하는 존재로서 여겨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암스테르담에서 목사 공부를 하다 실패하고 보리나주로 가서 선교사 활동을 하기까지의 빈센트를 들여다보니, 문득 그것보다는 어쩌면 종교가 평생 그를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p.48 어쩌면 스스로도 어떤 화가가 되고 싶은지 잘 몰랐을 수도 있다. 무언가 그림을 통한 예술 세계를 구현하고는 싶었지만 그것은 막연한 꿈이었지 구체적인 화풍에 대해서 고민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이후 「감자 먹는 사람들」을 그리면서는 농민을 위한 화가기 되겠다고 굳게 결심하지만 작품이 비난을 받으며 스스로에 대한 위축감을 말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반면, 빈센트의 놀라운 점이 있다. 비록 예술적 고집 때문에 인간관계가 소홀해질지 몰라도 기술적 습득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빈센트가 모베에게 그림을 배우고 난 뒤 그린 그림을 보면 모베의 화풍이 느껴질 정도로 모베와 비슷하다. ---p.104 크뢸러 뮐러에 있는 반 고흐의 대표작은 역시 「밤의 카페테라스」이다. 작품 속 배경이 된 카페는 지금도 아를에서 영업 중이다. 짙푸른 밤하늘과 노란색 카페가 참으로 아름답다. 「네 송이의 해바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빈센트는 1887년 파리 생활 2년차 늦여름부터 해바라기를 그리기 시작했다. 파리에 있으면서 모두 네 점의 해바라기를 남겼는데 전통적인 정물의 기법에서 벗어난 누워있는 해바라기를 그렸다. 파리에서 그린 해바라기 시리즈는 이후 위대한 해바라기 작품의 밑거름이 됐다. 하나 더 소개하자. 바로 「롤랭의 초상」이다. 아를에서 빈센트와 인간적으로 가장 친했던 룰랭의 초상이다. 6점이나 되는 초상화를 그렸는데, 3점의 초상화에 꽃을 배경으로 넣었다. 이 그림만 보아도 빈센트가 얼마나 롤랭을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p.155 인상파는 리얼리즘보다 빛과 색상을 더 중요시 여기는 화풍이다. 빈센트도 빛과 색상을 강조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빈센트는 인상파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빈센트가 인상파를 동경한 것은 그들의 철학에 기인한 바도 컸다. 네덜란드에서 배웠던 고리타분한 방식의 그림. 그가 그토록 싫어하던 학교에서의 획일화된 그림 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 순간을 잡아내는 인상파들의 그림 방식이 자신이 원하던 바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인상파 화가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세계는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아니라 피사체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p.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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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화가, 비운의 화가, 광기의 화가, 태양의 화가, 불꽃의 화가, 해바라기의 화가 그리고 영혼의 화가 등 그의 이름 뒤에는 이런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나는 고흐를 ‘별이 된 화가’라고 칭하고 싶다.
박목월 시인이 서간문 「구름의 서정」에서 구가한 별과 같이 그 무엇과도 엄격하게 구별되는 그윽한 교감을 시도하다 송두리째 고흐에게 인생을 사로잡힌 한 사람의 고백을 주목해 보기로 하자. 위대한 별의 생성과 소멸의 행적을 좇아 네덜란드에서부터 시작하여 벨기에 그리고 프랑스에 이르는 긴 여정을 통해 그는 어느새 가장 ‘고흐스러운’ 목격자가 되었다. 고흐가 그리던 별이 그토록 자신이 찾아 헤맨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그의 뒤를 쫓아 그동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고흐의 찬연스럽고 내밀한 삶을 만나보도록 하자. - 박성현 (반고흐재단 한국사무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