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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등 뒤 1미터
29년 9개월 20일, 역대 대통령 8명을 지킨 경호관의 기록
박진이
씽크스마트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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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 - 보이지 않는 사선을 설계하다

제1부. 도전(Challenge) - 공학도, 평범한 길을 버리고 사선을 선택하다
체육특기자들 사이의 공학도,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햄릿의 밤, 스패너를 던지고 권총을 잡다
굿바이 현대, 안락한 궤도를 박차고 나온 결단
사선의 설계자가 되는 법, 훈련소의 용광로와 경호의 시작

제2부. 사명(Mission) - 역사의 등 뒤 1미터, 침묵으로 세상을 지키다
북방외교의 첫 삽을 기록하다
빈속을 채워준 한마디
어둠 속에 서서 새벽을 지키다
기계는 믿지 마라, 99%의 점검과 1%의 플랜 B
광주의 미로, 허(虛)와 실(實)의 승부
사선 너머의 약속,쿠웨이트의 가장 긴 하루
평양, 함성 속에 갇힌 적막과 6km의 기도
관저의 뜰, 봄날의 가든 파티
테헤란의 하얀루싸리
다시 낀 무전기, 회사원에서 경호원으로

제3부. 확장(Expansion) - 제복을 벗고 다시 설계하는 안전의 미래
IT 정글의 신병, 어제의 권위를 버리고 마주한 ‘생존의 사선’
마음을 입힌 AI, 기계의 눈에 경호의 철학을 심다
기술의 함정, 자부심이 시장의 눈높이를 가릴 때의 교훈
2,400만 명의 VIP, 철길 위의 새로운 사선
조직의 예방 주치의, 적발보다 소중한 성장의 길
디지털 사선의 설계자, 마크다운과 AI로 빚은 과학 감사
청렴과 지식의 전수, 대한민국 공공감사의 나침반

에필로그 - 사선은 끝나지 않습니다, 단지 더 넓게 흐를 뿐입니다

감사의 글

부록

저자 소개 1

30여 년간 8명의 대통령 경호 현장을 지켰다.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며,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을 목도했다. 현재 공공기관 상임감사로 재직하며 청렴과 책임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대통령 대통령과의 거리는 불과 1미터였다. 그러나 그 1미터 안에는 한 사람의 리더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대통령을 지킨다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지키는 일임을 배웠다. #경호 경호는 눈에 띄지 않아야 완성되는 일이다. 수많은 현장을 경험하며 경호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국가를 향한 깊은 책임감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헌신 경호원의
30여 년간 8명의 대통령 경호 현장을 지켰다.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며,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을 목도했다. 현재 공공기관 상임감사로 재직하며 청렴과 책임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대통령
대통령과의 거리는 불과 1미터였다. 그러나 그 1미터 안에는 한 사람의 리더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대통령을 지킨다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지키는 일임을 배웠다.

#경호
경호는 눈에 띄지 않아야 완성되는 일이다. 수많은 현장을 경험하며 경호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국가를 향한 깊은 책임감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헌신
경호원의 삶은 늘 자신의 뒤보다 대통령의 앞을 먼저 살피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가족과의 시간 대신 긴장 속에서 보낸 수많은 순간들은 모두 국가를 위한 작은 헌신이었다. 이 책은 대통령의 이야기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해 온 한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등 뒤 1미터》는 30년 경호 인생을 거치며 만난 리더십과 책임, 그리고 국가를 향한 헌신의 기록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152*225*13mm
ISBN13
9788965295136

책 속으로

어릴 적부터 유난히 강했던 호기심이 내면에서 고개를 들었다. 대통령이 사는 곳은 어떤 풍경일까? 대한민국 최고 권력의 1미터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윽고 결정적인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자동차는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을 지키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를 움직인 건 거창한 애국심 이전에,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에 대한 본능이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내 딸에게 물려줄 유산은 대기업의 풍요로움이 아니라, “아빠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키는 사람이다.”라는 당당한 자부심이어야 한다고 믿었기에, 나는 과감히 인생의 핸들을 꺾기로 결심했다.
---p.42 「‘햄릿의 밤, 스패너를 던지고 권총을 잡다’」 중에서

“자, 빨리 자리 잡으세요! 시간 없습니다!”
내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우리 사진기자들과 영상팀이 순식간에 트랩 정면 명당 자리를 차지하고 재빨리 렌즈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1호기의 문이 활짝 열렸다.
저 멀리서 차가운 공기가 불어오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뜨거운 취재 열기가 활주로 주변을 채웠다. 노태우 대통령 내외가 트랩 상단에 모습을 드러내고 손을 흔들었다. 태극기가 선명한 비행기를 배경으로, 적국의 땅에 첫발을 내딛는 대한민국 대통령…….
“타다닥! - 찰칵! 찰칵! 찰칵!”
수십 대의 카메라 셔터가 일제히 터졌다. 모스크바의 잿빛 하늘 아래 울려 퍼지는 그 소리는 냉전의 벽을 깨부수는 소리 같았다. 뷰파인더 너머로 역사적인 장면을 담는 기자들의 눈빛은 절박함을 넘어 숭고해 보였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지난 선발기간을 떠올렸다. 서먹하던 첫 악수, 커피를 함께 마시던 저녁, 그리고 말보로 담배 한 보루……. 프레임 안의 장면은 기자들이 담았지만, 그 장면이 가능했던 이유는 프레임 밖에서 지난 시간 쌓아온 보이지 않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경호관이 역사에 기여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
---p.63 「‘북방외교의 첫 삽을 기록하다’」 중에서

식사가 무르익을 무렵, 대통령이 커피잔을 들고 잔디밭 한가운데 서셨다. 화려한 조명도, 준비된 원고도, 단상도 없었다. 그저 뜰에 핀 야생화를 바라보듯 우리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추며 담담하게 입을 여셨다.
“내가 서울시장 때부터 청계천 복원이니 대중교통 개편이니 하며 참 시끄러운 일을 많이 겪었지 않나. 밖에서는 나보고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불도저’라고 부르지만…… 나라고 왜 외롭지 않겠나.”
잠시 말을 멈춘 대통령은 쑥스러운 듯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그 자리에 있던 우리 모두의 가슴을 쿵 하고 울렸다.
“그런데 청와대 들어와서 가장 든든했던 건, 바로 내 등 뒤에 있는 자네들이야. 아무리 밖에서 비바람이 몰아쳐도, 자네들이 내 등 뒤에 딱 버티고 있다는 그 믿음…….”
잠시 말을 멈추시고 찬찬히 주변의 우리들을 둘러보시고는 말을 이으셨다.
“방탄유리보다, 콘크리트 벽보다 더 단단한 자네들이라는 ‘사람 울타리’가 있었기에 내가 겁 없이 일할 수 있었어. 자네들은 단순한 경호관이 아니야. 나와 내 가족을 지키는 진짜 식구지. 늘 고맙네.”
그 말을 듣는 순간 귓속을 윙윙대던 무전기의 기계음은 사라지고, 어디선가 이름 모를 새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22년 가까이 갑옷처럼 두르고 살았던 긴장이, 햇살 한 줌에 눈이 녹아내리듯 소리 없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대통령과 경호관’이라는 지키고 지켜지는 수직적인 관계가 허물어지고, 서로의 노고를 이해하는 ‘사람 대 사람’의 온기만이 그 뜰을 가득 채웠다. 대통령의 그 말 한마디는 그 어떤 훈장보다도 묵직하게 우리의 가슴에 내려앉았다.
---p.114 「‘관저의 뜰, 봄날의 가든파티’」 중에서

청와대 경호실에서의 30년은 어딜 가나 예우와 존중을 받는 삶이었다. 대통령을 모신다는 자부심은 나를 지키는 뚫리지 않는 갑옷이었고, 내가 내미는 신분증은 어디서나 통하는 ‘프리패스’였다. 그러나 민간 기업 부사장이 되어 마주한 비즈니스 정글의 문법은 상상 이상으로 냉정하고 투박했다.
부사장이라는 화려한 직함은 명함 위의 글자일 뿐, 나는 더 이상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었다. 우리 회사의 기술력을 단 한 건이라도 더 팔기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현장을 누벼야 하는 철저한 ‘을(乙)’의 위치로 내려온 것이다.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건 무작정 ‘기다리는 일’이었다.
대기실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가 나는 스스로 자세를 점검하는 습관이 남아있다는 걸 알아챘다. 등을 펴고, 두 발을 바닥에 붙이고, 시선은 출입구를 향해. 자동으로 경계 태세가 취해졌다. 그러다가 “나는 지금 영업 대기 중인 부사장이지, 경호관이 아니지.”라고 느끼면서 피식 웃었다. 그러나 몸이 기억했다. 30년의 근육 기억이 지시보다 빠르게 반응한 것이다. 나는 의도적으로 등받이에 기댔다. 불편했다. 하지만 이것도 연습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자리에 맞는 새로운 자세를 익히는 것.
---p.136 「‘IT 정글의 신병, 어제의 권위를 버리고 마주한 생존의 사선’」 중에서

2024년 초, 전임 회장단의 끈질긴 노력과 협상 끝에 마침내 IACA와 공식 교육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마침내 2024년 11월, 인천공항 인재개발원에서 전국의 감사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반부패 국제 기준과 글로벌 최신 동향을 포함한 ‘IACA 글로벌 반부패 전문가 교육’을 실시했다.
비엔나의 핵심 강사진이 직접 와서 전국의 공공기관 감사 관계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국제 뇌물 방지, 자금 세탁 방지, 디지털 자산의 부패 추적 등 글로벌 최신 이슈를 논의하는 현장은 그야말로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국내에서 이런 세계적인 통찰을 얻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야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현장의 호응을 보며 나는 확신했다. 이 시도는 단순히 교육 한 번을 잘 치른 것이 아니다. 우리 감사 교육이 세계 무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역사적인 분기점이었다. 개인의 직관이 아닌 글로벌 표준이라는 시스템이 우리를 지켜줄 것임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p.176 「‘청렴과 지식의 전수, 대한민국 공공감사의 나침반’」 중에서

출판사 리뷰

“진짜 경호는 총알을 막는 것이 아니라
총성이 울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 속 대통령 경호관을 떠올려보자. 총성이 울린다. 경호관이 몸을 날린다. 대통령을 감싸고 차량으로 이동한다. 긴박한 추격이 시작된다. 우리는 그런 장면을 보며 ‘훌륭한 경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실제 대통령 경호 현장을 지켜온 박진이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그 정도까지 갔다면 이미 수많은 방어선이 뚫린 뒤다.

진짜 경호는 총알 앞에 몸을 던지는 영웅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애초에 총성이 울릴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일이다. 위험 요소를 미리 찾아내고, 동선을 점검하고, 사람을 살피고, 변수에 대비하고,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또 다른 계획을 준비하는 것. 저자가 말하는 경호의 본질은 영웅적인 희생보다 치밀한 예방과 시스템의 설계에 있다.

29년 9개월 20일, 역사의 바로 뒤에서

저자는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역대 대통령 8명의 경호 현장을 경험했다. 그 시간 동안 대한민국도 거대한 변화를 통과했다.

냉전의 끝자락에서 이루어진 소련 방문, 북방외교의 현장, 평양 방문, 중동 순방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장면들이 책 속에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뉴스와 역사책을 통해 바라보았던 장면과 이 책이 보여주는 풍경은 조금 다르다.

카메라는 언제나 대통령을 향하지만 경호관은 카메라 바깥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통령이 어디를 방문했는지를 기억하지만, 경호관은 그곳에 어떤 출입구가 있었는지, 군중이 어디에서 움직였는지,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는지를 기억한다.

같은 역사를 전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기록. 그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특별한 힘이다. 1990년 소련 방문 당시 저자가 선발대로 대통령이 이동할 동선과 위험 요소를 먼저 확인하고, 대통령 전용기 도착 직전 소련 경호원들과 한국 기자단 사이에서 벌어진 충돌을 현장에서 해결하는 장면은 이 책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역사의 거대한 사건 뒤에는 언제나 이름 없이 상황을 움직였던 사람들이 있었다.

대통령을 지키던 사람은 무엇을 보았을까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나 정치적 이야기를 중심에 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발견한 것은 권력보다 책임이었다.

한 사람의 움직임 하나가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작은 판단 하나가 국가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자리. 대통령의 등 뒤 1미터에서 저자가 바라본 것은 바로 그런 ‘결정의 무게’였다.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그곳에서 “권력을 본 것이 아니라, 결정이 내려지는 순간의 무게를 보았다”라고 회고한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호’라는 직업을 넘어 리더십과 조직, 책임과 헌신에 관한 이야기와 만나게 된다.

남들과 같은 무기를 갖기 위해 애쓰기보다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하는 법, 문제가 터진 뒤 해결하는 것보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구조를 만드는 법, 완벽한 상황을 기대하기보다 언제나 플랜 B를 준비하는 법, 앞에 서는 사람만큼이나 뒤에서 시스템을 지키는 사람이 중요한 이유가 경호 현장의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경호는 끝났지만 ‘지키는 일’은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이야기가 청와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제3부에서 저자는 제복을 벗은 뒤 IT와 AI의 세계로 들어가고, 이후 SR 상임감사로 일하며 경호 현장에서 익힌 예방과 안전의 원리를 조직 운영과 공공감사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대통령 한 사람을 지키던 시선이 국민과 조직, 시스템을 지키는 시선으로 넓어진 것이다. 그 때문에 책을 관통하는 ‘사선’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조금씩 달라진다.

처음에는 실제 생명이 오가는 물리적 사선이었다. 그다음에는 판단과 책임의 조직적 사선이 되고, 마침내 기술과 사회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의 사선으로 확장된다. 직업은 달라져도 질문은 하나였다.
“무엇을 지킬 것인가?”

우리에게도 저마다의 ‘1미터’가 있다

『대통령의 등 뒤 1미터』가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은 대통령도, 청와대도 아니다. 바로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가족을 지키는 사람, 조직을 지키는 사람, 자신의 일을 지키는 사람, 누군가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 우리는 대통령의 등 뒤에 서지는 않지만 저마다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자리를 하나씩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1미터’는 물리적인 거리인 동시에 한 사람이 자신의 책임을 감당하는 자리를 상징한다.

앞에 서야만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름이 알려져야만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앞으로 나아가고, 누군가는 그 사람이 넘어지지 않도록 뒤를 지킨다. 30년 가까이 대통령의 등 뒤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것을 직업적 완성으로 삼았던 한 경호관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추천사에서도 이 책을 “자신의 사선 위에서 묵묵히 버텨온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기록으로 평가한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때로 가장 조용한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대통령의 등 뒤 1미터』는 그 조용한 자리에서 29년 9개월 20일을 버텨온 한 사람의 기록이자,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누군가와 무언가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묵직한 이야기다.

추천평

오래 걸어온 사람이 남긴 발자국 같은 책

나는 박진이를 처음 만난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1990년 봄, 나는 그해 입직한 신임 경호관들의 훈육관으로 임명되었다. 훈육관이란 단순히 훈련을 감독하는 자리가 아니다. 한 기수의 경호관들이 평생 지고 갈 자세와 가치관, 그리고 사람됨을 함께 빚어가는 자리다. 그래서 훈육관은 교관이기 이전에 관찰자다. 말보다 눈빛을 읽고, 성적보다 태도를 본다. 나는 그 기수의 한 사람 한 사람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그중에 박진이가 있었다. 그는 질문하는 경호관이었다. “왜 이렇게 해야 합니까?”가 아니라 “더 나은 방법은 없겠습니까?”를 묻는 사람이었다. 극한의 훈련 속에서도 다음 상황을 읽으려 했고, 한계 앞에서도 임무를 먼저 생각했다. 그런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안다. 세월이 그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그 후로 세월이 흘렀다. 그가 대통령의 등 뒤 1미터를 29년 동안 지켜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 봄날 훈련장에서 보았던 눈빛을 떠올렸다. 모스크바의 공항에서, 베를린의 새벽 철문 앞에서, 평양의 군중 속에서. 매 순간 그가 선택한 것은 화려함이 아닌 완벽함이었다. 대통령의 안위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격과 역사의 기록까지 지켜낸 자리였다. 그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었다. 그 눈빛이 말해주었던 대로, 한 걸음씩 단 한 번도 흐트러짐 없이 쌓아온 것이었다.

제자리를 지키는 사람

경호실에는 말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현장에서 겪은 일을 밖에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땀과 긴장으로 버텨낸 순간들을 자랑하지 않는다. 임무가 끝나면 말없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오랫동안 지켜온 방식이었고, 나 역시 그렇게 살아왔다. 박진이도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가 책을 쓴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낯설었다. 그런데 책을 받아 들고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나는 그 낯섦이 기우였음을 알았다.

박진이는 침묵을 깼다. 그러나 함부로 깬 것이 아니었다. 29년 동안 지켜온 사선 위에서 몸으로 배운 것들을, 이제는 세상과 나누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경호관의 침묵이 미덕인 시간이 있고, 그 침묵이 말이 되어야 할 시간이 있다. 그는 지금이 바로 그 시간임을 알았던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생각했다. 한 인간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선 위에서 어떻게 두려움을 밟고, 원칙을 지키고, 사람을 지켰는가에 대한 기록. 그리고 그 기록은 경호관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직함이 무엇이든, 자리가 어디든, 자신의 사선 위에서 묵묵히 버텨온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히 말을 건넨다. 당신이 지키는 그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나는 한때 조직에서 그보다 앞서 걸었다. 그런데 이 책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오래 걸어온 사람만이 남길 수 있는 발자국이 여기 있다고. 대통령의 등 뒤 1미터에서 쌓아온 그 발자국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세상의 등 뒤를 지키는 모든 이들에게 닿기를 바란다. - 염상국 (前 13대 대통령경호실장)
‘안전’이라는 가치를 알려주는 책

대한민국의 안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가 지키고 있기에 가능하다. 그 사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공직에 있는 동안 나는 그것을 온몸으로 실감한 적이 얼마나 되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이 그 질문을 던졌다. 박진이는 대통령의 등 뒤 1미터를 29년 9개월 동안 지킨 사람이다. 그 자리는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는다. 카메라 앵글 밖이고, 스포트라이트 밖이고, 박수 밖이다. 그러나 그 자리가 없었다면 역사의 수많은 장면들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지 모른다.

안전의 무게감

철도청장과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내면서 나는 ‘안전’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절감했다. 하루에도 수백만 명이 철길 위를 달린다. 그 무게를 감당하는 것은 시스템이고, 그 시스템에 혼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박진이가 SR 상임감사로서 보여준 행보가 내 눈에 유독 선명하게 들어온 것은 그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등 뒤를 지키던 사람이 이제는 국민의 일상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자리가 달라졌어도 그의 눈이 향하는 곳은 언제나 같았다. 사람의 안전, 그것이 전부였다.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안전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깊은 헌신 위에 서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기록이다.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 수많은 현장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이런 책이 세상에 나온다는 것이 반갑고 고맙다. - 김세호 (前 10대 건설교통부 차관 · 前 23대 철도청장)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책

대표이사와 상임감사. 조직 안에서 이 두 자리는 때로 긴장 관계로 묘사된다. 대표는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감사는 그 길을 점검한다. 어떤 조직에서는 그 긴장이 갈등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박진이 감사와 나는 달랐다. 우리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나는 조직을 앞으로 달리게 하는 사람이었고, 그는 그 달리는 길에 틈이 없도록 레일을 정비하는 사람이었다. 서로의 역할이 달랐지만,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하나였다. SR이라는 조직, 그리고 그 조직을 믿고 타는 2,400만 명의 국민이었다.

위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

그와 함께 일하면서 나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29년 9개월 동안 대통령의 등 뒤를 지켜온 사람은 조직의 등 뒤도 같은 방식으로 지킨다는 것을 알았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빈틈이 없었다. 위기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무너지는 것임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았고, 그래서 그는 규정집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대표이사로서 나는 그런 상임감사가 곁에 있다는 것이 든든했다. 내가 앞을 볼 때 그는 옆과 뒤를 보았다. 내가 속력을 낼 때 그는 방향을 점검했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한 방식이었고, 그 방식이 SR을 지탱하는 힘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다시 떠올렸다. 한 조직을 함께 이끌었던 동료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독자로서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이 진심으로 기쁘고 고맙다. - 이종국 (前 ㈜SR 4대 대표이사)
조용하게 빛나는 책

배우는 사람을 읽는 직업이다. 수십 년간 수많은 인물을 연기하면서 나는 한 가지를 배웠다. 진짜 이야기는 화려한 무대 위가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조명이 꺼진 무대 뒤, 카메라가 돌지 않는 순간, 그곳에서 그 사람의 진짜 얼굴이 드러난다.

든든하고 고요한

진이는 나의 오랜 동생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뭔가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화려하지 않았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자리를 차지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으면 이상하게 든든했다. 함께 밥을 먹고, 술잔을 기울이고, 세상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이 사람이 특별하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갔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이유를 완전히 이해했다. 그것이 30년 동안 대통령의 등 뒤를 지켜온 사람이 가진 고유한 무게라는 것을 알았다.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대통령을 향했다. 카메라는 역사의 장면을 담았다. 그러나 그 모든 빛의 1미터 뒤에서, 한 사람이 말없이 서 있었다. 드러나지 않기 위해 애쓰고, 기억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존재를 지우는 것이 곧 완벽함이 되었던 자리인 것 같다.

배우로서 나는 그런 삶을 과연 연기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연기는 결국 보여주는 것이지만, 진이의 삶은 철저히 감추는 것이었으니까.

드러나지 않아야 빛나는 삶

오래 알아 온 사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글자 너머로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고, 행간에서 그 사람의 표정이 보인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가 아는 그 사람, 말보다 침묵이 많고 드러내기보다 감추기를 택하는 그 동생이 선명하게 보였다.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아야 빛나는 삶이 있다. 진짜 이야기는 언제나 가장 조용한 곳에서 나온다. 이 책이 그 증거다.
오랜 동생에게,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 - 박상원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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