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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원 큰글자도서

책소개

목차

대리전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Djuna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사이버펑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공동 단편집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단독 작품집인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등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SF 작업과는 별도로 영화 칼럼을 쓰고 있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사이버펑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공동 단편집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단독 작품집인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등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SF 작업과는 별도로 영화 칼럼을 쓰고 있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등의 논픽션을 썼다. 2021년에 장편소설 《평형추》로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4년 데뷔 30주년을 기념하여 초기 단편집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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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80*294*20mm
ISBN13
9791130663647

책 속으로

5층에 올라가자마자 나는 낙천주의자가 되기엔 최악의 시기였다는 걸 깨달았어.
맨 처음 눈에 들어온 건 몇 개월 전에 대행인이 된 엔지니어의 시체였어. 시체는 바닥에 엎어져 있었고 두개골에는 커다란 망치로 후려쳐 뚫은 것 같은 구멍이 나 있었어. 시체의 허리엔 다른 시체의 것이 분명한 다리 한 쌍이 올려져 있었어. 리놀륨을 깐 바닥은 핏방울로 그린 잭슨 폴록의 그림 같았어.

달아나려 했는데 갑자기 끽끽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소리가 나는 오른쪽 구석을 바라보았어. 이틀 전에 내가 관광 스케줄을 짜준 바로 그 외계인이, 보다 정확히 말하면 그 외계인이 조종하는 숙주가, 왼쪽 팔로는 안경 쓴 여자의 허리를 휘어 감고 오른손으로는 PVC 파이프 끝에 손전등을 묶어놓은 것 같은 기계를 여자의 머리에 대고 서 있었어. 여자가 집에 질려 아무 말도 못 하는 동안 숙주는 끽끽거리는 4-2표준어로 계속 나에게 뭐라고 지껄였어.
그 여자는 너였어. 이번엔 너와 눈이 마주치는 바로 그 순간 너를 알아봤어.
--- p.33

그때까지 멍하게 허공을 향하고 있던 숙주의 시선이 나에게 고정되었어. 놀랍게도 그 얼굴엔 인간적인 감정 비슷한 게 떠 있었어. 숙주는 재갈을 문 포로처럼 눈과 표정으로 나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려 하는 것 같았어.

내가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기 전에 숙주가 먼저 행동을 개시했어. 갑자기 한 손으로 나를 뒤로 밀더니 식당가 쪽으로 달리기 시작한 거야. 그 순간 몸집이 작고 굉장히 빨리 달리는 누군가가 숙주의 앞을 가로막았어. 숙주는 중간에 멈추어 서서 비틀거렸고 그 사람은 곧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 버렸어.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해결사들 중 한 명이라는 건 분명했어.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어. 뒤로 완전히 꺾인 숙주의 머리가 부러진 목에 매달린 채 덜렁거리고 있었던 거야.
--- p.83

“지금까지야 우주연합이 너네들에게 관심도 안 가졌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 당장 꼭두각시들이 뒤에 있다는 걸…….”
“자유 꼭두각시야!”
네가 외쳤어.
“그래, 자유 꼭두각시. 자유 꼭두각시들이 뒤에 있다는 걸 알아차리겠지. 전 우주에 이런 짓을 할 바보들이 너네들밖에 더 있겠어?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이 기회다!’ 하면서 당장 너네들을 때려잡을걸. 너희 뇌가 네트워크 공격에 얼마나 취약한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너네 앤서블은 착탈형이 아니잖아. 관리국에서 맘만 먹으면 너네들은 당장 거기서 푼 바이러스에 뇌가 먹혀 남은 평생 구구단만 외우다 굶어 죽을 거다.”
“바, 바, 바, 바.”
“뭐가 우스워? 아하,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왜일까? 혹시 관리국의 누군가가 너네들 뒤를 봐주고 있어서?”
“바보야, 당장 입 다물어!”
--- p.133

한동안 교문 근처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멍해져서 그 난장판을 바라보던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어. 내가 보고 있던 건 꼭두각시들과 해결사들이 벌이는 일대일 전쟁이 아니었어. 그랬다면 저렇게 난장판일 수 없었겠지. 숙주들은 전혀 단합이 되어 있지 않았거든. 그리고 가이드 노릇을 몇 년째 하다 보면 숙주의 몸을 뒤집어써도 이 외계인들의 원래 육체가 어떤지 대충 짐작하게 되는데, 이들은 결코 같은 종이 아니었어. 다리를 나란히 모아 캥거루처럼 방방 뛰며 코어를 향해 손을 뻗는 빨강 트레이닝복 아저씨의 조종자는 단족도약족이 분명하지. 반대로 고릴라처럼 허리를 숙이고 양손을 최대한 지면에 가깝게 늘어뜨리고 걷는 대머리 아저씨의 조종자는 사족 보행족일 가능성이 커. 꼭두각시들은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지구를 침략한 자유 꼭두각시들은 모두 이족 보행족이었어. 그게 우주선 표준이었으니까. 저들 모두가 꼭두각시들일 수는 없었어.

내가 보고 있던 건 우주전쟁이었어. 수많은 외계 종족들이 삼정초등학교의 운동장에 모여 우주의 운명(그것이 무엇이든)을 건 전쟁을 하고 있었던 거야. 흙투성이가 된 채 서로에게 돌을 집어던지고 다리를 물어뜯고 침을 뱉으면서.
--- p.192

이번 전쟁을 통해 깨달은 게 하나 있어. 우주가 유치하고 세상이 유치하고 우리가 유치하다면, 유치하지 않은 척하는 게 더 유치하다는 거지.

--- p.230

출판사 리뷰

데뷔 30주년, 집필 20주년 기념 특별 개정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듀나의 작가의 역작!

『대리전』은 2005년 웹진 〈크로스로드〉 10월 호에 발표된 동명 단편을 확장해 만들어졌다. 듀나 작가는 수도권 남서부에서 함박눈이 내리던 2005년 12월 3일, 내리는 눈을 보며 이 이야기를 완결 지었다. 그리고 2024년이 된 지금 『대리전』이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를 찾아왔다.

이번 특별 개정판은 단순히 과거를 되돌아보는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현대적 감각을 더해, 『대리전』은 처음 독자를 만난 시점보다 더 강렬한 매력을 발산한다. 작품이 전하는 유머와 풍자, 그리고 깊은 철학적 통찰은 지금의 독자들에게도 강렬한 울림을 전한다.

흥미로운 스토리뿐만 아니라 외관에서도 새롭게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별 개정판의 표지는 3D 그래픽 디자이너 수목(SUMOK)작가와의 협업으로 제작되었다. 수목 작가는 패션, 음악,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GQ 매거진], 뉴진스, 에스파, 르세라핌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독보적인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선보여왔다. 이번 『대리전』 개정판 표지에서는 SF 장르 특유의 미래지향적이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레트로 Y2K 감성과 결합하여, 독자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대리전』특별 개정판은 단순히 한 작가의 경력을 기념하는 작품이 아니다. 한국 SF의 역사를 새롭게 쓰며 독창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충족시킨 이 작품은,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듀나의 문학적 위대함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문지혁 소설가는 듀나와 그의 소설을 “한국 SF의 빛나는 이정표”로 평가하며, 『대리전』의 복간이 갖는 의의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특별 개정판은 듀나의 팬들에게는 소중한 수집품이, 새 독자들에게는 듀나 세계에 입문할 완벽한 기회가 될 것이다.

“윙윙! 지구 방위대다! 항복하라!”
인류의 운명을 건 세상에서 가장 유치하지만 가장 진지한 전쟁


『대리전』은 SF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작품이다. 부천 삼정초등학교 운동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외계인의 몸을 빌려 싸우는 전쟁이라는 독창적인 설정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장난감 플라스틱 총과 손전등으로 무장해 침략을 막아내며, 유치하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게 세상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듀나는 외계인의 첨단 기술 대신 인간의 몸이라는 원초적인 무기를 내세우며 문명의 첨단과 근본적 한계를 교차시킨다. 외계인이 지구에서 벌이는 싸움은 삼정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이루어지며 이 전쟁은 독자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이질적인 감각을 선사하며, “윙윙! 지구 방위대다! 항복하라!”라는 장난스러운 전쟁 구호 속에서 독자는 기술과 인간,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대리전』의 매력은 바로 이 모순 속에 있다. 외계인의 침략이라는 거대한 설정을 중년 아저씨들의 몸을 숙주로 삼아 싸우는 소박한 전투로 전개하며 독자들에게 아이러니와 공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것이다. 듀나가 만들어낸 SF 세계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는 이 소설은 독자를 새로운 차원의 SF 세계로 초대할 것이다.

“한국 SF는 듀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전과 이후를 아우르는 영원한 SF의 별


듀나는 단순히 소설을 쓰는 작가가 아니다. 그는 이제 한국 SF의 경계를 확장하며 동료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가들의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경희 작가는 [씨네21]에서 “『대리전』을 통과하면 여러분은 이제 듀나 세계의 중세로 접어들게 된다. 본격적으로 듀나만의 유니크한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시기”라고 평가하며, 『대리전』이 한국 SF에서 가지는 중추적인 위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작가의 문체와 세계관은 단순히 독특한 것에 그치지 않으며, 한국 SF 문학의 발전을 위한 귀중한 이정표이기도 하다. 『대리전』 역시 그 예외가 아니다. 건조하지만 유머가 숨겨진 듀나의 문체는 익숙한 현실 속에 비현실적인 요소를 끌어들여 독자들에게 상상력의 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심완선 평론가는 이를 두고 듀나의 소설이 “비현실을 독자의 눈앞에 끌어오는 능숙한 솜씨”를 지녔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듀나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낯선 경험을 선사하면서도 그 경험이 단순한 모험에서 끝나지 않도록 깊이를 더한다. 『대리전』은 난해한 서사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작가의 세심한 장면 배치와 상상력 덕분에 독자는 징검다리를 따라 안전하고도 흥미롭게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외계인들이 지구인의 몸을 숙주로 삼아 벌이는 전쟁은 어딘가 부조리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인간성과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숨겨져 있다. 김보영 작가가 “웃기다가도 섬찟하고, 섬찟하다가도 서글프다”며 대리전의 다층적인 매력을 짚어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듀나를 사랑하는 것이 함께 글을 써 나가는 그의 동료, 후배들뿐일까. 사실 듀나를 가장 사랑하는 이들은 듀나의 글을 오랫동안 읽어온 독자일 것이다. 1994년, 하이텔에서부터 듀나의 소설을 읽어온 세대는 이제 2024년의 새로운 세대를 듀나를 사랑하는 동료로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대리전』은 바로 그 마중물이 될 것이다.

추천평

듀나의 소설은 언제 어느 시절에 보아도 새롭게 경이롭다. 듀나는 예전에도 범접하지 못할 경지에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장르 규칙을 마법사처럼 자유자재로 갖고 놀며 우주 전체를 새로 창조한다. 한국 부천 거리의 익숙한 풍경 속에 우주 대전쟁을 담아내는 기예를 펼친다. 소설은 부조리하면서도 상쾌하다. 웃기다가도 섬찟하고, 섬찟하다가도 서글프다. 유쾌한 좀비물이자 코스믹 호러이며, 가슴 아리는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 김보영 (소설가)
듀나를 빼고 한국 SF를 말하는 일은 가능할까. 지난 30년 동안 듀나와 그의 소설은 한국에서도 SF를 쓸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훌륭한 예가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빛나는 이정표였다. 오래되었지만 결코 낡지 않은 『대리전』의 복간은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 문지혁 (소설가, 번역가)
SF에 친숙해질수록 듀나의 소설에 거듭 감탄하게 된다. 『대리전』도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비현실을 독자의 눈앞에 끌어오는 능숙한 솜씨, 무심한 듯 세심하게 배치된 장면들, SF다운 낯선 난장판까지. 소설을 만끽하려면 징검다리를 따라 폴짝폴짝 뛰어가야 한다. 주저하지 말고 뛰어보시길. 이는 평지를 걷는 일보다 조금은 난해하더라도 훨씬 흥미로운 모험을 약속한다. 어디로 갈진 몰라도 어디론가 가보고 싶은 사람에게, 『대리전』은 놓치면 안 되는 책이다. - 심완선 (SF 칼럼니스트, 평론가)
앉은자리에서 끝을 보게 된다. 상식을 뒤엎는 사건, 예기치 못한 반전이 이어지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다가도 종종 허술한 액션신에 걸려들어 웃음을 참기가 어려워지고, 대체 이 소설은 나를 어떤 결말로 데려가려 하는지 어리둥절해진다. ‘어정쩡한 도시’ 부천의 허름한 여행사, 익명의 중년 여성들과 노숙자들. 보이지 않던 공간에서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사람들이 벌이는 외계인 없는 우주 전쟁이 펼쳐진다. 기생과 숙주,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자꾸만 전복되며 남다른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한 편의 유장한 편지. - 최지인 (래빗홀 편집팀장)
좌푯값 37.518737,126.770869을 구글에 입력하면 부천 삼정초등학교 인근으로 안내된다. 바로 이곳이 듀나 월드의 우주 전쟁 ‘대리전’이 펼쳐진 곳이다. 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고장 부천을 지구 정복을 노리는 외계 생명체가 침공한 이 해는 2005년. 레드망고와 시트콤 ‘논스톱 5’와 한예슬의 노랫소리로 재현된 20년 전의 우주 전쟁 이야기를 읽으며 어쩐지 2024년의 최신 케이팝 비트에 몸을 맡기고 보깅하듯 걷고 싶어진다. 깡충 뛰는 이야기의 활력은 명불허전이다. 시대를 초월하는 우주적인 여자 사랑 이야기. - 김효선 (알라딘 한국소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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