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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
김신영
더푸른출판사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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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 시인의 말 3

낙엽송 9
가벼운 섬1 10
가벼운 섬2 11
가벼운 섬3 12
가벼운 섬4 14
파리 15
방황하는 혹성들 - 어떤 사망의 풍경 16
개방 압력 18
환승역에서 19
육체와의 전쟁 20
기억 22
종이의 가장자리 25
파도의 꿈 26
초콜릿을 위하여 27
나의 노래 28
땅이 흔들리는 30
거리에서 31
서울은 꽃 하나 풀섶 위에 32
목련을 기다리며 34
풍경 35
소리가 있는 정원 36
춘일 37
때림 또는 썰렁 시리즈 38
TV에 나타난 그림1 40
TV에 나타난 그림2 41
TV에 나타난 그림3 42
TV에 나타난 그림4 44
TV에 나타난 그림5 45
99번 도로 47
초막 짓는 산에서1 48
초막 짓는 산에서2 50
초막 짓는 산에서3 52
복원 54
마른 종자 활동 장치 56
전신주에 올라 간 사람 58
어떤 과학자에 대하여 60
신성한 기하학의 확률 62
손바닥 정원 64
신성한 노예들 66
신라소1 68
신라소2 70
일어서는 땅 71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 72
땅거북 74
미요의 회화적 상상 75
팔당댐에서 76
초보 운전자 77
신 낙원론 78
길 위의 자동차 79
화상논법 80
나의 천사 82
고속도로 83
나의 신발 84
행복한 그들 85
굴업도 사람들 86
나의 식습관 87
성남으로 가는 도로 88
동대문 종합상가에서 89
파고다 공원에서 90
나의 대지, 나의 자동인간 92
절대 우림에서 94
새벽, 전철에서 96
달에 있는 사람 97
생수를 가진 사람 98
소 100
접시처럼 101
성냥개비에 관한 기록 102
나의 알바트로즈 103
시인과 농부 104
애드벌룬 105
지난달에 우리가 농담을 주고받았던가 106
유다 유전 108
그해 여름의 삽화 110

■ 해설
김주연 _ 연민과 소망 112
복간에 부치는 말 127

저자 소개 1

충청북도 충주에서 출생하여 서울사당초등학교, 상명여자중학교, 해성여자상업고등학교를 거쳐 중앙대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으며 홍익대 등 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1994년 계간《동서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시집으로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문학과지성사, 1996), 『불혹의 묵시록』(천년의 시작, 2007), 『맨발의 99만보』(시산맥, 2017), 시창작론집 『아직도 시를 배우지 못했느냐』(행복에너지, 2020)가 있으며 그 외에 대학교재(홍익대 대학국어작문)와 평론집(현대시, 그 오래된 미래)을 출간하였다. 시창작반에서 ‘시첨삭과 글쓰기의 달인’, ‘맨발의 구도자’란 별
충청북도 충주에서 출생하여 서울사당초등학교, 상명여자중학교, 해성여자상업고등학교를 거쳐 중앙대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으며 홍익대 등 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1994년 계간《동서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시집으로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문학과지성사, 1996), 『불혹의 묵시록』(천년의 시작, 2007), 『맨발의 99만보』(시산맥, 2017), 시창작론집 『아직도 시를 배우지 못했느냐』(행복에너지, 2020)가 있으며 그 외에 대학교재(홍익대 대학국어작문)와 평론집(현대시, 그 오래된 미래)을 출간하였다.

시창작반에서 ‘시첨삭과 글쓰기의 달인’, ‘맨발의 구도자’란 별명이 붙었다. 경기문화재단 우수작가(2016, 2019)에 이어, 기독시문학상 수상, 한국연구재단 지원 작가(2020)로 활발한 창작과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현, 계간 아시아문예(서울 강남역 소재) 주간으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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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28g | 128*208*20mm
ISBN13
9791198971654

책 속으로

하느님 당신이 그리운 사람입니다
가슴이 꼬옥 닫힌 사람
구멍 숭숭 난 제 가슴에 아직도 찬 바람만 불어요
당신에게 속살이는 이 말이 들리시나요
하느님 당신이 저를 사랑하신다면
저를 안아주세요 하느님
당신 의 그늘 구석에 매몰되어
바람만 맞는 허기진 저를.
우리끼리만이라도 다른 이야기는
하지 말도록 해요
당신이 내 기도를 듣고 또 들어주신다면
그 시간 조금 오 분을 틈내어
내 가슴에 불을 심어주세요
홍수로 갈아엎은 세상
불을 일으킬 시간일지라도
하느님 당신이 정말로 나를 사랑하신다면
고운 손길로 나를 보듬어주세요
쉼 없이 혼자 걸어온 이 길의 끝
이제 찬 바람만 부는 벼랑에 서 있는 저를
하느님 정말로 꼬옥 안아주세요
--- 「종이의 가장자리」 중에서

쓴 약을 먹었어요
오로지 초콜릿을 위하여 그렇게 했어요
아무도 내게 그저 초콜릿을 주진 않았어요
나는 초콜릿이 몸에 나쁘다는 것도 알아요
그러나 아시잖아요
초콜릿에는 마약처럼
나를 당기는 무언가 있다는 것을
나는 초콜릿이라면 모든 것을 포기할 것 같아요
그 열량 많은 달콤한 맛을 이해하시죠
나는 초콜릿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어요
초콜릿을 내게 주신다면 나는
어떤 일이든지 쓰다고 말하지 않겠어요
아파서 약을 먹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서 초콜릿을
얻을 수 있었지만
또 가끔은 일부러 아팠어요
초콜릿을 얻기 위하여 나는 울기도 했어요
이 초콜릿에 대한 비밀을 그대는 알고 있나요
그대 역시 하나의 초콜릿처럼
내게 달콤한 눈물이라는 것을
--- 「초콜릿을 위하여」 중에서

누가 나의 집 문을 두드리시나요
나가고 싶지 않아요
문 하나도 열고 싶지 않아요
쉿!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아직 나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말하여서 천지로 돌아다니기보다
나는 집중하고 싶어
나를 이끌어내실 생각은 하지 마세요
아직 나는 준비가 덜 됐어요
아직아직 나는 내 방에 홀로 있고 싶어
미완의 얼굴 보이고 싶지 않아요
좀 더 따뜻해지면
따뜻한 공기 내 방문 틈에 새어들면
따뜻한 몸, 완성된다면
그때 문을 열겠어요

내 집 문을 두드리지 마세요
지금은 나갈 수가 없어요
미완의 내 얼굴, 보여드릴 수가 없어요

--- 「목련을 기다리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내가 슬픈 것은 선택하기도 전에 이미 타자를 위한 존재, 나는 제외된 세상이었다. 그것은 극히 미세해서 역할 분담이라는 차원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었다. 나는 역할 분담의 부분에서 중요하거나 소중한 일은 삼가야 했고 내가 운전할 수 있는 역할은 더욱 주어지지 않았다. 대신 사회로부터 가치 없이 여겨지는 일을 해야 했고 나는 가끔 들러리가 되었다. 그것은 반쪽이의 역할이거나, 무의미하게 평가받았다. 나의 시는 그 점을 기억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느끼는 당연의 경지에서 조금씩 틈을 보이는 무의미한 존재의 슬픔, 나는 앞으로도 그 점을 기억할 것이다.

1996년 4월
김신영

시인의 산문

사람들의 인식이 좀 더 형이상학적인 것이 될 때, 완전한 세상을 꿈꾸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정원을 그리워한다. 정원에서 소외되어온 대중 속에서 홀로인 나는,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기에, 모든 소외된 것들은 부분적 인정이 아닌 그의 모든 것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기에, 정원에서 흐르는 웃음소리를 그리워한다.

그리하여 나는 정원을, 아니 낙원을 오랫동안 꿈꾸어 왔다. 그 세계는 좀 더 완전한 것들로 차 있을 것으로 짐작이 갔다. 그러나 부정력은 내 아버지들이 꿈꾸던 정원과 내 어머니들이 꿈꾸는 정원과 내 사람이 꿈꾸는 정원과 내가 꿈꾸는 정원이 각기 다르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낙원에는 이제 골프장과 화려한 의상의 유명 메이커도 있어야 하였고 유명 백화점도 들어섰다. 이제 우리의 낙원은 수많은 욕구에 부대낀다.

낙원을 정말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

복간에 부치는 말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첫 시집을 30년 만에 복간한다. 그간 세월이 훌쩍 흘러갔고 나는 30년의 나이를 더 먹었다. 시력은 늘었으나 나는 아직도 초보자처럼 방황하고 어딘지 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엉뚱한 길에서 눈물을 쏟기도 한다.

오래전 책을 복간하는 것은 오래전 나를 다시 보는 것, 또한 지금의 나를 다시 보는 것, 그때 이렇게 문학의 초입에 들어 가볍게 흔들렸다는 사실에 놀란다. 더불어 세상은 너무나 많이 변하였는데 시집 복간이 의미와 가치를 더하는 일일까 되뇐다. 오래전에 내가 나에게 부친 편지처럼 시집을 읽으며 나를 찾고 있다. 일부 첨삭을 하였으며 오자를 수정하였다.

돌아보건대 30년간 나는 흥망성쇠와 천변만화를 거듭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지긴 하였다. 그리고 1집에서 밝혔듯이 사람들이 잘 모르는 틈새를 밝히는 길을 가고자 하였으나 아직도 제대로 그 길에 들어서지 못하여 서성거리고 있다.

맑은 글을 짓는 행랑채 명서헌에서 2025년 9월 저자

추천평

김신영의 시의 매력은, 하나님을 그리워하며, 예수에 대한 애틋한 연민을 그리면서도 그것을 타락한 현실과 대비, 도식적인 이원론으로 몰고 가지 않는 그 절묘한 복합 공간에 있다. 이 절묘함은 시인 자신의 헌신적인 자기 개입에서 비롯된다. 흔히 종교적 · 이데올로기적 이념 · 신념 경향의 시들에서 시인은 그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우렁찬 강론 조의 목소리들만이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집은 그 분위기와 멀리 떨어져 있다. 오늘 우리 현실이, 새로워져야 할 숱한 부정적 요소로 미만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인은 그것을 몇 가지의 단순한 빛깔을 통해 타락한 세계라고만 타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속에는 시인 자신이 숨 쉬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시인 자신이며, 시인 자신이 동시에 현실이다. 이 동일화 Identification 현상은 시인 자신의 자리를 낮추어, 시적 자아의 설득력을 얻게 하는, 이 시집 최대의 덕목이다. 이 덕목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부르고 그에 접근하고자 하는 열망이 단순한 개인적 구원 차원이 아님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경지로 확대된다. 그것은 포화 상태의 지하철역에 지금이라도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이 혼돈과 어려움을 풀어달라는 구체적 호소와 연결된다. 종교 행위와 예배 속에서의 이기적 참여 아닌 이웃과 전체에 대한 숨겨져 있는 사랑, 공동체 모두의 구원을 더불어 아우르는 폭넓은 기원이다. - 김주연 (교수, 평론가,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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