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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9
너의 계절 아이 13 호수 14 사랑하는 이의 뒷모습은 15 너의 계절 17 초록 19 달디단 고난 20 네잎클로버 22 소녀 23 봄을 맞는다 25 사랑 26 밤과 낮의 길이는 같지 먼 곳으로부터 31 밤과 낮의 길이는 같지 32 설거지에게 화를 냈다 33 모자 35 성장통 36 그래 아니야 38 발톱 40 눈 위에 앉았다 42 유작 43 숨 44 밤을 사랑하는 마음 비둘기 49 눈이 오던 날 50 레몬 52 바질 토마토 에이드 54 갈대 55 열 56 곰 58 눈과 눈물 60 집으로 가는 길 61 밤의 노래를 부르자 62 슬픔은 나의 힘 슬픔은 나의 힘 67 야구와 자전거 68 사라진 우주 70 이별 71 짝사랑 72 빈자리 73 우물 75 슬픔은 나의 힘 2 77 삶을 살아낸다는 건 79 비 내리지 않기를 기도 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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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치이는 아픔들이
소복이 쌓이면 사람들은 나를 찾는다 겨우내 많이 힘들었는지 허리 숙임도 마다치 않고 아이의 미소를 머금고 동그란 눈을 반짝인다 당신, 거기 나는 아픔을 딛고 선 네 팔이 부끄러운 몸짓 사랑해 주어 고맙네 수많은 행복들 사이로 몸을 나부끼며 나는, 여기 맘을 나부끼며 수많은 밟힘들 사이로 한가로운 몸짓 길가에 피어 서 있네 당신 아픔을 잊고서 천천히 나는 여기, 당신의 발밑에 --- p.22 「네잎클로버」 중에서 어서 빨리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기를 바랐다 세계를 여는 것은 나의 몫이 아니라 문 앞에 선 나를 종종 상상했다 두 팔 벌려 뛰어가는 기쁨 빛을 껴안는 자의 기대로 몸이 아렸다 아직 오지 말라는 기쁜 말 문 앞에 선 나를 줄곧 끌어당겼다 세계를 다시 여는 것도 나의 몫이 아니라 어서 빨리 좁은 길을 재촉했다 다만 걷지 않고도 걸을 수 있었다 사랑의 말에 업힌 채로 --- p.61 「집으로 가는 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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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의 등불이 될 수 있을까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피어난 작은 곁 하나 누군가의 등불이 되어 주고 곁을 내어주고 싶은 시인, 김소영. 《사랑할 수 없는 틈에 너는 사랑으로 피고》에는 아픔이 담겨있다. 그러나 그 아픔이 아픔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픔을 통해 얻은 견고한 마음이 위로의 문장으로 나아간다. 아픔에서 낚아챈 언어들로 시인은 소박하게 안부를 묻고 슬며시 자신의 곁을 내민다. 시인은 사랑이라는 인간적인 감정을 과하게 부풀리지도, 또한 윤리적인 잣대로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마치 시인을 압도하는 듯하다. 자기 사랑을 넘어 타인을 사랑하고 세상을 어여쁜 눈으로 바라본다. 끝내, 그 사랑은 모든 것의 안녕을 바라는 언어로 비친다. 그렇게 시인은 시를 통해 누군가의 평온을 빌어준다. 무한한 사랑의 고백 대신 잔잔한 다정함이 담겨있는 시집. 볕 좋은 날, 시집과 함께할 틈을 내어 보기를. 어느새 곁에 자리한 시인의 따뜻한 마음으로 우린 마침내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