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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0
1부. 그리운 엄마 그리고 고향 엄마 사진 15 생일 16 설렁탕을 먹으며 17 엄마 기일 18 봄이 오면 19 어버이날 20 개똥참외 21 봄날에 22 제사 음식 23 한숨 24 여름방학의 추억 25 김밥 26 정월 대보름 27 수돗가 옆 수국 28 소나기 1 29 소나기 2 30 고향 31 이사 32 2부. 10년 동안의 고독 외로움 37 초승달 38 강가의 뽕나무 39 비 40 능소화 42 한강가에서 43 천호대로를 보며 44 남산(목멱산)에 올라 45 여의도 한강공원의 아침 46 내 손가락 48 굽은 등 50 하루살이 51 이면지 52 비교하는 삶 53 퇴직을 앞두고 54 경매 물건 56 아들 합격 발표 57 아들 입대 58 보도블록 옆 개미집 59 서로 조금 참자 60 또래오래 62 뚜구리 주점에서 64 그림자 65 윤중로 연가 66 여름 낙엽 68 늦가을 출근길 69 낙엽 70 향연 71 3부. 아차산에 해가 뜨면 꽃비 75 생강나무 꽃 76 복수초 78 별꽃 79 찔레꽃 80 4월의 텃밭 81 봄나물 82 가을 아침햇살 83 가을길 84 홍시 85 철없는 제비꽃 86 가을 풀밭 87 계절이 바뀌는 날 88 눈 쌓인 한강공원을 걸으며 89 첫눈 오는 날 90 관악산에서 91 특별함에 대한 단상 92 네잎클로버 93 행복 94 민들레 95 내려놓기 96 집착 97 일체유심조 98 삶이란 99 왜 그럴까? 100 풀밭에서 102 해바라기 104 둥근달 106 인왕산 야등길 107 남이섬 108 (홍천) 노일강변에서 109 난지도 하늘공원에서 110 완행열차 111 일출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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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소풍 갈 때
엄마가 김치에 밥, 된장에 고추를 싸 주면 소풍 안 간다고 얼마나 울었던가 김밥에 삶은 계란 몇 개를 싸 줘야 겨우 만족해했었다 요즘 산에 갈 땐 그 좋던 김밥에 삶은 계란보다 김치에 밥을 싸 오는 사람이 부럽다 거기에다 된장에 고추를 가져오면 입맛이 더 돈다 인생과 물레방아만 돌고 도는 줄 알았더니만 소풍 가방도, 내 입맛도 돌고 도는구나. --- p.26 「김밥」 중에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몸을 씻는 것도 전철에서 서서 가는 것도 업무를 설명하는 것도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예약을 취소하는 것도 회의에 불참한다는 것도 회의에 불참하지 말라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도 부서원을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향으로 분위기를 잡는 것도 불만자를 설득하는 것도 술을 먹는 것도 친구를 만나는 것도 거실을 청소하는 것도 설거지를 하는 것도 혼자 티비를 보며 노는 것도 세상에 쉬운 게 하나도 없다. --- p.51 「하루살이」 중에서 공원 한편에 대포 같은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앉아 있기에 뭘 찍냐고 물어보니 조그만 나무의 옹이 안에 박새 가족이 살고 있단다 나도 그들 옆에 서서 한참을 기다리니 진짜 새가 들락날락 하기를 반복하네 저 나무는 그냥 지나쳤으면 앞으로는 보지 않을 그저 평범한 나무였는데 지금부턴 저 새들 때문에 이곳을 지날 때마다 생각나는 특별한 놈이 되었구나 그리 보면 특별해지는 것도 이처럼 한순간이다 그럼 나도 한순간에? 지금부터라도 빨리 내 옹이에 둥지를 틀 박새를 찾아봐야겠다. --- p.92 「특별함에 대한 단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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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향한 다정한 손길이 여름 그늘 아래서 너울진다
백종철 시집, 『여름 낙엽은 바스락 소리를 내지 못하지』 백종철 시인의 시집 『여름 낙엽은 바스락 소리를 내지 못하지』 에는 순수한 마음이 담겨있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라며 느낀 소박하지만 아름다웠던 날들, 도시 생활을 하며 느낀 공허함, 덮어두고 지냈던 꿈을 다시 펼쳐보며 느끼는 애틋한 감정까지…. 시집에는 삶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이 여름날 잘 익은 노란 참외처럼 어여쁘게 배어 있다. 산길 오르다 한 주먹 꺾은 창꽃 하나둘 훑어 먹으며 엄마 품속같이 따스한 묏등에 누워 단잠을 청해보리라 「봄이 오면」 중에서 시집에서 제철 과일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의 아삭거리는 맛이 난다. 풀 냄새, 흙냄새, 엄마 냄새…. 시인이 시집 속에 풀어낸 사람 사는 냄새가 아득하게 번지면 한참을 시집 페이지에 머물고 싶어진다. 어느 산골 소년이 한 사회의 어른이 되기까지, 시인이 품어온 번뇌와 깨달음은 투박하지만 진실한 시어가 되어 시집에 담겨있다. 그래서일까. 시집에서 시인의 마음이 읽힌다. 시인은 자신의 이야기로 다른 이의 삶을 돌보는 데 탁월한 힘이 있는 듯하다. 그 마음이 은은하게 퍼지면 어느새 독자는 지금을 더 잘 살아내고 싶어진다. 시인이 건넨 삶을 향한 다정한 손길을 꼭 붙들면 세상살이의 고단함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