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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물은 사랑의 흔적
박예주
꿈공장플러스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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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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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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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11

1부. 슬픔의 위트

공갈빵 15
해파리 도미노 16
사랑할 자격 17
흰색 말티즈 7살 이름 설탕이 18
블루베리 20
딥 허그 21
파르페 22
과일은 속임수 23
homeless 24
성분 25
심연의 뚜껑 26
짝사랑 메타인지 27
커피가 가장 맛있을 때 28
과소비 금지 29
껌딱지 30
핑크 드라이브 31
묘기 32
시집에 실린 총체적 경제 기사 33
생일파티 34

2부. 우리가 실눈 뜨고 발을 맞추긴 어려워서

유리 씨앗 39
내가 할 수 있는 여름 40
점 41
친구라는 응답 42
무명 43
수족냉증 44
플레이트 46
아빠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있는지 물었다 48
허밍 49
시절 반성문 50
투명 51
학설 52
숨구멍 발명대회 53
거즈 54
드림 하우스 55
약속의 몽타주 56
심볼 58
98765432 1 59
아이(I)의 업적 60

3부. 사랑하지 못해서 뱉어낸 한숨은 인공호흡이 되었고

엄마와 꼬리잡기는 늘 지는 게임 64
재생 목록 65
러브 스탠스 66
영원의 부품 67
자국 68
낙원으로 끌려가기 69
사랑받는 기분 70
범주화할 수 없는 사람 71
꿈의 재부팅 72
모르는 입력값 73
조각 케이크 74
청춘의 함유량 76
지금은 사랑의 구미를 당길 때 77
2004 78
천사의 일손 79

4부. 드문 날짜

젤라또 제철 83
선잠 84
발렌타인 메타포 85
넌센스 이별 86
민달팽이는 장마를 선호했고 87
블루 아워 리뷰 88
크리스마스 로맨스 (pm 8:39) 89
라이터 꽃말 90
나의 친절 어댑터 91
사랑의 퍼포머 92
Cream Sound 93
리타르단도 94
팝핑 캔디 95
이별 보안 96
탑노트 97
철거 98
나의 첫 남학생에게 99

5부. 날개 아래로 피하기

잠의 토큰 102
프렌치 얼그레이 103
whip pen 104
미지의 숲 105
for mellow 106
톱니 107
시시한 호명 108
누아르 탈피 110
붕대 111
결혼 112
그린 버블 113
후시녹음 114
솜털 116
쿠앤크 117
벽지 118
식별 패스워드 119
과자집 120
본색 121
틀린 그림 분별하기 122
딥 클린 123
일기 예보 124
지구 아포리즘 125

저자 소개 1

무해한 상처만 내고 사랑을 가늠하게 하는 뭉근한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57g | 119*210*8mm
ISBN13
9791124181102

책 속으로

영문도 모르는 부재로
너를 또 인식하게 되는 날이었지

너는 증명을 바라는 거야
증명을 소각시키고 싶은 거야

그날 내 심장은 가장 큰 공갈빵처럼 부풀어 올랐어

툭 하고 깨면
어떠한 내용물도 없이
슬픔만 잔해가 되는 게
부재니까

툭 하고 깨면
어떠한 음성도 없이
얼굴만 남는 게
부재니까

우리 참 실하게 웃고 떠들었다

다음 약속이 있는 것처럼 말이야
---「p.15, 공갈빵」 중에서

맛없는 도심 속
나무를 심기가 어려워
유리를 심어놓았어

우리가 입술을 닿는 날엔
유리에 자국이 남았는데
문질러보면 너의 지문이 내 지문이 되었고

우린 손이 베이지 않고도
사랑의 민낯을 보았지

있잖아

유리가 깨질 거라고 겁먹지 마

파편이 박혀서 아프다면

그건 사람이 깨졌기 때문일 거야
---「p.39, 유리 씨앗」 중에서

스크린도어가 별 이유 없이 다시 열렸던 것처럼

인사하고 뒤돌아 볼 때
아직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사람처럼

프림의 양이 정량보다 많게 내려진
자판기 커피처럼

다짐보다 더 비대한 다짐같이

오므라지지 않는 마음은 순전히 사랑이라고

---「p.66, 러브 스탠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사랑의 부유물이 구정물일지라도
기꺼이 사랑을 택할 거라고

어느 시인의 뭉근한 사랑 이야기


가만히 ‘사랑’이라는 글자를 입안에서 굴려본다. ‘사랑’. 참, 맑은 이름을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의 첫 느낌은 대체로 비슷하다. 동그란 유리구슬이 반짝이다 못해 윤이 나서, 자칫 금이 가진 않을까 조심스러운 모양이다. 그곳에 서로의 색으로 얇은 막을 입히고 더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사랑은 각자 제 모양으로 자리를 잡는다. 이를테면 반듯하게, 구불구불하게, 어릿하게, 단정하게…….

너는 얼마나 많은 걸 사랑했길래
모든 조직에 멍이 든 거야

이런 속 사정을 알아달라고 하는 것처럼

단맛으로 슬픔을 착색시키는 너는

_「블루베리」

박예주 시인의『구정물은 사랑의 흔적』에는 우리가 경험한 다양한 사랑의 모양이 담겨 있다. 더불어 시집 속 시인이 선택한 낭만적이면서도 유약한 단어들은 시의 맛을 한층 더해준다. 그래서일까, 시인의 문장 끝에선 여린 꽃이 움트기 전의 미세한 통증이 느껴진다.

다만 시인이 시집에 담아낸 사랑은 타인에게만 흐르지 않는다. 때로는 그 대상이 내가 되기도 한다. 연약해서 자주 움츠러들고 넘어지기 일쑤지만 끝끝내 포기하지 않는 나 자신을 향한 애틋한 감정도 함께한다.

누군가에게 무엇 하나 변조하지 않고도
양볼을 고양이처럼 비빌 수 있었던 용기는
아이의 업적이었어

맞아 나는 아이였어

_「아이(I)의 업적」중에서

이제, 박예주 시인의 뭉근한 사랑 이야기 속으로 함께 거닐어보기로 한다. 그 끝에서 당도할 이야기가 정말이지 아름다워서 사랑하는 이 앞에서 한참이나 옷깃을 매만지듯,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가만히, 가만히 만지작거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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