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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어머니의 해당화
돌봄 로봇의 하루/자화상/여름밤의 꿈/가을/그믐밤/해당화/어머니의 해당화/만대항/꽃구경/채송화/어머니/싸리나무 몽당 빗자루/달빛/가을볕에 제2부 바람이 전하는 말 불/씀바귀 양심/뒤꼍의 목련/추억/바람이 전하는 말/시절 피는 아침/앵두/패랭이꽃/과녁/관폭도/자연인/어릿광대/순례/벚나무와 가을 길을 걷다 제3부 겨울이 시 쓰다 밥 먹자/겨울이 시 쓰다/길/단풍에 들다/봄밤/산을 오르며/백묵/빈 들판에서/우리 날개는/개화/강/폭설/겨울 나그네/나무와 물의 사랑 제4부 영산홍 또 그런다 약속/산골은/향기를 물다/영산홍 또 그런다/산골에 거미집을 짓고/낙엽 밟는 소리/맛집 비밀/볕 좋은날/개복숭아 나무에 달린 호박/안개에 덮이다/단풍이 곱다/빈 들녘에 오시다/저문 강가에서/용현계곡 단풍 치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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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생각이 많을 때 잡초 무성한 텃밭에 나가 풀을 뽑는다 다툼에서 밀리는 작물의 엄살 박해받는 것들의 끈질긴 생명력 지켜야 할 생의 경계가 애매하다 인기척에 놀란 개구리 튀어 나가고 풀잎은 긴장하여 움츠러들고 풀벌레 소리 뚝 끊긴다 오금 저리도록 쪼그려 앉아 잡념의 근원 찾아 두 손 빌어 나선 길 풀물 짙어가는 낯익은 손 오래전 사 남매의 든든했던 울타리 풀뿌리에 달려 나오는 엄마의 손마디 낮과 밤이 없던 들녘의 수행 어미를 먹고 자란 거미 같은 자식들 어머니의 종교는 자식이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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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그의 시선은 화려한 개화보다 '비워내는 가을'과 '익어가는 단풍'에 시선을 두고, 삶의 된서리를 맞으며 스스로의 모서리를 깎아내는 과정이 곧 타인에게 꽃이 되는 길임을 역설한다. 이자영의 시들은 성찰과 그리움을 통해 완성되는 평온한 삶의 태도를 우리에게 전해주며 특히 '가족'과 '노년의 고독'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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