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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홀×오케스트라
세계적인 음향설계사가 들려주는 이상적인 소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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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_ 도요타 야스히사
들어가며 _ 우시오 히로에

1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오케스트라와 음향

1. 오케스트라에 있어서 ‘밀집’이란?
연주자와 연주자의 이상적인 거리는 | 홈그라운드 홀과 소리의 균형 |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2. 해외 오케스트라의 음향에서 배운다
금관이 강한데도 현이 살아 있다 | 음악감독의 인사권 | 디지털 콘서트홀을 위한 제언
3. 지금 해야 할 일은
현대 음악으로의 초대 | 훌륭한 트럼펫 연주자가 좋은 앙상블을 만든다 | 유튜브 시대의 오케스트라

한 뼘 탐구 1 가르쳐줘요, 도요타 씨! 음향설계의 기초
실내 음향의 원리 | 슈박스형 콘서트홀 | 빈야드형의 등장 | 컴퓨터 시뮬레이션 | 1/10 모형실험

2장 오케스트라의 소리, 홀의 울림

음향 반사판이 필요한 이유 | 이 사람이 음향 담당자니까 | 음향설계는 과학인가 예술인가 | 잔향 시간이 길면 좋은 홀이다? | 소리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상상한다면

한 뼘 탐구 2 음악을 듣는 장소의 역사
교회 음악과 대성당 | 궁정 음악과 사적 공간 | 오페라 극장의 등장 | 공개 연주회가 시작되다 | 콘서트홀의 발전 과정 | 야외 공연장, 새로운 가능성 | 콘서트홀의 미래를 생각한다

3장 지휘자와 앙상블

카라얀의 특별한 리허설 | 너무나 바쁜 발레리 게르기예프 | 전설의 매니저 어니스트 플라이슈만 | 살로넨과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 지휘자와 목관의 거리가 가까워지도록 | 엘프 필하모니 개관 초기에 | 오자와 세이지의 지휘 철학

4장 건축가와의 협업

프랭크 게리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 피에르 불레즈 잘과 바렌보임 | 장 누벨의 두 걸작 | 무대와 객석의 관계는 영원한 화두

한 뼘 탐구 3 도요타 야스히사의 작품에서 현대의 콘서트홀을 생각한다
도요타가 담당한 서른여섯 개의 홀 | 도요타 음향설계의 특징 | 세계의 콘서트홀, 이곳들을 주목

5장 오케스트라 빌더 Ⅰ: 바렌보임, 자발리슈, 뒤투아

트레이너 지휘자 vs. 예술적인 지휘자 | 신데렐라 오케스트라 | 오케스트라 조율과 첼리비다케 |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계보 | 무티와 자발리슈, 자발리슈와 뒤투아

6장 오케스트라 빌더 Ⅱ: 도흐나니, 불레즈, 살로넨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비밀 | 지나치게 좋은 불레즈의 귀 | 오케스트라를 성장시키는 건 바로 작품과 작곡가

한 뼘 탐구 4 도요타 야스히사의 발자취에서 배운다
음향설계사 도요타의 세 가지 자질 | 일본 클래식 음악 발전 과정 속 도요타 | 클래식 음악을 새롭게 경험하는 시대

7장 클래식이여 영원하라

클래식 음악 녹음과 전문성 | 피에르 불레즈 잘과 뮤자 가와사키 | 오케스트라의 기부금 | 지속 가능한 오케스트라가 되기 위하여

한 뼘 탐구 5 산토리 홀과 뮤자 가와사키 심포니 홀이 걸어온 길

한 뼘 탐구 6 지방 콘서트홀의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후쿠야마 예술문화홀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 오케스트라 정기 공연 모으기 | 홀의 현재 상황 | 한 프로그램당 정기 공연 횟수 늘리기 | 중학교 2학년생 전원 무료 초대 | 지방의 클래식 음악 인구는 진짜 적은가 | 아이디어의 출발은 그 지역의 역사로부터 | 새로운 청중을 만들기 위한 노력 | 지방에 놀러가 클래식 공연까지 즐기자

마치며 _ 하야시다 나오키

저자 소개4

도요타 야스히사

관심작가 알림신청
 

豊田泰久

1952년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에서 태어났다. 1972년 규슈예술공과대학(현 규슈대학 예술공학부)에 입학해 음향설계를 공부했다. 1977년 나가타 음향설계에 입사한 이래 일본의 약 70개 홀의 음향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중 1986년에 개관한 산토리 홀은 뛰어난 음향으로 카라얀, 우치다 미쓰코, 지메르만 등 클래식 거장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2001년부터 나가타 음향설계의 로스앤젤레스 사무소 대표로 재직하며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2003년), 필하모니 드 파리(2015년), 엘프 필하모니(2017년), 피에르 불레즈 잘
1952년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에서 태어났다. 1972년 규슈예술공과대학(현 규슈대학 예술공학부)에 입학해 음향설계를 공부했다. 1977년 나가타 음향설계에 입사한 이래 일본의 약 70개 홀의 음향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중 1986년에 개관한 산토리 홀은 뛰어난 음향으로 카라얀, 우치다 미쓰코, 지메르만 등 클래식 거장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2001년부터 나가타 음향설계의 로스앤젤레스 사무소 대표로 재직하며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2003년), 필하모니 드 파리(2015년), 엘프 필하모니(2017년), 피에르 불레즈 잘(2017년)을 포함해 약 30개 홀의 음향설계를 담당했다. 2004년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CCD)과 바드대학(Bard College)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일본음향가협회상(2012년), 리처드 콜번 상(2018년), 와타나베 아케오 음악기금 특별상(2020년) 등을 수상했다. 2020년에 귀국한 후 현재는 로스앤젤레스 사무소의 고문을 맡고 있으며, 2021년부터 후쿠야마 예술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하여 지방의 콘서트홀을 활성화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하야시다 나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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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田直樹

음악 저널리스트, 평론가.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연극, 미술, 무용, 문학,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우시오 히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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潮博?

음악 저널리스트. 기업의 재무, 법무, 경영 지원 관련 업무를 맡았던 경험을 살려 주로 음악과 사회의 연결을 주제로 한 글을 쓰고 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같은 대학원에서 번역을 강의하고 있다. 2022 대산문화재단 외국문학 번역지원 일본어부문에 선정되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스토리로 배우는 경영전략 대백과』, 『주식은 멘탈이다』, 『가격 경제학』, 『줄서는 미술관의 SNS 마케팅 비법』, 『하버드 스탠퍼드 생각수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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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2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52g | 128*190*21mm
ISBN13
9791199126671

예스24 리뷰

콘서트홀, 소리를 담는 가장 거대한 악기
안현재 예술 PD
2026.02.19.
스트리밍 서비스는 물론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연주 영상까지,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거장들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어폰과 스피커의 눈부신 발전은 이제 정말 그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곤 하죠. 그렇지만 공연장을 찾는 발길은 여전히 끊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기 공연은 연일 매진 행렬이죠. 고품질의 스피커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는 왜 굳이 공연장을 찾는 걸까요? 이유는 명확합니다. 콘서트홀에서 마주하는 생생한 에너지는 녹음된 소리가 결코 닿을 수 없는, 비교 불가능한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콘서트홀×오케스트라』는 엘프 필하모니, 필하모니 드 파리, 롯데 콘서트홀, 산토리 홀, 월드 디즈니 콘서트홀 등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콘서트홀의 음향을 빚어낸 음향설계사 도요타 야스히사와 음악 평론가 하야시다 나오키의 대담을 담았습니다. 풍부한 울림 속에서도 모든 악기의 소리가 선명하게 살아있는 소리를 추구하는 도요타 야스히사의 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단순한 음향설계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반사음과 잔향의 설계, 무대 구조와 바닥 재질 등 콘서트홀의 공학적 설정부터 오케스트라 배치에 따른 소리의 변화까지, 평소 듣기 힘들었던 무대 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특히 지휘자와 연주자를 대하는 도요타의 시선은 공간이 어떻게 예술의 일부가 되는지 새로운 관점을 열어줍니다.
콘서트홀은 그 자체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가장 거대한 악기'입니다. 앞으로 공연장에 가신다면 음악을 담아내는 이 거대한 악기를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아는 만큼 들리는 법이니, 그때의 경험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깊이로 다가올 것입니다.

책 속으로

계단식 연주석을 산토리 홀에서 처음 효과적으로 사용한 오케스트라는 사실 첼리비다케의 뮌헨 필이었어요. 우리도 깜짝 놀랐지요. 보통 다른 오케스트라들은 꺼리는 편인데 그 사람들은 거침없이 썼거든요. 우리는 오히려 그 연주석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뮌헨 필에게서 배웠어요. 일본 오케스트라들에는 현악기까지 계단식으로 배치하는 풍토가 없었습니다. (…) 산토리 홀의 무대에서 좋았던 점은 스위치 하나로 연주석을 계단식으로 올릴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반대로 나빴던 점은 스위치 하나로 연주석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었고요.(웃음)
--- p.18-19

누가 그 소리를 만들었을지 생각해보면 셀 외에는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요. 다만 음악감독으로 로린 마젤도 있었고,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도 있었고, 벨저뫼스트도 있고, 한때 피에르 불레즈도 음악 고문을 맡았지요. 음악감독으로 취임하기 위한 변하지 않는 조건은 클리블랜드의 균형, 소리의 질, 음색을 무너뜨리지 않는 거예요. 톰 모리스에게 확실히 들었습니다. 클리블랜드는 음악감독을 선정할 때 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요. 그래서인지 레너드 번스타인 같은 지휘자는 꺼리는 모양이에요.
--- p.31

무대 위 오케스트라 주위에 음향 반사판이 없으면 소리가 사방팔방으로 흩어지게 돼요. 한가득 매달려 있는 커튼에도 흡수가 되고요. 객석으로 가야 할 소리가 무대 위에서 흡수되어버리기 때문에 소리를 반사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음향 반사판입니다. 좋은 소리란 무엇일까. 음악가들은 콘서트홀에 무엇을 원할까. 거의 선문답에 가까운 질문이지만, 무대 위의 음향은 마땅히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산토리 홀은 홀 전체의 음향을 생각하면 사실 천장이 더 높아도 좋지만, 무대의 연주자들에게는 너무 높아요. 어느 정도는 무대 위의 소리를 돌려줘야 하기에 반사판이 필요한 거예요.
--- p.68

산토리의 말은 이랬어요. “어쨌든 소리가 좋은 홀을 지어주세요. 세계적인 수준의 홀, 누구나 좋다고 인정할 만한 홀이라면 잔향 시간은 어찌 되든 상관없습니다.” 이것저것 설명하는 와중이었는데 산토리 측에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그렇군요. 잔향 시간은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 같은 거네요.” 눈이 번쩍 뜨였어요. 핵심을 찌르는 말이었으니까요. 위스키에서 알코올 도수보다 더 중요한 건 전체적인 품질, 또는 부드러운 맛이나 감칠맛 같은 거잖아요. 그런 성질은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거고요.
--- p.82

베를린 필의 장점을 하나만 간단히 말하면, 모든 악기의 소리가 들린다는 거예요. 아무리 복잡한 곡에서든 투티(모든 연주자가 동시에 연주함)를 빵 하고 연주해도 모든 악기 소리가 제대로 들려요. 균형이 잘 잡혀 있지요. 이노우에 미치요시 씨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카라얀의 리허설은 아주 재미있었다고 하더군요. 우수한 오케스트라라도 투티에서 포르티시모(매우 강하게 연주)는 앙상블이 엉망진창이 되는데, 그 경우에 카라얀은 곧바로 오케스트라를 멈추고 거기서 “방금 포르티시모 부분을 전부 피아니시모(매우 약하게 연주)로 낮춰라”라고 말했다고 해요.
--- p.117

저도 여러 콘서트홀의 건축에 참여했는데, 건축가가 클래식 공연을 얼마나 좋아하고 싫어하느냐는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건축가가 스스로 관심이 있느냐 하는 문제요. 가령 평범한 살림집을 건축할 때도 부엌을 설계할 때 주부 또는 직접 요리하는 사람이 의견을 말하지 않으면 좋은 부엌을 지을 수 없잖아요? 그런데 만약 건축가가 평소에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관점부터 다를 거예요. 마찬가지로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설계하는 것과 지식만 있는 사람이 설계하는 건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프랭크 게리는 디즈니 홀이 지어진 뒤에도 LA 필 정기 연주회를 거의 모두 듣지 않았을까 싶어요.
--- p.146

특히 오케스트라 빌더로서 지휘자의 재능은 오케스트라 단원의 입장에서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오케스트라 속에서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연주할 때는 앙상블의 좋고 나쁨을 느끼기 어려우니까요. 객관적으로 듣기 힘든 입장이지요. 미안한 말이지만 청중의 귀가 훨씬 객관적이에요.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평판이 좋은 지휘자가 청중에게도 좋은 지휘자라는 보장은 없어요. (…) 특정 오케스트라와 잘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례는 확실히 많은 것 같아요.
--- p.203

제가 가와사키시 담당자에게 한 말은, 좋은 콘서트홀을 만들어서 좋은 오케스트라를 많이 불러달라는 거였어요. 평소 음악회에 안 오는 사람들도 무슨 오케스트라가 왔다든가 무슨 지휘자가 왔다고 자랑할 수 있도록. 택시 기사가 “뮤자 가와사키는 정말 대단해요”라고 자랑할 수 있을 만한 홀을 만들어야 한다고요. 뮤자가 있어서 가와사키에 살맛이 난다고, 또는 가와사키에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 든다고 할 만한 홀이요. 요약하자면 가와사키에 사는 사람들이 자랑할 만한 홀을 짓는 거지요.

--- p.275

출판사 리뷰

“‘소리가 좋은 홀’이라고 누구나 대충 막연하게 말하지만,
거기에는 기술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요소도 많이 작용하네요.”


음향설계는 과학인가, 기술인가, 예술인가. 콘서트홀의 좋은 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도요타는 음향을 설계할 때 풍부하게 울리면서도 모든 악기가 깨끗하게 들리는 소리를 추구한다. “풍부함과 명료함은 서로 반대 방향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좋은 콘서트홀에 가면 두 성질이 모두 갖춰져 있다”고 그는 말한다. 홀의 풍부한 울림은 반사음과 잔향음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달렸다. 벽이나 천장으로 소리를 확산시키는 형태 만들기, 흡음에 영향을 주는 의자의 형태와 재질 선정이 중요하다. 무대의 크기, 천장의 높이, 반사판, 무대 바닥의 구조와 재질도 고려해야 한다. 오케스트라의 배치 방식과 계단식 무대 장치 등도 음향에 영향을 미친다. 홀의 특성을 설명할 때 숫자로 표현되는 잔향 시간이 쉽게 이용되는 측면이 있는데, 잔향 시간이 길다고 무조건 좋은 홀은 아니며, 사실 잔향 시간의 적절한 길이는 홀의 규모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음향설계는 과학과 기술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지극히 예술의 영역이기도 하다. 오케스트라의 균형 잡힌 소리에서 좋은 연주가 나온다고 도요타는 여러 차례 강조한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듣는 소리의 균형, 지휘자가 듣는 소리의 균형, 관객이 듣는 소리의 균형이 다 다르고, 콘서트홀마다 소리의 균형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감각이야말로 콘서트홀의 음향을 좋게 만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와 관련해 도요타는 오케스트라가 상주하는 전용 콘서트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수많은 오케스트라들이 정기 공연을 하는 콘서트홀이 있지만 그곳에서 연습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케스트라는 당연히 공연 횟수보다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횟수가 많기에, 일본의 몇몇 사례들 또는 유럽의 큰 오케스트라들처럼 리허설과 공연 모두를 콘서트홀에서 할 수 있다면 그 균형의 감각을 단원들이 몸에 익힐 수 있게 되고, 또 그것이 전통이 되어 좋은 앙상블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도요타는 설명한다.

“아무리 객석이 만석이라도 음악이 없다면 콘서트홀은 그저 상자에 불과할 뿐이지요.”

이 책은 음향을 비롯해 오케스트라, 지휘자, 건축가, 콘서트홀의 운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모두를 아우르는 중심에 ‘음악’이 있다. 도요타는 음향설계사이기 이전에 오랜 클래식 음악 팬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음향설계사로서 그가 생각하는 클래식 음악과 이상적인 오케스트라 소리에 관한 생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도요타는 “앙상블의 좋고 나쁨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좋고 나쁨의 문제”라고 단언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여러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에 대한 소견과 평가를 들려준다.

그는 특별히 귀가 아주 좋아서 소리의 균형을 잘 잡는 지휘자들을 높이 평가한다. 예를 들어 카라얀은 오케스트라가 모두 함께 포르티시모로 연주하는 부분을 연습할 때 전부 피아니시모로 바꿔 균형을 맞춘 뒤 앙상블이 좋아지면 그 상태 그대로 소리를 키워나가는 방식으로 리허설을 이끌었다. 위대한 지휘자인 동시에 뛰어난 오케스트라 트레이너이기도 했던 것이다. 서로의 소리를 잘 듣는 일이 음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 첼리비다케는 단원들이 최대한 가깝게 앉아 연주하도록 지시했다. 살로넨은 목관의 균형을 아주 강하게 의식해 디즈니 홀 무대 레이아웃에서 목관을 지휘자 가까이에 두어달라는 요청을 했다. 지금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은 목관과 지휘자 사이에 현악기가 항상 두 열이다. 그밖에도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을 연주할 때 콘트라베이스를 정면 뒤에 한 줄로 늘어놓았던 토마스 헹겔브로크의 경우나 베토벤을 연주할 때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을 나누어 배치했던 도흐나니 등 구체적인 사례들은 지휘자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게 하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도요타는 지휘자의 역할 중에서도 오케스트라의 균형 잡힌 소리를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 트레이너 혹은 오케스트라 빌더로서의 역할에 특히 주목한다. 빈 필이나 베를린 필처럼 지휘자에 좌우되기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앙상블을 지켜내는 유구한 전통을 지닌 오케스트라도 있지만, 단 한 명의 마에스트로의 힘에 의해 비약적으로 성장한 소위 ‘신데렐라 오케스트라’도 있다. 그는 조지 셀과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첼리비다케와 뮌헨 필하모닉, 사이먼 래틀과 버밍엄 시티 심포니, 테오도르 쿠렌치스와 무지카 에테르나 등을 꼽으며 이런 ‘신데렐라 오케스트라’들의 존재가 다른 오케스트라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게 한다고 말한다.

“콘서트홀이 사람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의 가능성을 열어준 거군요.”

도요타는 프랭크 게리, 장 누벨, 헤어초크 앤 드뫼롱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과 작업했다. 특히 프랭크 게리와는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피에르 불레즈 잘을 포함해 총 여섯 곳을 함께 했다. 평소에 요리를 하는 사람이 부엌을 설계한다면 관점부터 달라지듯, 음악과 공연을 좋아하는 프랭크 게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은 화려한 외관으로 유명하지만 실은 음향을 비롯한 내부 설계를 다 마친 뒤에 외부 설계를 시작한 매우 드문 사례였다. 공연장의 핵심이 음향과 음악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건축가이기에 가능한 이상적인 협업이었던 것이다.

세계적인 콘서트홀은 대부분 그 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호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도 널리 쓰인다. 도요타가 참여한 독일 함부르크의 엘프 필하모니는 항만이었던 곳을 재개발한 지역에 지어졌다. 기존의 벽돌로 지은 창고 건물 위에 유리로 만든 구조물을 조합한 이 아름다운 건축물이 랜드마크가 되면서 이 지역은 수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관광 명소로 거듭났다. 공연 관람객뿐 아니라 콘서트홀 가이드 투어에 연간 7만 6천명이 온다는 설명은 우리나라의 콘서트홀 운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외에서 활동하던 도요타는 이제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지방의 콘서트홀을 활성화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지방은 클래식 인구가 적어서 운영이 힘들다’는 편견을 넘어서는 사례로 그가 음향설계를 맡았던 뮤자 가와사키 심포니 홀과 현재 이사장으로서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후쿠야마 문화예술홀 리덴로즈의 다양한 기획과 시도들을 소개한다. 이는 중소 도시에서도 충분히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 세계적인 콘서트홀이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마리로, 콘서트홀 운영 관계자들에게 좋은 인사이트가 되어줄 것이다.

앞으로 공연장에 가면 아름다운 음악을 담아내는 콘서트홀의 형태와 구조물, 오케스트라의 배치를 눈여겨보자. 오케스트라 소리의 균형과 앙상블에 귀를 기울여보자. 이 책을 읽은 당신이라면 분명 콘서트홀 안과 밖의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고 새롭게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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