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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a Pea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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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고의 어린이 문학가 필리파 피어스의 특별한 동화.
익숙한 일상의 변화에서 생겨나는 공포, 낯선 공간과 시간이 주는 신비로움과 불안감, 일어나야 할 것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음으로써 야기되는 긴장 등이 어우러진 수작.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과 공간, 인물의 상태와 행동만으로 조용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마치 그림자처럼 스르르 사라지는 식으로 끝을 맺는다. 두려움, 호기심, 이상한 느낌들로 아이들의 상상을 새롭게 부추긴다. 에마는 바닷가에 있는 이모할머니 댁에서 사흘 밤 동안 머물게 된다. 에마는 애니 이모가 쓰던 집 꼭대기의 다락방에서 자게 되는데, 이모할머니가 애니 이모 이야기를 할 때마다 깊은 한숨을 쉬는 것이 이상하다. 잠을 자던 에마는 한밤중에 눈을 번쩍 뜬다. 똑똑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빤히 바라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음 날 밤에도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지켜보는 것 같았다. 동생 말로는 다락방에 유령이 나온다고 했는데……. 사흘째 밤 에마는 자신을 지켜보는 누군가가 바로 고양이였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익숙한 생활 공간을 떠나 외딴 곳으로 휴가를 온 에마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특별하다. 그런 에마에게 집 꼭대기의 다락방은 아늑하고 독립적이지만, 동시에 혼자이기 때문에 공포스러운 곳이다. 그 낯설고 신비로운 공간에서 에마는 사흘 밤 동안 긴장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바로 그 시간과 공간 속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난다. 고양이를 기르지 않는 집에서,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애니 이모가 기르던 고양이와 똑같이 생긴 고양이가 어둠 속에서 에마를 지켜보고 있었던 곳이다. 이 고양이는 아무래도 옛날에 애니 이모가 다락방에 있었을 때나 나타나야 할 것 같은데, 에마의 시간과 공간 속에 나타난 것이다. 과연 이 고양이는 누구일까?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피어스의 이 작품은 어떤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여느 추리물이나 공포물과는 다르다. 우리가 살면서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것들이 어느 날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었을 때 생겨나는 긴장과 공포, 신비감과 불안감 등을 시간과 공간과 등장인물이라는 기본적인 요소만으로 간단하게 엮어 한 편의 훌륭한 이야기를 창조해 낸 것이다. 언뜻 보면 밋밋해 보이지만 아기 고양이의 출현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상한 느낌들 때문에 이야기는 우리의 상상을 새롭게 부추긴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다락방, 일상적인 생활을 벗어나 휴가를 떠난 아이에게 다가온 밤이라는 시간의 공포감과 신비로움, 이 속에서 일어나야 할 것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음으로써 야기되는 긴장, 그리고 어둠 속의 고양이. 이러한 것들이 원초적으로 불러일으키는 두려움. 언뜻 보면 별 것 아닌 것인데도 그 뒤에 있는 기묘한 점들을 이야기 속에 짜 넣음으로써 “어린이도 행간을 읽을 수 있다.”는 피어스의 말처럼, 어린이는 이야기 너머에 있는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