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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에 집을 짓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집 안 곳곳에 놀이 공간을 마련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손꼽아 기다려도 아이는 생기지 않고,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던 고운 빛깔들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궁리하는 사이에 마지막 빛깔마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그들은 그때에야 비로소 깨닫습니다. 자기들이 낳지 못한 아이가 아주 먼 곳에 사는 다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는 것을요.
남자와 여자는 ‘세상 모든 것을 다 아는 할머니’를 찾아가 아이를 찾게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할머니는 두 사람이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지 오랫동안 지켜본 뒤, 가족을 잃은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여왕님의 어린이집’을 일러 줍니다. 그곳에서 남자와 여자는 온몸에 가시가 돋친 고슴도치 아이를 만납니다. 기대와는 너무나 다른 아이 모습에 처음엔 실망하지만, 그들은 망설임 끝에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옵니다. 남자와 여자는 아이를 돌보다 가시에 찔려 상처투성이가 됩니다. 하지만 사랑과 정성, 기다림의 힘으로 아이를 끌어안습니다. 하루하루 흐를수록 가시는 점점 부드러워지고, 하나 둘 떨어져 나갑니다. 어느덧 가시가 모두 사라지고 늠름한 청년으로 자란 아이. 청년은 아버지 어머니와 산책을 나갔다가, 어깨를 쭉 펴고는 날갯짓을 합니다. 그러고는 부모에게 손을 흔들며 태양 저편으로 멀리멀리 날아갑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며, 넓은 세상으로 아들을 떠나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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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듣고 보고 겪지 못한 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편견이라는 벽에 가로막히기 십상입니다. 입양 문제도 그렇습니다. 입양을, 오갈 데 없는 남의 자식을 거두는 선한 행동인 양 미화하거나 대를 잇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하는 순간, 입양은 내 울타리 안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 또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에 머무르고 맙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입양 부모는 끝없는 사랑과 인내심으로 충만한 성자 성녀가 아닙니다. 기대와는 너무 다른 아이를 처음 본 순간 실망하기도 하고 갈등하기도 하는 보통 사람일 뿐입니다. 아이 또한 온 가족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준 천사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아이는 세상에 대한 경계심으로 가시를 바짝 세우는 고슴도치일 뿐이지요. 그런 인물들이 만나 마음의 벽을 조금씩 허물고 서로에게 다가갑니다. 온갖 어려움이 뒤따르지만 그들은 사랑과 믿음으로 마침내 행복을 가정을 일굽니다. 이처럼 이 책은 담담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입양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고 축복인지 이야기합니다. 나아가 가족의 참뜻을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가족이란 같은 핏줄로 묶인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동아리가 아니라 사랑과 믿음으로 맺어진 동아리라는 점, 그리고 이 세상에는 판에 박힌 듯 똑같은 모습의 가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른 꼴을 띤 가족들도 많다는 점,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모두 다 귀하고 따뜻한 울타리라는 점을 깨닫게 하는 작품입니다. 지은이는 작은 부분 하나조차 예사로이 드러내지 않습니다. 예컨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슬픔을 자연의 빛깔이 사라지는 것으로, 가족을 잃고 세상을 경계하는 아이를 가시 돋친 고슴도치로, 그리고 아이와 새 부모가 온전한 가족이 되는 과정을 아이 몸에서 가시가 떨어져 나가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심지어 이 책에는 ‘입양’이라는 단어조차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어떤 책보다 명쾌하게 입양의 참뜻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 상징은 퍽 복잡하고 어려운 일임에 분명한 입양 문제를 아이 눈높이에서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하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러한 이야기 방식은 콜라주 기법으로 아기자기하게 오려 붙인 그림과 어우러져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