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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eth Grah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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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우리 착한 친구 래티! 그렇게 딱딱하고 까다로운 말투로 시작하지 말아 줘. 가야 한다는 건 너도 잘 알잖아. 너 없이는 도저히 안 돼. 그러니까 이미 정해진 일로 하고, 쓸데없는 말다툼은 그만두자고. 그건 정말 못 견디겠으니까. 설마 그 지루하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강 마을에서 평생을 보낼 생각은 아니겠지? 굴속에 틀어박혀서? 아니면 맨날 배만 타면서? 난 너에게 세상을 보여 주고 싶어. 널 제대로 된 동물로 만들어 주고 싶다고, 친구!”
---p.33~34 “장엄하고도 가슴 뛰는 광경이었어! 한 편의 움직이는 시였어! 저게 바로 진짜 여행이야. 아니, 유일한 여행이지! 오늘은 여기, 다음 주는 전혀 다른 곳으로! 마을들은 스쳐 지나가고, 도시는 훌쩍 건너뛰고……. 언제나 새로운 지평선을 향해! 오, 하느님! 오, 풉풉! 세상에, 세상에!” ---p.41 모울의 마음은 조심스럽게 배려해 온 래트가 바라던 바로 그 상태였다. 이곳이 소박하고 단순하며, 어쩌면 조금은 비좁다는 것도 잘 알았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곳 하나쯤은 삶에 꼭 필요하다는 것도 분명히 느꼈다. 모울은 새롭고 넓은 세상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햇빛과 바람, 바깥세상은 여전히 모울을 부르고 있었고, 언젠가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야 할 것도 알고 있었다. ---p.109 그날 이후로도 토드는 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지루한 감옥 생활을 견뎌 나갔다. 간수의 딸은 갈수록 토드가 안쓰러워졌다. 자기 눈에는 그저 철없는 장난처럼 보이는 일 때문에 저 작은 동물이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게 영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드는 역시 토드였다. 아가씨가 자기를 걱정해 주는 까닭이 점점 깊어지는 애정 때문은 아닐까 하고 은근히 짐작했다. 그러면서도 둘 사이에 놓인 사회적 간극이 너무 크다는 사실을 아쉬워했다. ---p.153 모울은 슬며시 토드의 팔짱을 끼고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바깥공기 속으로 이끌어 등받이 달린 고리버들 의자에 앉혀 놓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험담을 다 들려달라고 했다. 토드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신이 나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울은 남의 말을 잘 들어 주는 동물이었다. 그래서 토드는 끼어들거나 비난받는 일 없이 마음껏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었다. ---p.239 토드는 한껏 감정을 실어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다 부르자마자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더 불렀다. 그러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길고 긴 한숨이었다. 그런 다음 물 주전자에 머리빗을 적셔 가운데 가르마를 반듯하게 타고, 양쪽 머리를 얼굴 옆으로 가지런히 눌러 빗었다. 한 올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매끈하게 정돈했다. 이미 응접실에 모여 있을 손님들을 맞으러 문을 열고 조용히 계단을 내려갔다. ---p.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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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모험, 우정이 어우러진 네 친구의 특별한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이야. 있잖아, 친구, 내 생각엔 배를 타고 한가로이 떠돌면서 빈둥거리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은 없어. 정말로, 그만한 일은 하나도 없지.” 어느 봄날, 땅속 굴에서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모울은 문득 바깥세상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강을 사랑하는 래트를 만나며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강 위에서 한가롭게 배를 타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살아가는 시간은 모울에게 전에 없던 자유와 기쁨을 안겨 준다. 두 친구는 와일드 우드 깊은 곳에 사는 배저 아저씨를 만나고, 동시에 허풍 많고 충동적인 토드와 어울리며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특히 새로운 탈것에 쉽게 매혹되는 토드는 자동차에 집착하다 무모한 사고를 일으키고 결국 감옥에 갇히게 된다. 이후 이어지는 탈출과 귀환, 그리고 빼앗긴 저택을 되찾는 과정은 이야기의 긴장감과 유쾌한 재미를 더한다. 모울, 래트, 토드, 배저 아저씨는 서로 다른 성격과 삶의 방식을 지녔지만, 때로 부딪히고 흔들리면서도 끝내 서로를 이해하고 지켜 낸다. 이들의 여정은 단순한 모험을 넘어 함께하는 우정의 기쁨과 관계의 소중함을 따뜻하게 전한다. 존 버닝햄이 완성한 가장 특별한 판본 이번 판본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의 그림이다. 그는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지각대장 존』 등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작가로, 자유로운 선과 절제된 색감, 그리고 어린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에서도 존 버닝햄 특유의 그림은 원작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확장한다. 풍경을 가득 채우기보다 여백을 남기는 방식은 강가의 고요함과 숲의 깊이를 더욱 또렷하게 보여 주고, 과장되지 않은 표정과 몸짓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특히 그의 그림은 원작이 지닌 서정성과 유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이 이야기 속 풍경과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든다. 모울과 래트가 함께 떠다니는 강 위의 한가로운 시간, 토드의 소란스럽고 유쾌한 모험, 숲속의 고요한 풍경은 존 버닝햄의 손을 거쳐 더욱 따뜻하고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세대를 넘어 사랑받아 온 고전과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의 만남. 이번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고전을 다시 발견하게 하는 특별한 판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