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위한 예술'을 기치로 내세운 유미주의(Aestheticism)를 대표하는 아일랜드 출신 작가이다. 화려한 언변과 번뜩이는 기지로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의 위선과 엄숙주의를 날카롭게 풍자하며, 문학계와 사교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1888년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그 밖의 이야기들』(The Happy Prince and Other Tales)로 주목받은 그는, 1890년 잡지에 발표되고 1891년 단행본으로 확장된 유일한 장편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을 통해 도덕의 경계를 넘어선 미적 쾌락과 그로 인한 인간의 타락을 그려내며 큰 찬사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이후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Lady Windermere's Fan), 『진지함의 중요성』(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등 영국 상류사회를 날카롭게 조롱하는 희극들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런던 극단을 사로잡은 당대 최고의 극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성공의 정점이던 1895년, 동성애 혐의로 기소되어 투옥되면서 그의 삶은 급격히 추락했다. 수감 중에는 긴 서한 형식의 『옥중기』(De Profundis)를 집필했고, 출소 후에는 「레딩 감옥의 발라드」(The Ballad of Reading Gaol)를 발표하며 자신의 고통과 성찰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다. 1897년 출소 후 파리로 건너가 가난과 건강 악화 속에 1900년 4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사회적 편견과 개인적 비극 속에서도 아름다움과 자유를 추구했던 그의 작품 세계는 오늘날까지 영미문학사의 독보적인 유산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