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러시아 문학의 창시자이자 ‘러시아 시의 태양’이라 불리는 위대한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1799년 모스크바의 유서 깊은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외증조부는 표트르 대제를 섬긴 아프리카계 장군 아브람 간니발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근교의 황립 귀족학교 리체이에서 수학하며 일찍이 천재적인 문학적 재능을 드러냈고, 유모 아리나 로디오노브나에게서 들은 풍부한 러시아 민담과 민중의 언어는 그의 작품 세계 전반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1820년대부터 발표한 운문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 역사극 《보리스 고두노프》, 그리고 산문 걸작 《대위의 딸》, 《스페이드의 여왕》 등은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를 여는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된다. 그는 낭만주의를 넘어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토대를 마련하며, 거대한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운명과 자유, 권력과 인간의 갈등을 아름답고 정제된 언어로 형상화했다.
푸시킨의 문학은 서구 문학의 영향 속에서도 러시아의 일상어와 민중어를 예술적인 문학어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의의를 지닌다. 자유분방한 사상과 직설적인 표현으로 제정 러시아 권력과 갈등을 빚어 유배 생활을 겪기도 했으나, 그의 문학적 통찰과 비판 정신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 서른일곱의 나이에 결투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작품은 고골,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등 후대 거장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러시아 문학의 영원한 기원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