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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봄의 스타카토_ 6 / 02. 한국화韓國畵_ 8
03. 세상살이_ 10 / 04. 초여름_ 12 05. 휘파람새_ 14 / 06. 찌_ 16 07. 새_ 18 / 08. 소보름날_ 20 09. 펭귄_ 22 / 10. 추신_ 24 11. 마을은 고요하고_ 26 / 12. 무제無題_ 28 13. 마늘밭_ 30 / 14. 지문指紋_ 32 15. 첫눈_ 34 / 16. 모기장 밖에 모기가 살고_ 36 17. 감처럼 불을 켜고_ 38 18. 개똥벌레_ 40 / 19. 첫닭_ 42 20. 목젖_ 44 / 21. 굴뚝_ 46 22. 그것도 꿈인데_ 48 / 23. 굴비 세 마리_ 50 24. 바다 일기_ 52 / 25. 처서處暑에 붙여_ 54 26. 저녁노을_ 56 / 27. 개울과 강과 바다_ 58 28. 벗어놓은 안경_ 60 / 29. 주말 오후_ 62 30. 하늘의 알_ 64 / 31. 꿈꾸는 날개_ 66 32. 강아지풀_ 68 / 33. 섬_ 70 34. 어머니 생각_ 72 / 35. 사추기思秋期_74 36. 무지개_ 76 / 37. 한 켤레_ 78 38. 채마밭 오후_ 80 / 39. 무르익은 밤에_ 82 40. 바닷물고기 나라_ 84 / 41. 달밤 달빛이_ 86 42. 가을밤_ 88 / 43. 초겨울 낚시_ 90 44. 봄비_ 92 / 45. 물구나무서다_ 94 46. 눈사람 아이_ 96 / 47. 박대_ 98 48. 하모니카 형_ 100 / 49. 재 너머 밭_ 102 50. 거미그물_ 104 / 51. 바람의 말씀_ 106 52. 참깨_ 108 / 53. 기러기 울고_ 110 54. 그림자의 집_ 112 / 55. 붉은 수염_ 114 56. 홍시 2_ 116 / 57. 그리고 또_ 118 58. 저녁해_ 120 / 59. 덩굴장미_ 122 60. 갈등_ 124 / 61. 초승, 반지_ 126 62. 까치걸음_ 128 / 63. 일식日蝕_ 130 64. 펭귄 2_ 132 / 65. 울음벌레_ 134 66. 한글날_ 136 / 67. 홍시 3_ 138 68. 가오리연_ 140 / 69. 어느 시골길에서_ 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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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와 할미가 닮아가는 시간, 그 속에서 발견한 인생의 가장 소중한 밑줄
시의 언어가 그림을 만나 향기를 풍기고, 그림의 선이 시를 만나 노래가 됩니다. 박만진 시인의 신작 시집 『채마밭 오후』는 시와 삽화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독자의 마음에 고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삶의 순리를 비추는 따뜻한 문장들 표제작 「채마밭 오후」에서 시인은 밭을 매는 할머니와 손때 묻은 호미가 서로 닮아 있음을 발견합니다. 오랜 세월 대지를 일구며 서로를 길들여온 둘의 관계는 단단하면서도 지극히 자연스럽습니다. 시인은 이처럼 소박한 일상의 풍경을 통해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늙어가고 닮아가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시인은 소멸과 마감을 슬퍼하기보다 그 안에서 생의 경건함을 읽어냅니다. 「저녁노을」에서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인 노을을 두고 "하느님이 붉은 물감을 찍어 밑줄을 그은 것"이라 표현하며, 하루를 마감하고 어둠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사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순간임을 역설합니다. 이러한 시선은 독자들에게 지나온 삶을 너그럽게 품어 안을 수 있는 위로를 건넵니다. ■ 노년의 가슴에 다시 피어나는 그리움과 동심 시인의 감각은 멈추어 있지 않고 늘 푸른 청춘의 설렘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지개」에서 소나기가 걷힌 하늘의 무지개를 향해 "사랑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내 그리움의 화살"을 당기고 싶다는 고백은 여전히 생동하는 사랑의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나아가 「눈사람 아이」에서는 늘그막의 아내에게 속삭여 눈사람 아이를 낳고 함께 눈싸움을 하고 싶다는 천진난만한 소망을 피워 올립니다. 이처럼 시인은 늙어감 속에서도 결코 바래지 않는 동심과 다정한 사랑의 본질을 잃지 않습니다. ■ 시의 여백을 채우는 사이로 화백의 명품 카툰 이번 시집의 가장 큰 매력은 매 페이지마다 시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사이로 화백의 삽화입니다. 오랜 시간 카툰과 목판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내면을 따뜻하게 그려온 사이로 화백은 박만진 시인의 정갈한 서정시에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글만으로는 다 담지 못했던 여백의 감정들이 화백의 다정한 붓끝을 통해 시각적인 감동으로 되살아나며, 독자는 마치 조용한 갤러리를 거닐며 시를 읽는 듯한 특별한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채마밭 오후』는 삶의 거친 숨을 고르고 나직한 혼잣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책입니다. 계절의 모퉁이마다 찾아오는 자연의 선물 같은 시편들과 그 곁을 지키는 다정한 그림들은, 오늘 하루 분주하게 흔들렸던 우리의 영혼을 따뜻하게 보듬어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