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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 유뇌론이란 무엇인가 2 마음은 어디서 생기는가 3 ‘물질’로서의 뇌 4 계산기라는 뇌의 진화 5 위치를 안다 6 뇌는 뇌밖에 모른다 7 데카르트, 의식, 수면 8 의식의 역할 9 언어의 발생 10 언어의 주변 11 뇌와 시간 12 운동과 목적론 13 뇌와 신체―에필로그 |
Takeshi Yoro,ようろう たけし,養老 孟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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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뇌 속에 살고 있다
뇌가 ‘구조’라면 의식은 그 ‘기능’이다. 의식은 뇌의 생물학적 필연이며 뇌의 전형적인 자위행위다. 이러한 의식을 인간의 몸 밖에 구현한 것이 ‘세계’이다. 우리의 먼 조상은 말 그대로 ‘자연 속에서’ 살았지만 지금 우리는 ‘뇌 속에’ 살고 있다. 도시에서는 인공물이 아닌 것을 찾아보기 힘든데, 모든 인공물은 뇌 기능의 표출이며 의식의 발현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과 문화, 사회 제도와 언어도 뇌의 산물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하드웨어 면에서든 소프트웨어 면에서든 거의 뇌 속에 갇혀버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유뇌론은 인간의 모든 활동을 뇌라는 기관의 법칙성을 통하여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입장이다. 모든 것이 뇌의 작용이라면, 과연 뇌의 어떤 구조와 기능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 해부학자인 저자는 자신의 고유 영역인 이런 질문에서 출발하여 ‘마음은 어디서 생기는가’, ‘신체와 영혼은 분리할 수 있는 것인가’, ‘계산기는 뇌를 대신할 수 있을까’, ‘위치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언어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등의 문제에 대해 자연과학과 철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대답을 시도한다. 뇌는 뇌를 알고 있다.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는 것이야 말로 뇌의 기능이며 이것이 바로 ‘의식’이다. 의식은 한마디로 말하면 뇌가 뇌를 아는 방식이다. 진화 초기, 동물의 뇌는 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단순히 반응하는 기관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뇌의 용량이 커지고, 본래의 기능을 다하고도 잉여분이 생기자 인간의 뇌는 자신의 뇌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본래 뇌는 신체에 대해 알기 위해 온몸에 말초신경을 깔아놓고 있지만, 굳이 말초신경을 개재시키지 않아도 이미 뇌세포끼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일부러 뇌를 알기 위해서 뇌에 신경을 보낼 필요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때부터 뇌는 외계에 대해서,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뇌에 대해 알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곧 ‘의식’이다. 뇌의 미래 인류의 역사는 ‘뇌의 세계’가 ‘자연의 세계’에 침윤하는 역사다. 현대인은 자연이라는 현실을 무시하고 뇌가 그리는 판타지의 세계에 완전히 갇혀버림으로써 자연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켰다. 그것을 우리는 진보라고 부른다. 따라서 뇌는 현대의 이데올로기이자 현실이다. 이러한 뇌가 신체를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뇌는 반드시 자신의 신체성에 배신당하기 때문이다. 뇌는 그 발생 모체인 신체 때문에 마지막에는 반드시 망가진다. 그것이 죽음이다. 때문에 뇌는 신체에 원한을 품는다. 많은 현자들은 언젠가는 자연이 복수할 거라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복수할 자연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외부의 자연’이 아니라 바로 사람의 신체성이고 뇌의 신체성이다. 자연은 어디에 숨은 것도 아니고, 어디로 사라진 것도 아니다. 우리 인간의 등에 처음부터 찰싹 달라붙어 있었을 뿐이다. 뇌가 몽상이 아니라 현실이 된 이상, 우리는 그 현실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