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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공원
친필 사인본(한정수량), 양장
전욱진
현대문학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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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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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좋은 미래 설계
일본식 정원 가상 체험
야간 비행
화학반응
포도와 나
딱 한 번 일어나는 일
여인초와 극락조화
정전
기도의 집
견인
안 잊히는
도움
잉카로즈

2부
매듭짓기
도둑맞기
독립영화
신앙과 의례
여름 과일 광주리
불과 빛
죄와 벌
악어 쓰다듬기
기증
가을이 오면
개 미용사
입추
조각 공원

3부
오기로 한 날
난간
자유형
화식조 사육
이 시끄럽고 커다랗고 뜨거운 것은
리프트
늪 사람들
시월
활쏘기 연습
앵무새 찻집
F층
음악들
몇 가지 작은 예언

에세이 : 인간 탑 쌓기

작품해설 | 조성아
: 기적이라 부를 수 없/있는 마음

저자 소개 1

1993년 태어나 2014년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여름의 사실』 『밤에 레몬을 하나 먹으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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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104*182*20mm
ISBN13
9791167903839

책 속으로

어리둥절해진 채 당신을 놓아두고서
저 앞을 향해 계속 걸어가본다
이대로 조금 더 걸어도 좋지만

저만치 걷던 내가
언제나 다시 돌아오는 이유는

당신이 나 없이
살지 않게 하려고
---「조각 공원」중에서

식탁 앞에는 여전히
둘만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정이 넘으면 넌 방에 가고
내다 버린 슬픔을 도로 가져오기 위해
난 천천히 외투를 입기 시작할 것이다
---「오기로 한 날」중에서

자기 자신의 승강기가 가지 못하는 층이
누구나 있다는 것

그 상자에서 또박또박 나와
걸어 내려가야만 하는 곳이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것
---「리프트」중에서

그곳에서 슬픔은 잠시만 계시다
먼저 일어나서 떠난다고 왜냐하면
빛은 늘 새롭게 춤춰야 하므로

그리하여 한낮의 지나친 밝음이
너 하나 때문만은 아니지만

언젠가 한번은 단지 네가 그 이유였음을
---「시월」중에서

결국 그이로부터 듣는다
넌 너 자신 외에는 무엇도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고
슬프게 된다

그러고는 집을 나와 거닐다
강변의 우리 둘을 발견하고서
잠시 고민하지만
지나치기로 한다

이 일련의 과정으로
무언가를 배웠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배웠다고
믿고 싶어 한다
---「몇 가지 작은 예언」중에서

출판사 리뷰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쉰아홉 번째 시집 전욱진의 『조각 공원』을 출간한다. 2014년 『실천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사랑과 상실, 그 이후의 흔적을 더듬는 시간들을 정제된 서정의 언어로 보여준 전욱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이제 나란히 걸을 수 없지만
사랑한 시간과 마음이 남은 곳
시집 『조각 공원』


『여름의 사실』과 『밤에 레몬을 하나 먹으면』 두 권의 시집을 펴내며, 더없이 뜨거웠던 약속과 맹세가 남긴 것, 끝에 다다른 마음의 풍경들을 쓸쓸하고도 다정한 언어로 전해주었던 전욱진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조각 공원』을 선보인다.

앞선 시집들에서 유년 시절과 청춘의 시간들을 통과해 간 다양한 감정들이 뜨겁게 달구어지는 한여름이란 계절에 빗대었다면, 시집 『조각 공원』의 시간적 배경은 더위가 한풀 꺾인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다. 화자는 홀로 환절기를 지나 그다음 계절을 향해 부단히 나아간다. “옛날 여름”을 돌아보고, 당신의 부재를 견디며 “그늘을 나”(「입추」)선다. 그리고 그 기억과 마음을 오롯이 남겨두기 위해 애쓰는 순간들을 써내려간 신작 시 39편과 에세이 「인간 탑 쌓기」, 평론가 조성아의 해설이 함께 수록됐다.

"영원할 것처럼 보이던 칠월의 밤이 갔다"
사랑이 무성했던 시절을 지나 여름의 끝에 다다른 우리


『조각 공원』 속 화자들은 끊임없이 과거의 한때를 돌아본다. 그리고 그 시간을 들추면 반드시 누군가가 있다. “지지난 여름” 함께 “수박을 잘라 먹”던 “그 사람”(「딱 한 번 일어나는 일」), “지금은 공원이” 된 “그곳을 거”닐던 “당신”(「조각 공원」), 내가 “죽은 줄 알”고 “내 몸을 흔들”어보던 “그이”(「죄와 벌」).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기에, 나란히 걷고, 곁에 누워 숨결을 느끼던 ‘우리’는 어느 틈에 ‘너와 나’로 분리되어 더는 같은 시간을 공유하지 못한다. 이런 관계의 변화와 사랑의 상실 앞에서 화자는 하릴없이 사랑했던 시간의 언저리를 서성인다. “우리가 지나친 그 순간이/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포도와 나」) 떠올리면서, “재회”를 바라며 “작은 돌이라도 믿어야 사는 그런 나날”(「잉카로즈」)을 견딘다. 하지만 슬픔과 절망에 잠식된 채 자신을 낭비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이 어둠의 깊이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정전」) 부단히 노력하며, 그다음의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며 회복의 의지를 다진다. 그 과정에서 사랑이 끝났어도 마음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 쓸쓸하고 메마른 계절에서 겪는 상실은, 그저 물크러지는 고통만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잃은 것, 지금 없는 것을 마냥 안타까워하기보다 그로 인해 달라진 것, 찾아온 것을 생각하게 된다. 가령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몇 가지 작은 예언」) 같은 것들을.

시집 『조각 공원』은 “우리의 시간이 다시금 맞붙지 못하더라도, 나의 시간 속 당신을 부정하지 않겠다는 다짐”(조성아) 속에서 그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음을, 더불어 “당신에게 건네지 못한 말”(「조각 공원」)을 이어가고자 하는 그의 순하고 선한 사랑의 전언이다.

추천평

기적은, 물론 슬픔이나 절망보다 기쁨이나 희망 같은 말과 어울리긴 하지만, 그저 확률의 언어이기도 하다.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을 뚫고 실현된 가능성이 기적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이의 사랑이 상실 이후에도 여전히 아름답게 느껴진다면, 우리는 그것 역시 기적이라고 불러볼 수 있지 않을까. 상대방의 눈빛, 체온, 목소리가 더는 존재하지 않음에도 마모되지 않는 마음. 그 마음 역시 지속 불가능성을 뚫고 실현된 가능성일 테니 말이다. (……) 다시 보고, 되돌아오고, 되새기며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조각 공원』 속 시적 주체들은 미련하지만 단단하고 또 다정하다. 시간의 어긋남을 슬퍼하기보다 고스란히 끌어안고 더듬으며 찾아낸 시간의 아름다움이 이 시집에 있다. - 조성아 (평론가, 「작품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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