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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대학교
작품해설 박인성 악마는 당신의 욕망을 입는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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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게 해주실 수 있습니까?”
“가능하다. 악마로서의 내 권능은 ‘사랑을 공략하는 힘’이니까. 인간은 사랑이 인연과 운명이라고 믿지만, 사랑은 그렇게 순수한 게 아니라 그저 공략할 게임에 불과하다. 난 지금 당장 그녀가 너를 사랑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 하지만 알고 있겠지? 악마와의 거래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 p.17 “그러면 첫 도박을 시작해볼까? 이 인간이 언제 죽을지 베팅해라.” --- p.51 곧이어 도박판 정리가 일어나고 도준의 핸드폰에 1,800만 원에 입금됐다는 알람이 울렸다. (……) 한 방에 1,800만 원! 그의 인생에 이보다 도파민이 폭발할 일은 없었다. 주먹을 부르르 떨 정도로 기뻐하고 있던 그때, 비델이 말했다. “다음 게임을 시작할까.” --- p.58 이제 도준은 사람의 죽음을 보면서도 거침없이 기뻐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에게 이건 단지 도박에 불과했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끔찍하게 죽든 말든 무감각했다. --- pp.60-61 “너는 장기 기증 희망 신청을 해라. 누군가 네 장기를 이식받는다면, 그 장기로 인해 그는 죽고 네가 그 몸을 차지하게 된다.” “그런 게 정말로 가능한 이야기입니까?” “악마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당연히 가능하다. 어떠하냐? 네가 장기 기증을 잘 이용한다면 계속된 삶을 영위할 수 있겠지. 이 힘을 받아들이겠느냐?” --- p.82 완벽했다. 김남우로서의 삶을 만끽하다가 실수로라도 사망하게 되면, 그땐 또다시 시작되는 거다. 장기 이식을 통한 영생이 말이다. “나는 신이다. 영원히 살아가는 신!” --- p.92 과거로 돌아간 그는 또다시 같은 삶을 반복하다가 다시 저를 만나 과거로 돌아가고, 또 똑같은 삶을 반복하다가 다시 저를 만나고, 다시 또, 다시, 다시, 영원히 맴돌게 되는 거예요. 제 제안을 받아들이자마자 그 인간은 현실에서 영영 사라져 끝나는 겁니다. 그 사라짐은 죽음보다도 더합니다. 영혼의 안식조차 없을 테니까요. 그야말로 영원히. --- pp.108-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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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6월에 열리는 악마대학교의 ‘창의융합 경진대회’. “어떻게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 것”인지를 발표하는 이 대회에서 주목을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에 따라 지옥 대기업 스카우트 여부가 갈리기에 무척이나 중요한 행사다. 사전 발표 날, 낙제점 악마, ‘벨’은 ‘영생’을 주제로 발표하지만 “자네 같은 조무래기”가 다룰 주제가 아니라며 교수에게 엉망진창으로 깨진다. 낙담하며 ‘인간 욕망 연구회’ 동아리방으로 가자 친구 ‘아블로’와 ‘비델’이 그를 위로하면서 각자 준비한 ‘사랑’과 ‘도박’으로 인간이 파멸하는 시뮬레이션을 보여준다. 이 두 수법에 비하면 ‘벨’이 고안한 수법은 형편없어 보이기만 하는데, 발표일은 점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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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욕망에 욕망으로 답할 뿐 거대한 선과 거대한 악의 교차점, 인간을 진정 파멸로 이끈 것은 인간 자신의 의지! 『악마대학교』는 “지옥에 악마대학교가 존재”(「작가의 말」)한다면, 하는 단순한 상상으로 시작한다. 악마들도 학점을 따지고 취업 걱정을 한다면, 가장 ‘악마적인 수법’을 겨루는 것으로 졸업 후 진로가 결정된다면. ‘인간 욕망 동아리’ 소속 세 친구, ‘아블로’ ‘비델’, 그리고 ‘벨’은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서로의 발표 주제를 점검한다. ‘아블로’는 게임처럼 짝사랑하는 대상을 공략할 수 있는 권능을 인간에게 부여함으로써, ‘비델’은 사람 목숨에 돈을 걸어 도박에 중독되게 함으로써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실험 영상을 보여준다. ‘벨’은 수업에 만년 지각하는 이른바 ‘낙제점 악마’이지만, ‘영생’으로 먼 옛날 진시황을 꾀어낸 대악마의 후손으로서 그 뒤를 잇는 악마임을 증명하고자, 교수에게 대놓고 면박을 당하고 친구들이 만류함에도 ‘영생’이라는 주제를 고집한다. 『악마대학교』 속 악마는 욕망에 욕망으로 답하며 그저 “인간의 양면적인 욕망을 가죽처럼 입”는 존재일 뿐이다. 작품의 마지막에 이르러 ‘벨’이 발표하는 ‘영생’은, “고전적인” “개념에서 나아가” 끝없는 과거 회귀에 갇히는 것이었다. 이는 소위 ‘회귀물’의 유행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보편적인 욕망을 겨냥”(박인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사랑의 힘이 모든 것을 초월할 것”이라는, “딸이 죽은 그날은” “영혼에 각인돼” 기억이 지워져도 결국엔 떠올려낼 것이라는, 이전까지 긍정되어온 인간의 ‘의지’, 즉 ‘인간성’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허물어지고 만다. 그러나 「작품해설」에서 짚어내듯이 “인간은 대단히도 어리석”지만 “어리석기에 다시 그보다 더 나아질 기회”가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 인간의 가능성을 과신해 실수를 반복하며 “거대한 악으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우리의 선택으로 “가장 큰 선”(박인성)을 향해 가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로 파멸할 것인가, 빛으로 나아갈 것인가. 바로 이것이 『악마대학교』가 우리에게 남겨놓는 몫이다. 작가의 말 어느 날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대학생’ 태그가 붙어 있는 악마도 신선하지 않을까? 지옥에 악마대학교가 존재하고, 거기 다니는 대학생 악마들이 존재한다면? 전공이 있고 수업이 있고 학점이 있다면? (……) 이런 생각 끝에 처음 쓴 장면이 바로 주인공 악마 ‘벨’이 허둥지둥 강의실에 지각하는 장면입니다. 『악마대학교』의 모든 이야기는 그 한 장면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_「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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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대단히 어리석은 동시에, 대단히 어리석기 때문에 다시 그보다는 더 나아질 기회를 얻는다. 인간성이란 결국 양면성과 불완전함을 의미하며, 인간은 여전히 스스로를 발견할 기회를 가진다. 그것이 『악마대학교』에서 어리석은 인간을 목격하는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인간 자신을 가장 큰 선으로 이끌면서 동시에 가장 거대한 악으로 떨어뜨리는 것 역시 인간이다. - 「작품해설」 중에서 - 박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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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는 ‘재미’라고 하는 소설의 본령에 충실하다. 나는 『악마대학교』를 읽으며 그의 글은 역시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 김민섭 (기획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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