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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꿍꿍이
집 연장하기 속으로 말하기 하릴없이 평생소원이 누룽지 텅 빈 중심 알음알음 예외 상태 시간 싸움 내적 떠받침 그와 거의 동시에 같은 것이 아니다 접혀 있는 것들 알다가도 모르겠는 또는 어쩌다 허튼소리 작은 것과 둔한 것 므두셀라 뒤로 더 뒤로 불운에서 탈출하는 법 킨스키 에세이 기만한 습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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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물이 동굴과 다른가 / 동굴에 들어가서 한참 지내는 것은 / 빛이 없다는 것이 가장 난제인가
아니지, 아니지 / 움직이는 게 / 가장 난제이지 (……) 변한 것을 훼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거의 모든 음식은 죽음을 소분해 재활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 「텅 빈 중심」중에서 모두가 덜 춥고 불행하면 좋겠는데…… / 도키오는 이런 생각, 이런 마음을 죽어도 / 고쳐 쓰려 하지 않기로 한다 / 적당한 일이란 일어나지 않으니까 / 생존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지 / 상자와 집은 누우면 비게 되어 있다 /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란 / 사라진 버릇을 남기기 마련이라서 / 땅에 발을 붙일 수 없는 것들만 / 닿을 수 있는 외진 곳에 대해 / 궁금해한다, 그다음은 / 만질 수 없는 저 자신을 /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 「알음알음」중에서 개인적인 슬픔과 병든 사회는 / 과도하게 다듬어졌다는 점에서 각 면이 가진 분절과 / 그 조건이 다른 것이다 / 극복할 수 없는 부정이 내면으로 들어오자 그의 세계는 천천히 무너졌다 / 화내지 말자 / 좋게 생각하자 / 제자리에서 --- 「내적 떠받침」중에서 각도가 조금 모자라서 / 빛이 조금 휘어지자 / 작은 것이 크게 보인다 / 과장된 우연의 / 내막이란 그런 것 / 모서리부터 커지다가 / 문지방에 올라서는 것 / 문을 닫아도 내내 / 문 앞에 서 있는 것 / 그것을 부를 단어를 / 찾다가 저녁을 물린다 / 여러 벌 껴입은 저승이 / 걱정거리가 필요한 / 닥터에게 노크한다 --- 「작은 것과 둔한 것」중에서 소리 내어 앞지른 삶이 깡그리 틀어질까봐 / 환기를 한다, (……) 소망하지 말자는 것이 그만 미워하는 것이 되었을까 하필이면 / 나쁜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 언제쯤이면 벌을 받는 것인지 / 괜찮은 핑계거리가 된 것 마냥 비가 온다 (……) 뜻과 음에 사랑이 있다 한들 / 나를 부르는 게 이것인지 저것인지 / 뒤로 가는 것이 앞으로 보이거나 / 앞으로 가는 것이 뒤로 보이는 / 내가 키운 농작물 같은 시 --- 「뒤로 더 뒤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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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균열로 인해 무너진 마음을 재건하는 따스한 시어들
이서하 시인의 『마음 연장』 이서하 시인은 세계에서 배제된 제3의 목소리들에 집중한다. “십여 년 동안이나 귀가 없어도 들리는 것이 있었”(「어떤 꿍꿍이」)던 식물은 스스로를 증언할 “목소리의 자리”(「집 연장하기」의 인용문 「‘증언을 듣는 자’에 대한 증언」)가 없지만, 귀가 없음에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에 존재한다. 시인에게 있어 시를 쓰는 일은 이러한 존재들에 대해 증언함으로써 “존재의 집”을 “연장”해주는 일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 “존재의 집”은 수많은 상처로 불안한 곳이지만 시인은 언제까지나 그 집에 머물며 변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살아 있음에는 변화가 수반되지만, 변화하면서 생기는 “차이는 행동을 규제하고”(「텅 빈 중심」) “살아 있음을 과시하는 것들에게 해는 언질을 주지 않고 찾아오”기 때문에(「예외 상태」) “모두가 덜 춥고 불행하면 좋겠”다는 시인의 마음은(「알음알음」) 삶을 연장할수록 늘어나는 해害를 줄여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그가 택한 방법은 마음으로 ‘연장’을 들어 균열을 수선하는 것이다. 삶에 난 균열을 메우고 그 둘레에 울타리를 쳐서 “땅에 발을 붙”일 수 있도록, “앞뒤로 잘 구워 놓쳐도 깨지지 않게 같은 자리에서 단단”(「뒤로 더 뒤로」)하게 “깨어진 도자기를 버리지 않고 이어 붙인 후에 그 부위에 금칠을” 하는 긴츠키 기법처럼 말이다. 그렇게 “금이 간 곳에서 비로소 빛이 나”(「긴츠키」)오듯이 “인간의 속은 살아 있는 어둠뿐”인데도 빛이 비쳐올 수 있는 이유를 이서하 시인은 이렇게 설명한다. “지워야 할 벽 뒤에는 조금씩 어두워지는 세계가 있다. 그것은 검은 것 위에 흰 것을 쌓아 올린 것이 아니다. “갈라진 곳에 어둠이” 깃들어도 빛이 쏟아져 나오듯이(「불운에서 탈출하는 법」), 속이 어둠뿐이어도 빛이 비쳐 나오듯이. 빛이 지탱하는 것 또한 검은 것의 윤곽”(「같은 것이 아니다」)인 것이다. “슬프면 울어도 된다고, 그래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이 여기 있다고, 우리에게 불행이 찾아오더라도 삶을 연장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고. 무엇보다 그의 시가 그걸 보여주고 있다고.” -정재율(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