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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좋아하는 바구니, 고구니
어릴 적 고양이는 빨간 바구니 위에 몸을 누였습니다. 다 자라고 나서도 그 바구니 위에 누워 있기를 좋아하지요. 고양이는 푹신한 빨래 고구니 위에 올라가고, 둥근 달항아리 고구니에도 들어가 꼬리만 빼꼼 내 놓기도 합니다. 시장 바구니도, 현관의 신발장도 모두 고양이가 좋아하는 바구니, 고구니가 됩니다. 바구니가 아니더라도 몸을 편안히 내려놓을 수 있는 곳, 가만히 기대어 머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고구니가 됩니다. 그렇게 산도, 땅도, 우주도 모두 고구니가 되지요. 세상 모든 곳을 자신의 포근한 바구니로 삼을 수 있는 고양이는 마침내 자신도 누군가를 따뜻하게 품어 주는 바구니가 됩니다. 보드라우면서 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작가의 힘 고양이의 몸은 참 신기합니다. 어디든지 몸을 구겨 넣고 아주 좁은 틈이더라도 통과할 수 있지요. 이 책은 어디에든 꼭 맞게 몸을 포개는 고양이의 유연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발견한 작가의 시선에서 출발합니다. 이미나 작가의 재미난 상상은 집 안에서 시작해 저 멀리 우주까지 뻗어 나가며 세상 곳곳에 나를 편안히 받아 주는 품이 있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품이 되어 줄 수 있다는 다정한 마음에 도착합니다. 작가의 말 고구니는 혼자만의 놀이 속에서 나왔습니다. 독백하는 동물들을 그리고 말주머니를 넣어 대화를 이어가는 낙서를 하는 거예요. 그날은 어쩐지 둠칫 두둠칫 곰칫 곰치치 곰고 고구마 고굼 고굼 고구니 라는 이상한 말들을 쓰고서 춤추는 곰치와 고구마와 곰을 그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