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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이름 안에는 무엇이 있나?
1. 중세에서 현대로 온 사슬 책꽂이
2. 책꽂이에 올라가는 것
3. 이동하는 책꽂이
4. 기호이자 상징으로서 책꽂이
5. 책꽂이의 생애 주기
나가며: 책꽂이의 여러 미래

감사의 말
주
참고문헌

저자 소개 2

저리디아 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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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dia Pyne

과학사와 물질문화사에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이자 역사학자. 현재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의 역사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애틀랜틱〉 〈타임〉 〈히스토리 투데이〉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했으며,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세븐 스켈레톤스』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대학에서 영문학과 국제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는 『기념품』 『궤도』 『최적화라는 환상』 『친구와 연인, 그리고 무시무시한 그것』 『매니악』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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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13*188*20mm
ISBN13
9791194996309

책 속으로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책을 보관하는 방법을 모색했고, 오늘날 우리가 ‘책’이라고 인식하지 않을 텍스트조차 체계적으로 수집해 소중히 간직했다. 잉카문명의 매듭 문자인 키푸quipu의 경우, 패턴대로 매듭이 묶인 끈 가닥이 기록물로 보관되었다. 고대 티베트 불교의 기도 바퀴 내부에는 작은 두루마리들이 조심스럽게 저장되고 봉인되었다. 오늘날 이라크 자리에 존재했던 고대 도시 니네베의 아슈르바니팔도서관에는 2만 개가 넘는 쐐기문자 서판이 있었다. 기원전 5세기 동남아에서 만들어진 필사본들은 훈연 처리한 야자수잎에 쓰였는데, 잎들을 꿰매 이으면 요즘의 나무 블라인드처럼 생긴 책이 되어 각 장을 부채처럼 펼쳐 읽었다. 이처럼 ‘책’이라는 매체는 각양각색이어서, 보관하고 읽는 데 필요한 조건도 다양하다. 책꽂이 역시 그것이 담는 텍스트가 너무나도 다채로운 까닭에 생김새와 기능이 제각각이다.
--- pp.17-18

책꽂이의 형태와 기능에 대한 이런 모든 기대는 거듭된 선택의 산물이다. 책을 선별하고, 그렇게 고른 책들을 정리하고, 하나의 체계를 따라 책들을 보관하고 진열하기로 하는 선택들. 책꽂이는 그것을 단순히 설계적 관점에서 정의할지, 아니면 쓸모의 관점에서 정의할지 고민하게끔 한다. 관념적으로 말해보자면, 책꽂이란 다양한 범주의 지식을 묶어두는 선형적 평면이라고 할 수 있다. 좀더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하자면, 어떤 책을 어느 책꽂이, 어느 선반에 놓는지가 특정한 세계관을 나타낸다. 그게 ‘서고stacks’에 적용된 주제 기반의 듀이십진분류법이든, 색깔별 정리든, 아니면 어린아이가 형태별로 그림책을 늘어놓는 무질서한 방식이든 간에, 모든 책꽂이는 저마다의 세계관과 질서를 반영한다.
--- p.27

책을 사슬로 묶는 행위에는 단순히 도난을 방지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책을 사슬로 책꽂이에 묶어두는 것은 권력과 특권의 지표였다. 책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고, 그 자체로 권력관계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중세 도서관은 책을 사슬로 묶어둠으로써 책에 접근할 권리를 누구에게 부여할지 결정하는 필사본 문지기의 역할을 했다.
--- p.39

NGO ‘책 읽는 에티오피아Ethiopia Reads’는 책이 가득 꽂힌 책꽂이 수레를 용감한 당나귀들과 연결해 65곳이 넘는 마을을 찾아다닌다. 문해력 증진과 책의 힘을 옹호해온 활동가 아토 요하네스 게브레게오르기스는 외진 시골의 어린이들이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책 읽는 에티오피아’를 세웠다. (“아토 요하네스는 시골에 당나귀들은 많지만 책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동하는 당나귀도서관은 학교와 마을을 순회하며 기대에 들뜬 어린이들에게 책을 가져다준다.
--- p.116

책꽂이는 신기한 문화적 기호다. 기술과 공예가 합쳐진, 물질적이고 유형적인 사물이지만, 누군가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징성 덕에 책꽂이는 어느 공간이든지 그곳의 분위기와 성격을 결정지으며, 문학과 영화 작품의 소품으로 자주 등장한다. 우리는 책꽂이가 있는 공간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책꽂이가 없는 공간과는 다르게 생각한다.
--- pp.127-128

이케아 책꽂이는 모양과 스타일 면에서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는데, 그러한 변주들은 모두가 공유하는 일련의 전제로부터 비롯된다. 일단 이케아 책꽂이는 저렴해야 한다. 책과 책 아닌 것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작고 귀여운 육각 렌치를 동봉한 납작 상자에 배송되어야 한다. 의심 많은 사람들은 조립용 나사가 몇 개 빠진 채 배송되는 거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케아 책꽂이는 주인의 서재에 세련된 스칸디나비아 모더니즘의 분위기를 불어넣으며, 누구나 자기만의 장서를 가질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을 주입한다. 이케아 책꽂이 장만하기는 누구나 한 번쯤 거치는 문화적 과정이자, 단계가 규정되고 문서화된 의례다.
--- pp.170-171

책꽂이는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으며, 책꽂이에 관한 모든 것, 그것의 외양, 존재 양식, 그 위에 올라가는 책과 책 아닌 것은, 책꽂이의 생애사를 관통하며 거듭 내려지는 결정들의 소산이다.
책꽂이 생애사는 생물의 적응 과정을 닮았다. 어떤 책꽂이는 풀을 뜯어먹는 코끼리나 물소처럼 거대동물이지만, 어떤 책꽂이는 좀더 작게, 덜 거대하게 지어진다. 책의 세계에 존재하는 여러 유형의 책꽂이들은 저마다 다른 틈새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하게 진화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각 유형은 모두 특정한 신체 구조, 즉 직선으로 뻗은 수평의 공간에서부터 출발해 변모해간다.
--- p.181

출판사 리뷰

‘이동하는’ 책꽂이, ‘비밀’ 책꽂이,
‘거대동물’ 같은 책꽂이까지……
책꽂이를 둘러싼 흥미롭고 놀라운 이야기들

‘책’과 더불어 오랜 시간 동안 인류와 함께해온 사물인 만큼, 책꽂이는 다양한 진화와 변주를 거쳐왔다. 시간과 공간, 텍스트 안팎을 가로지르는 역동적인 사물로서, 이 책은 책꽂이를 둘러싼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을 제공한다.

가령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고안된 ‘이동하는’ 책꽂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책꽂이를 ‘정적인 사물’로만 인식해왔던 막연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북극 빙하에 갇힌 선원들의 무료함을 달래주었던 19세기 프랭클린 탐험대의 2900권짜리 선상 서가, 에티오피아 오지 마을 아이들의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출동했던 ‘움직이는 당나귀도서관’, 넘쳐나는 책들 속에서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서관의 이동식 서가 등 흥미로운 책꽂이들이 등장한다.

또 문학과 미디어 속에서 주요한 상징으로 등장하는 책꽂이의 의미들을 조명하기도 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속 비밀 도서관,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 속 네오아즈텍풍 책꽂이,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 속 금서 수납 공간,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텅 빈 서가 등 다양한 텍스트들 속의 책꽂이들이 뿜어내는 고요하면서도 묵직한 존재감과 문화적 자장들을 분석한다. 이런 작품들 속에서 책꽂이는 권력과 계급, 은밀함과 금기, 과거와 유산 등을 상징하는 훌륭한 기표로서 활용된다.

또한 책꽂이를 생물같이 ‘생애 주기를 지닌 유기체’처럼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령 뉴욕공립도서관 건물의 골조이자 128킬로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책장인 스니드 책꽂이의 ‘거대동물’ 같은 생애 주기와, 상자에 담겨 배송되어 누구나 자신만의 서재를 갖게 만든 이케아 빌리 책꽂이의 대중적 생애 주기를 비교하기도 한다. 여러 유형의 책꽂이들은 사람들에게 저마다 다른 공간을 제공하고, 각자의 환경과 니즈에 맞도록 다양하게 진화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작은 책, 무한한 사유
사물을 경험하는 가장 깊은 시선

복복서가 '지식산문 O' 시리즈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물들이 품고 있는 놀라운 이야기와 깊은 인문적 통찰을 전하는 에세이 시리즈다. 각 권마다 한 가지 사물을 조명하며, 그 사물을 통해 확장되는 뜻밖의 흥미로운 지적 모험을 선사한다. '해리 포터'를 출간한 영국 블룸즈버리 출판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오브젝트 레슨스' 시리즈의 한국어판으로, 100여 권 넘게 출간된 시리즈 가운데 특히 새롭고 흥미로운 사유를 던지는 12권을 선별해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지식산문 O'의 O는 지적 발견의 놀라움을 나타내는 감탄사(Oh)이자, 고정관념을 깨고 사물을 응시하는 관찰(Observation)의 시선을 뜻하기도 한다. 독창적이고 깊은 시선을 주변의 익숙한 사물들을 다시 보게 하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새로운 통찰의 지평이 열리는 순간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각 권의 구성과 형식이 자유롭고, 학자부터 기자, 예술가, 러너까지 다양한 분야의 작가가 참여해 저마다의 깊은 사유를 다채로운 서사로 전한다. 한 손에 들고 읽기 좋은 작고 콤팩트한 판형으로 짧지만 강렬하고 농밀한 독서의 경험을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추천평

오랜 문화적 의미를 지닌 대상에 대한 몰입도 높은 묵상. - 〈시드니 모닝 헤럴드〉
지식산문 O 시리즈는 평범하고 진부한 물건들을 주제 삼아 발명, 정치적 투쟁, 과학, 대중적 신화 등 풍부한 역사 이야기로 그 물건에 생기를 불어넣는 마법을 부린다. 이 책들은 매혹적인 내용으로 가득하고, 날카로우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일상의 세계를 생생하게 만든다. 경고: 이 총서 몇 권을 읽고 나면, 집안을 돌아다니며 아무 물건이나 집어들고는 이렇게 혼잣말할 것이다. “이 물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 궁금해.” - 스티븐 존슨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저자)
권당 2만 5천 단어로 짧지만, 이 책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 마리나 벤저민 (〈뉴 스테이츠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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