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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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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해제 / 31

원서原序 / 45


시인옥설권지일(詩人玉屑卷之一)

1. 시변 제1詩辨第一 ·························································································· 51

2. 시법 제2詩法第二 ·························································································· 62


시인옥설권지이(詩人玉屑卷之二)

1. 시평詩評 ······································································································· 99

2. 시체 【상】詩體 【上】 ······················································································· 135

3. 시체 【하】詩體 【下】 ······················································································ 155


시인옥설권지삼(詩人玉屑卷之三)

1. 구법句法 ···································································································· 201

2. 당인구법唐人句法 ························································································ 237

3. 송조 경구宋朝驚句 ························································································327



시인옥설권지사(詩人玉屑卷之四)

1. 풍이구법風騷句法 ·························································································339

저자 소개 3

저송 위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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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경지(魏慶之, ?-?) 자는 순보(醇甫), 호는 국장(菊庄), 복건성(福建省) 건양(建陽) 사람이다. 뛰어난 재능과 명성이 있었으나 벼슬길에는 뜻이 없어, 국화 일천 송이를 심고 매일 시인 묵객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시를 읊으며 은둔 생활을 즐겼다. 남송 이종(理宗) 연간에 주로 활동하면서, 남송 및 이전 시대의 시화(詩話) 자료를 집대성한《 시인옥설(詩人玉屑)》을 편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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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담양 출생이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학사·석사·박사)를 졸업했으며,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 한학연수과정을 수료했다. 단국대학교·한양대학교·홍익대학교 강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조선대학교 한문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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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부서당에서 서암 김희진 선생에게 한문을 배웠다. 현재 퇴계학연구원에 재직 중이다. 역서로는 《황정견시집주》 1~14(공역), 《예원치언 하》, 《전당시화 상》, 《두시경전》 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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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44쪽 | 152*225*23mm
ISBN13
9791166845086

책 속으로

시를 배울 때는 식견[識]을 위주로 해야 하니, 입문(入門)이 올발라야 하고 뜻을 세움이 모름지기 높아야 한다. 한(漢)·위(魏)·성당(盛唐)을 스승으로 삼아야 되지, 개원(開元, 714~741)이나 천보(天寳, 742~756) 연간 이하의 시인들과 같은 작품을 지어서는 안 된다. 만약 스스로 뒤로 물러나 굽히게 되면, 이미 낮고 졸렬해지는 시마(詩魔)가 폐부(肺腑) 사이로 스며들게 되니 뜻을 세움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51쪽-

시설(詩說)을 만든 것은 시를 잘 짓는 사람을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시를 잘 짓지 못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를 잘 짓게 하기 위함이다. 시를 잘 짓게 된 이후에 내가 말한 시설을 모두 적용할 수 있다면, 이 역시 시를 잘 짓는 사람을 위해 시설을 만든 이유가 된다. 비록 그렇지만, 나의 시설을 충분히 반영하기만 하고 자득의 경지에 나가지 못한다면 어찌 시라고 할 수 있겠는가. 후대의 현인 중에 물에 물을 던진 경우가 있고 토끼를 잡고서 그물을 잊은 경우가 있지 않는가. 아, 나의 시설이 이미 옛 시인들에게 죄를 얻었으니, 후대 사람들은 나에게 거듭 죄를 짓지 말길 바라노라. -90쪽-

사마천(司馬遷)은 《사기》 〈굴원열전(屈原列傳)〉에서 “《시경》 〈국풍(國風)〉은 남녀의 정을 읊고 있지만 음탕하지 않고 〈소아(小雅)〉에는 조정에 대한 백성의 원망과 비난이 담겨 있지만 어지러움에 이르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公) 14년 조에서는 “《춘추》는 은미하게 하면서도 드러냈고 기록하면서도 숨기었으며, 완곡하게 하면서도 문장을 이루었고 표현을 다하면서도 추하게 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시경》의 시와 《춘추》 기사의 오묘함이다. -115쪽-

구법(句法)에 대한 학문은 절로 일가(一家)의 공부라 할 수 있다. 옛날에 내[범온(范溫)]가 산곡(山谷) 황정견(黃庭堅)에게 “‘밭 가는 자는 비 오기를 바라지만 거두는 자는 맑기를 바라며, 가는 사람이 순풍을 맞으면 오는 사람은 원망한다.[耕田欲雨刈欲晴, 去得順風來者怨.]’라는 구절은 어떤가.”라 물으니, 황정견은 “‘천 바위에 사람이 없고 만 골짝이 고요하니, 열 걸음에 고개를 돌려 보고 다섯 걸음에 앉네.[千巖無人萬壑靜, 十步回頭五步坐.]’라는 구절보다 못하다. 이것은 전적으로 구법을 논한 것이지 의리를 논한 것이 아니다.”라 대답하였다. -209쪽-

맑고도 적절하며 순탄하고 원활하여 궁상(宮商)이 번갈아 연주되고 금석(金石)의 서로 마땅한 것을 성률(聲律)이라고 한다. 경물을 묘사한 경우, 그 공교로움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그윽하고 은미한 경지를 찾아내어 그 오묘함이 정신과 하나가 된 것을 물상(物象)이라고 한다. 진실로 의취와 격조를 주로 하지 않은 채, 재주가 비록 화려하고 시어가 비록 웅장하고 뛰어나더라도 그러한 작품은 모두 여기에 싣지 않았다. 선집(選集)의 핵심은 의미가 원만하고 격조가 뛰어나며, 섬세하고 풍성함이 모두 갖추어져 있고 구절은 노련하면서도 글자는 속되지 않고 이치는 깊지만 의미가 번잡하지 않으며, 재주는 종횡무진하면서도 기운에는 성냄이 없으며, 말은 간략하지만 그 일이 명확히 드러난 작품들이다. 이런 유의 작품은 《시경》의 풍(風)이나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 들 만하다. -408쪽-

출판사 리뷰

《시인옥설》은 남송의 위경지가 중국 역대 시인들의 작품과 시에 관한 논의를 집대성한 시화총집이다. 시의 연원과 형식, 격률과 창작 방법은 물론, 여러 시인의 작품에 대한 비평까지 폭넓게 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왜 지금, 오래전 중국의 시를 다시 읽어야 할까? 우리말로 쓰이지도 않았고 우리 조상이 지은 것도 아닌 시가 오늘날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다는 것일까? 이 질문의 실마리는 뜻밖에도 2,500여 년 전 공자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논어》에는 공자가 아들 공리에게 가르침을 준 일화가 나온다. 공자는 아들에게 시를 배웠느냐고 물었고, 아직 배우지 않았다는 대답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다.” 여기서 공자가 말한 시는 《시경》을 가리킨다. 물론 시를 배우지 않았다고 해서 실제로 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공자가 강조한 것은 발화 행위 자체보다 자기 생각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이었을 것이다. 당시 시는 단순히 아름다운 문장을 감상하는 대상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익혀야 할 중요한 교양이었다. 시를 배운다는 것은 곧 언어를 배우는 일이었으며, 나아가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일이기도 했다. 이러한 생각은 후대에도 이어졌다. 시대가 흐르면서 시의 형식과 표현은 다양하게 발전했고, 시를 짓고 감상하는 방법을 둘러싼 논의도 풍부해졌다. 무엇이 좋은 시를 만드는가? 같은 대상을 노래하더라도 어떤 표현이 더 뛰어난가? 시의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많은 시인과 비평가들이 자신의 견해를 제시했다.

위경지의 《시인옥설》은 바로 그 논의를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시인옥설》에는 시를 창작할 때 경계해야 할 점부터 언어를 다듬는 방법, 시의 형식과 표현, 뛰어난 작품을 감상하는 안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가 담겨 있다. 위경지는 앞선 시인과 비평가들의 견해를 선별하고 분류하여 좋은 시를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를 마련했다. 특히 이 책은 추상적인 이론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시인들의 작품과 구절을 통해 시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 준다. 가령 같은 풍경을 노래하더라도 어떤 시인은 꾸밈없는 언어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어떤 시인은 치밀한 표현으로 장대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같은 뜻을 담은 시구라도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시인옥설》은 이러한 차이를 섬세하게 짚어 낸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시를 읽는 즐거움뿐 아니라, 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즐거움까지 경험하게 된다. 이 책에는 이백과 두보를 비롯해 도연명, 소식 등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과 그에 대한 비평이 폭넓게 등장한다. 따라서 《시인옥설》은 중국 고전 시의 주요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책인 동시에, 옛 시인들이 어떤 표현을 높이 평가하고 무엇을 경계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문학비평서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시선집이 뛰어난 시를 골라 보여 준다면, 《시인옥설》은 그 시가 왜 뛰어난지를 생각하게 한다.

더욱이 《시인옥설》의 영향은 중국에만 머물지 않았다. 역자에 따르면 김장생, 허균, 차천로, 이유원, 김진수, 유몽인, 이수광, 심수경, 신위, 임전, 김방걸, 권구 등 수많은 조선 문인이 《시인옥설》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논의를 펼쳤다고 한다. 이는 중국의 시학적 전통이 조선의 문학과 비평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 준다. 오늘날 우리가 한국 고전문학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한시 역시 이러한 전통과 교류하며 발전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시인옥설》을 읽는 일은 중국의 옛 시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조상들이 시를 짓고 감상할 때 어떤 문학적 전통을 참조했는지 살펴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인옥설》의 가치를 이러한 역사적·학술적 의의에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 안에 담긴 시와 비평이 오늘날에도 충분한 감상의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자연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흥, 삶의 덧없음에 대한 탄식, 그리움과 기쁨을 표현하려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을 어떻게 언어로 표현할 것인가라는 문제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공자가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다고 했던 것은 어쩌면 시를 통해 우리가 언어의 가능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시인옥설》은 단순히 옛 시인들의 작품과 비평을 모아 놓은 책이 아니다. 아름다운 시를 만나는 즐거움에 더해, 그 아름다움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깨닫게 하는 책이다. 오래된 시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옛 시인들의 생각과 감정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언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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