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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말고 지금! 사랑하니까 바꾸고 싶은 딱 한 가지
전통은 참 소중해요. 낯선 곳에서 서로를 지켜 주고, 또 우리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올바른 것인지 알려 주는 길잡이가 되기도 하니까요. 인도에서 이민 온 미나에게도 소중한 전통이 있어요. 매주 토요일이면 친척과 이웃들이 모두 미나네 집으로 모여요. 미나는 사촌 동생들과 수다도 떨고 TV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나누지요. 하루 종일 인도 전통 차 차이를 끓이고, 쉬지 않고 청소하고, 요리를 도와야 하긴 하지만요. 이렇게 즐거운 토요일, 미나에게 딱 한 가지 바꾸고 싶은 것이 있어요. 바로 남자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여자들은 먹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이해가 안 돼. 음식을 준비한 건 여자들이잖아!” 미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언젠가는 가장 먼저 식탁에 앉겠다고 다짐해요. 하지만 곧 깨달아요. 그 ‘언젠가’가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걸요. 전통이 소중한 만큼, 미나에게는 변화도 소중해요. 사랑하는 전통이 더 잘 이어지게끔 바꾸고 싶은 것들도 생기는 것이죠. 미나의 ‘딱 한 가지’에는 바로 그런 마음이 담겨 있어요. 또 그 딱 하나의 변화는 언젠가가 아닌 바로 ‘지금’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 주지요. 넓은 부엌과 큰 식탁, 모두의 자리를 넓히는 토요일 토요일의 부엌은 여자들의 손길로 분주해요. 엄마가 차이(인도의 차)를 끓이고 차파티(인도의 납작한 빵)를 뒤집는 동안, 숙모들은 재료를 다듬고 여자 사촌들은 접시를 나르지요. 그 사이에서 미나도 쉴 틈 없이 움직여요. 오빠는 침대에 누워 여유롭게 책을 읽을 동안에요. 곧 마을에서 가장 멋진 식탁이 차려지지만, 미나는 이렇게 묻고 싶어져요. 모두 함께 둘러앉아 먹을 수는 없는 걸까? 이 책이 말하는 성평등은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는 일이 아니라, 모두의 자리를 넉넉히 넓히는 일이에요. 오빠가 책 읽는 시간이 소중하다면 미나가 책 읽는 시간도, 엄마가 쉬는 시간도 똑같이 소중하다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거든요. 어떤 일을 하고 어디에 앉을지는 성별이 아니라 저마다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미나의 질문은 어린이 독자에게도 이어져요. 우리 집의 부엌과 식탁은 모두에게 공평할까? 책을 덮은 아이들은 매일 지나치던 풍경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될 거예요. 인도에서 온 이웃의 토요일, 알수록 넓어지는 세상 미나네 부엌에서는 두 언어가 오가요. 엄마들은 구자라트어로, 아이들은 영어로 수다를 떨고, 미나는 영어를 모르는 엄마 곁에서 통역사가 되어 주지요. 미나에게 인도는 TV 속에서나 만나는 먼 나라지만, 인도 음식이 가득 차려진 식탁에 둘러앉으면 고향의 맛을 함께 나눌 수 있어요. 낯선 땅에서도 고향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이민 가정의 모습이 미나네 토요일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향신료 냄새도, 영화 속 춤도 처음에는 새롭고 낯설지 몰라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풍경을 신기한 구경거리로 보여 주지 않아요. 반가운 얼굴을 만나 웃고 떠드는 즐거움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니까요. 다른 문화를 자주 만날수록 낯섦은 차츰 이해로 바뀌어요. 미나네 토요일을 따라가다 보면 멀게만 느껴지던 다른 문화도 한결 가깝게 다가올 거예요. 미나네 식탁은 이웃에게도 열려 있어요. 미나네 가족은 여행 가방 하나만 들고 이민 온 가족과 석 달을 함께 지냈고, 그 가족은 이제 고마운 마음을 안고 토요일마다 찾아오지요. 고향이 같든 다르든 한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다 보면, 서로 다른 모습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요. 미나네 토요일처럼, 다양한 모습이 모일수록 우리가 사는 세상도 더 넉넉해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