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가격
12,000원
10 10,800
YES포인트?
6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사임당 시인선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목차

아담의 사과

시인의 말

목차

제1부
· 아담의 사과
· 꿈꾸는 스튜디오
· 아스파라거스
· 행복한 왕자
· 페름기를 지나는 동안
· 밤의 창문
· 넌 평균이고 선량하다
· 혼잣말은 머리카락처럼 자란다
· 폐어(肺魚, lung fish)
· 하늘을 걷는 체위


제2부
· 마지막 연애
· 흰개미
· 열린 결말
· 종의 기원
· 꼬리가 없다
· 실낙원
· 무사하다는 것
· 그는 비 오는 수요일에 미술관에 간다
·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다
· 빛의 산란


제3부
· 혹성탈출 연대기
· 다음 동작을 유추해보기
· 웜홀
· 구멍에게 묻는다
· 바깥의 당나귀
· 테트라포드
· 새의 원산지
· 샹그릴라
· 뫼비우스
· 과민성대장증후군

제4부
· 거울치료
· 미술치료
· 이야기치료
· 로제타
· 삽화
· 대화의 정석
· 기적질문
· 주의사항 또는 PTSD
· 회복탄력성
· 양가감정


제5부
· 밤의 소나기
· 투명인간
· 콘 아모레
· 알로카시아 오도라
· 스타카바
· 질투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 사슴과 페르마타
· 미늘
· 금기
· 옴브라 마이 푸


■해설/마음의 무늬, 그 출렁이는 파장 - 황치복

저자 소개 1

석상진 시인은 한양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을 졸업하고, 2022년 계간 시 전문지 《사이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2쪽 | 135*210*20mm
ISBN13
9791199891098

책 속으로

아담의 사과


발라먹고 남은 흔적은 빈 접시보다 나쁘다
희한하지 쉼표는 아무 데나 붙여도 되는데
웃는 표정에 감춘 의심의 눈초리에는 꽤나 익숙하지만
그럴 땐 나도 웃음을 강요당하는 것 같아
-나도 꼭 무언가를 숨겨야 할 것 같아
찌그러지지 않게 그린다고 해서
모든 선분이 원이 될 필요는 없고
이제는 그만 재미없는 얘기들을 좀 해도 될까
벌써 몇 시간째 저 공은 파도에 떠밀려갔다 떠밀려오고
제자리에,
네 목에서 유심히 울대뼈의 굴곡을 찾아내는 내가 음란하다
(이번엔 내가 먼저 웃는다)
그것은 영역표시 같기도 하다
아직 식지 않은 흔적을 찾아 킁킁거리게 만드는
익숙하게 서류 가방에서 여행용 티슈를 꺼내 건네고
너는 코까지 풀어도 될까 순간 고민할지 모른다
나는 질릴 만큼 반복되지 않는 것과
망설임 없이 페이지를 넘기는 명확한 것들에 취약하다
-적어도 한 명은 진실을 가장하는 중이다
감추는 게 아니라 도드라지게 만드는 거잖아
또 한 번 꿀꺽 침을 삼키는 거고
사람도 얼룩무늬가 있단 걸 알고 있었니?
(삼색 고양이를 떠올리며)
네 울음이 그치기를 가만히 기다리다가
-오해하지는 말기를
난 모순을 탓하는 게 아니야
단지 모순이라 말하는 걸 모순이라고






*아담의 사과(Adam's apple) : 목 중앙부에 있는 울대뼈(Laryngeal prominence)의 별칭. 아담이 선악과를 먹다가 목에 걸려 생겼다는 종교적 전설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
아스파라거스


웅성거림은 균열의 시초이다

지금 이 순간
네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다

낡은 창틀 너머 초점을 지우다
아직 기록되지 못한 것들마저 녹아 버릴까
또다시 눕고 싶어진다

무릎 높이까지가 딱 적당하다

너는 춤을 추고
도마 위에 낭자한 비늘이 싱거운 것인지
빨간 립스틱 칠한 입술을 지우는 농도인지
궁금하다

이것이야말로 겉감과 안감을 맞댄 화법의 문제다

주르륵 흘러내릴 때가 있고
벌써 깜깜해진 이른 저녁의 풍경과 같다

사람들은 평생 자신의 목소리를 좇지만
태어나길 기다리는 온갖
소란에 대해 눈을 감는다

색깔이어서
밀려나고 희석되기를 거부한다

아무리 둥글다 해도
테두리와 엄밀히 다르다

첨언이 자라나 손톱이 되고
얼굴에 묻은 마지막 물기까지 닦아야만 개운하듯이
형태와 행위는 서로를 질투하기 때문이다

환상을 깨뜨리는 일이다
의외로 쇠와 유리의 조합에 둔감하게 살고 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볼륨이 바닥부터 목까지 차오른다

네 개의 바퀴와
계기판이 가리키는 숫자만큼의 페이지들

모두가 자백의 유혹을 참느라
한껏 시시콜콜해진다

어김없이 만찬이 시작되는 종소리가 울리고
각자의 이유를 썰어
입안으로 서둘러 밀어 넣는다

여백이 옮겨 가는 시간이다

-------------------------------------------------------------------

하늘을 걷는 체위


우중충한 날 하늘에 선분 하나가 걸려 있다
기슭마다 두 개의 계곡이 흐르고 사지가 멀쩡한 뿌리들이 큰 바위를 휘감고 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슬금슬금 인파가 늘어날 무렵 빌딩에 비친 얼굴들
사자가 나무 그늘 아래 낮잠을 자는 동안 가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
바람이 몰고 왔으니까 바람이 불지 않기 때문이라고 탓할 수도 없다
말하면 곧이곧대로 믿는 것이야말로 수상하다
일부러 흰소리를 내었더니 그저 웃는다
-그게 더 무섭다
아이스크림 위에 얹기에 적합한 과일 조각은 뭘까
온도의 조건을 일컫는다
비 오는 한밤중에도 검은 고양이가 생존에 유리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꺾꽂이와 같은 방법도 있다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근사하게 한 뼘씩 다시 태어나는 길이다
자기만의 카운트다운을 세는 중이다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자라는 식물도 있다
‘개’의 보통명사를 사람에게도 사물에게도 함부로 붙이지 않기로 한다
-냄새를 구별하는 법부터 깨닫거나 가르쳐야겠지
이쪽과 저쪽에 단단히 묶어둔 기둥을 직접 본 적이 없다
줄이 끊어지지 않으리라는 건 신앙에 가깝다 유효기간이 다하면 신의 역할도 끝난다
-오늘 날짜로 생산된 새로운 신들을 부지런히 장바구니에 담는다
휘청거리는 모든 것들의 척수는 슬프게도 탄력적이다
무게중심을 이겨낸 듯이 만세를 세 번 외친다
(사실은 익숙해질 때까지 견디는 것이다)
높이 들어 올린 황금빛 트로피가 유리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위대한 유희들!)
어디까지나 멀리서 볼 땐 그렇다

-----------------------------------------------------

종의 기원


감은 태엽의 길이가 짧지 않았다 안개가 걷히고 있다
손톱을 깎기에 어중간했다, 그런 날씨
모서리에 닿기 전부터 불씨를 당길 것인가 고민한다
새장에서 풀려난 새가 날아간다
(반쯤 남은 모이통을 내려다보았다)
오래 있다 보면
조각난 하늘인 것은 도시와 숲속 모두 마찬가지일 거야
오랜만이야,
여전히 손이 참 예쁘네
시선을 둘 데가 있어 다행스럽다
-습관처럼 한숨을 내쉰다고 일깨워 준 사람이 있었다
넌 고양이 발자국 소리같이 왔다 가는구나
시제를 지우고,
꼭 마침표가 두려워서만은 아니다
도망쳐 나온 햇빛 비늘 하나에 눈이 부셨고,
초대받지 못한 걸 들키지 않으려 구석에만 숨어 있었니?
속삭였고,
불쑥 끼어든 차가 적반하장처럼 울려대는 경적소리였다
획이 겹칠 수 있겠지만
망각이란 수채화의 밑그림 같은 것
거울에 비친 울음을 꾹 참는 표정을 어떻게 그려낼까
아무도 다치지 않길 바란다
태양이 어둠 속 수증기를 태워버리고
우리는 섬과 섬이 되었다
불길했지만
훼손될수록 목소리가 한쪽으로 굳는다
손가락에 침을 묻혀 문지르고
소매로 닦아주었다
수묵의 농담이 가파른 벼랑 같다
그는 미술관 바깥을 서성거렸다
그걸 더 좋아했다

-------------------------------------------------------

그는 비 오는 수요일에 미술관에 간다


1
그는 사람들에게서 폭풍우를 수집하는 직업을 가졌다
눈이 아프지 않게
양초를 오랫동안 바라보는 법을 일찍부터 깨쳤다
-그림자와 친해지는 데 나쁘지 않았다
회랑에는 뒷모습이 그려진 그림들이 전시되고 있다
비 오는 날 젖지 않을 목적이었겠지만
그것도 자기중독에는 포함되니까
서행하라는 표시가 도로 한가운데 암호처럼 누워 있다
얼마 동안 꽃을 피워야 될 지 계산하는 데
서툰 꽃들도 있을까
나만 예외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지 모른다
하루 동안 엎질러진 물의 부피와 물컵의 깨진 조각들이
마르고 치워지는 시간들로 부지런히 환산된다
-맨 처음 맛본 올리브 오일이 어딘가 매웠어
-나침반 바늘이 자꾸만 핑그르르 엉덩방아를 찧었어
북극여우와 사막여우가 동물원에서 조우했는데
눈이 가냘픈 이유를 서로에게 묻지 않았다고 한다

2
왕의 집사가 저물녘에 성문을 들어온 음유시인을 불러들였다 공주가 잠들 때까지 머리맡을 지키며 지금 막 지어낸 이야기들을 진짜인 것처럼 자장가를 노래하듯 읊었다 그날 밤은 냄새나는 마구간이 아닌 푹신한 침대에서 잠들 수 있었다 오래 전 추방되어 떠나온 고향집 자신의 방 천장에 새겨둔 별자리가 꿈속에서 반짝거렸다

3
평일에는 남들처럼 재킷을 걸치고 구두를 꺼내 신는다
낮 시간 동안 무얼 하는지 일일이 대답하기 귀찮아서였다
부활을 꿈꾸지 않는다
상큼한 멜론 냄새가 간지러워
재채기를 터뜨린다
젖은 우산은 그때그때 펴서 잘 말린다
오늘을 수요일로 명명해서 다행이었다
그보다 먼저 수요일에 내리는 비가 창조되었다
맨 마지막 순서에 발명된 (이 시간의) 빈자리가 나로 인해 채워진다
전동차 출입문이 삐- 경고음을 울리며 자동으로 닫힌다

출판사 리뷰

*전문가 비평

석상진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인 󰡔아담의 사과󰡕는 앙드레 브르통을 위시한 초현실주의자들의 쉬르리얼리즘 운동이 추구하고자 했던 정신의 해방, 혹은 새로운 정신적 현실의 창출이라는 기획을 고스란히 수용하여 인간의 마음이 어떠한 무늬를 그리고 있으며, 그 무늬들이 어떤 운동과 파동을 그리고 있는지를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포착하려고 한다.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관념의 미묘한 국면을 이미지와 비유를 통해서 포착함으로써 새로운 심리적 현실을 창출하려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초현실주의 운동의 목적과 상통하는 바가 있다.

앙드레 브르통은 그의 ‘쉬르리얼리즘 1차 선언’에서 피에르 르베르디의 이미지에 대한 단상을 인용하면서 이미지의 효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 바 있다. 즉 르베르디는 “이미지란 정신의 순수한 창조다, 이미지는 비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도의 차는 있을지언정 상호간 거리가 먼 두 개의 현실을 접근시키고자 하는 데서 생긴다. 접근된 두 개의 현실의 관계가 보다 더 거리가 멀고 적절한 것일수록 이미지는 보다 강렬해질 것이며, 더 한층 감동적인 힘과 시적 현실성을 띠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강렬한 현실을 창출하는 이미지란 곧 유사한 대상이나 성질의 비교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질적이고 소외된 두 현실의 병치와 중첩에 의해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석상진 시인 또한 이번 시집에서 무수한 이질적인 이미지의 충돌과 길항 작용이 어떠한 효과를 달성하는지 시험하고자 하는데, 이러한 작시술 역시 초현실주의적 이미지에 대한 관념과 상통하는 바가 있다. 서로 이질적이고 충격적인 이미지의 결합만이 강렬하고 힘찬 시적 현실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특히 이처럼 거리가 먼 이미지들의 충돌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논리적 연관 관계를 거부하고, 꿈결 같은 몽상의 영역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것은 이성과 의식의 지층 아래로 파고들어 새로운 무의식적 현실을 일구어낸다. 이러한 현실은 브르통이 지적한 것처럼 윤리적인 지평과 무관한 것이며, 미학적인 효과와도 관련이 없는 것이며,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실재로서 새로운 현실에 대한 발굴이 되는 셈이다.

시인이 추구하는 초현실적 현실, 즉 정신의 새로운 지평으로서의 심문心紋이란 자유연상과 자동기술법에 의해서 구축된 심리적 세계이다. 그러나 시인이 그려내고자 하는 마음의 무늬가 아무런 형태를 취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특정한 방향성과 벡터를 지니고 있지 않은 것도 아니다. 󰡔아담의 사과󰡕라는 시집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인이 포착하고자 하는 마음의 무늬란 정신분석학적인 심리이기도 하고 심층심리학적인 현실이기도 하다. 즉 원죄와 같은 인간의 근원적인 죄의식이라든가 거기에서 야기되는 다양한 불안감, 혹은 장애와 트라우마, 그리고 이인증과 양가감정, 꿈과 환상의 세계로 그려지는 마음의 무늬인 셈이다.
-황치복(문학평론가)

*시인의 말

새벽은 머리맡에 놓인 손길이다

동이 트기 전
가장 깊게 잠들어 있을 때
혹시 깨울까 봐
살며시 쓰다듬는

난 잠이 깨지 않은 척
눈을 감고 있었다

새벽에는
혼자 일어나 앉아 있어도
난 꿈을 꾸는 것만 같다

2026. 가을
석상진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사락 별점0

혜택 및 유의사항

첫번째 별점을 남겨주세요.

첫번째 밑줄을 남겨주세요.

10,800원
총 1개 10,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