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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 4
작품해설 | 인간미와 인간애가 넘치는 노혜숙의 시 세계: 이영춘 - 119 1. 파스 한 장 진실의 입 - 13 파스 한 장 - 14 손맛 - 16 심폐소생술 - 18 이놈의 AI - 20 체중계 - 21 주말의 명화 - 22 딜레마 존 - 24 신용카드 - 26 그까짓 거 - 27 지팡이 - 28 날개 달린 신발 - 29 뱅쇼 - 30 슈퍼맨의 비애 - 32 키오스크 - 33 서투른 도둑 - 34 2.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물의 철학 - 39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 40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 41 낡은 의자 - 42 세탁기 사랑법 - 44 무당벌레 - 45 메밀꽃 은하수 - 46 곡예사 담쟁이 - 48 나무 놀이터 - 50 낙산사 고양이 - 52 손금 - 53 총알택시 - 54 메달 딴 청둥오리 선수 - 55 고등어 - 56 도깨비바늘 - 57 두부 장수 - 58 삼월을 그리다 - 59 톰과 제리 - 60 백담계곡 황태 - 61 3. 망사치마 입고 돌 그림쟁이 - 65 등급 - 66 내 귀는 소라껍데기 - 67 이명 1 - 68 이명 2 - 70 관절 - 71 캡슐 애인 - 72 폐렴에 걸리다 - 74 가슴에 피는 꽃 - 75 망사 치마 입고 - 76 분홍 립스틱 - 78 쇼핑의 유혹 - 80 오후 미용실에서 - 81 장롱 문을 여니 - 82 간 이식 수술 - 83 4. 가을 소묘 야생화 - 87 거미 그네를 타다 - 88 가을 소묘 - 89 낭만 이발사 - 90 단풍 시위 - 92 치유의 낙엽 - 94 달빛 갈대 - 96 고집 센 더덕 꽃 - 97 머피의 법칙 - 98 노란 작은 별 - 99 희망의 천사 - 100 5. 하얀 브로치 당귀꽃 낡은 액자 속의 영웅 - 103 아버지의 십팔번 - 104 하얀 브로치 당귀꽃 - 106 느티나무 사랑 - 107 옥매화 - 108 영산홍 연가 - 109 세신사 - 110 뒤주 - 112 회색 산 - 114 할머니 꽃신 - 116 여우 목도리 - 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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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스 한 장
집안은 온통 위력이 센 파스 냄새로 변해 버려 꽃병에 꺾어 놓은 꽃에서는 이제 향기 나지 않는다 우리의 모든 인생이 마냥 밝을 수는 없지만 힘든 삶 속에서도 긍정을 찾고 불편함도 극복해 살아 있는 통증도 아름답게 바라보는 일 약효가 얼마나 남았는지 손바닥만 한 한 장의 존재로 있는 힘을 다하여 버티고 사는 발설하지 않는 비밀인 양 겉봉투 같은 외투 꼭꼭 여미고 이발소 가는 남편 잘 다녀오라고 우표 한 장 붙인다. * 할머니 꽃신 신데렐라처럼 멋있게 살았지 근사한 여행도 다니고 서 푼어치도 안 되는 자존심이라도 눈에 힘주고 살았지 선머슴처럼 자른 희끗희끗한 머리 손톱 밑으로 낀 흙 호미와 물 초롱 제멋대로 부는 바람도 화가 난 햇볕도 최고의 선물인 것을 유리구두보다 예쁜 할머니 꽃신 화려했던 황금 마차도 호박으로 변한 지금도 젊었을 때의 소유도 지금의 공유도 나의 것 마지막 파티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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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프랑스의 박물학자이며 자연철학자, 또한 작가이면서 비평가인 뷔퐁(Buffon)은 “글은 곧 그 사람이다.”라고 정의했다. 노혜숙 시인의 시편들을 읽으면서 문득 이 말이 떠오른 것은 그의 모든 작품에서 진정한 그의 인간미와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혜숙 시의 이런 인간미와 인간애로 빚어진 시에는 사물과 사람에 대한 애정은 물론 타자를 위한 희생정신이 발현되어 있어 아름다움의 진면목을 인식하게 한다. 인간다움을 중시하는 철학 사상으로 ‘인본주의’란 것이 있다. 그것은 넓은 의미로 인간에 관한 모든 것을 가장 중시하는 사상이다. 좀 더 광의의 의미로 해석한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상이다. 즉 인간의 생명, 인간적 감정, 인간성을 존중하는 사상이다. 이에는 종교, 인종, 국가를 초월해 인류 전체를 평등하게 사랑하며, 사회 전체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사상이기도 하다. 다소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이론을 제시하는 이유는 노혜숙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그의 특별한 인간미와 인간애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 이영춘 시인의 해설에서 작가의 말 어렸을 적부터 저는 많이 아팠고 정신적으로도 약했습니다. 제 몸이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그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위안과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시는 저에게 늘 괜찮다고 용기를 주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잘하고 있고 멋있다고 칭찬해 줍니다. 인정받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와 격려도 해주었습니다.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제 삶의 원동력이고 제가 설 수 있도록 도와준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쓰기로 했습니다. 봄이면 영산홍꽃으로 피어나 집안 곳곳을 둘러보시는 엄마께 첫 시집 출간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아직은 서투른 도둑처럼 완벽하진 못해도 제 글을 빛내주시고 훌륭하게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와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또한 몇 년 동안 문학을 함께 공부하고 격려해 주며 아낌없이 칭찬해 준 문예창작반 문우님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글을 쓰면서 묵묵히 도와주고 제 옆을 지켜준 남편과 딸에게도 사랑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욱 현실에 충실하고 노력하며 좋은 글 쓰도록 하겠습니다. 2026. 9월 고성에서 노혜숙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