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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언어와 국가
1. 서설 2. 세계 제국 3. 근대 국가 4. 소쉬르가 본 언어와 국가 5. 도키에다 모토키 6. 대동아 공영권의 표준어인 일본어 7. 영어는 세계어가 될 수 있는가 8. 가상과 초월론적 가상 9. 상상의 공동체 10. 교환의 여러 모습 2장| 일본정신분석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신들의 미소」 1. 일본 혼령의 경고 2. 한자와 가나의 병용 3. 정신분석적 소급 4. 야마토타마시 분석 5. 다시 일본정신분석으로 6. ‘동양’ 회귀 7. 천황제의 근거 8. 동아시아의 역사적 지정학 3장| 일투표와 제비뽑기 - 기구치 칸의 「투표」 1. 투표라는 시스템 2. 투표와 선거 3.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4. 기쿠치 칸의 좌절 5. 대표하는 것을 불가능성 6. 대의제의 기원 7. 매개성에서 주권성으로 8. 참여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9. 두 개의 중우정치 10. 선거와 제비뽑기 11. 민주주의의 가능성 4장| 시민통화의 작은 왕국 -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은 왕국」 1. 작은 왕국 2. 러시아혁명과 다니자키 쥰이치로 3. 시민통화 Q 4. 다양한 지역통화 5. 자원봉사경제와 화폐경제 6. 채무감정 7. 윤리적-경제적 운동 부록 「신들의 미소」 「투표」 「작은 오아국」 옮긴이 후기 |
Kojin Karatani,からたに こうじん,柄谷 行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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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일본에서는 무엇이든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아무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바깥에서 온 것이 정착한다면, 그때는 그것들이 ‘변조되었을’ 때뿐이다. 그리고 나는 ‘일본정신분석’의 열쇠를 이렇게 한자와 가나의 병용이라는 역사적인 문제에서 찾아냈다. 물론 이 말은 일본의 정신분석이라는 의미와 일본정신(야마토타마시이)의 분석이라는 의미가 겹쳐진 것이다.
조선이 끊임없이 이민족의 침입에 대해 국가의 윤곽을 작위적으로 유지하려고 해온 데 비해, 일본은 바다라는 자연의 경계를 국가의 경계로 간주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구별이 모호한 채로 지나왔다. …… 만약 한국이 소련이나 중국 세력이 남하하는 데 방파제 구실을 하지 않았다면, 전후 일본의 정치체제가 존속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최악의 형태이지만 곤란한 것은 그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처칠은 말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러한 냉소적인 태도가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걸출한 대표자의 출현을 손꼽아 기다리는 심리도 널리 퍼져 있다. 민주주의를 대의제 민주주의로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어소시에이셔니즘에 의한 자본제=내이션=스테이트의 지양은 가까운 시일 안에 실현되기는커녕 몇 세기나 걸리는 운동이다. 이상적인 사회를 당장 실현하려고 하면, 사람들은 국가권력에 호소하게 된다. 그것은 국가를 강화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상적인 사회는 결코 성급하게 실현되어서는 안 된다. 점진적으로 실현할 수밖에 없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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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의한 일본의 정신분석
일본의 지성 가라타니 고진이 파헤친 일본의 뿌리 뿌리없는 천황제 ― 일본정신과 변조하는 힘 도대체 일본정신이란 게 있는 걸까. 이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에게, 일본의 비판적 지성 가라타니 고진은 천황제의 뿌리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른바 ‘일본정신’이란 사실 뭔가 특별하고 내재적인 힘이 아니라, 문자언어의 예를 통해 알수 있듯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일본의 특성은 역사적인 상호관계의 산물이다. 고진이 바라보는 근대의 풍경 ― 언어, 국가, 대의제, 통화 고진은 언어, 국가, 대의제, 통화라는 주제를 관통하며 일본의 근대를 직조해낸 일본정신의 실체를 규명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저자 자신이 밝히고 있듯이 ‘일본정신의 분석’인 동시에 ‘일본의 정신분석’인 것이다. 실현 가능한 대안을 찾아가는 비판적 지성의 힘 분석에만 그친다면 그렇게 공허할 수 없을 것이다. 고진은 일관되게 ‘어소시에이셔니즘 associationism’을 자신의 대안으로 설정하고 논의를 펼치고 있다. 고진이 고민하는 것은 실현가능성이다. 그것도 역사적, 현실적 실현가능성이다. 따라서 과거를 무조건 폄훼하지도 않으며 먼 미래의 유토피아를 상정하지도 않는다. 고리타분한 이론에 기대지 않고 무책임한 선언에 휘둘리지 않는 비판의 힘이 살아있으니 가능한 일일 것이다. 소설을 통해 들여다본 일본정신의 이면 부록으로 실린 소설 세 편은 고진의 주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각 소설은 2, 3, 4장의 모티브를 제공하는데, 고진의 글을 마주하고 싶어 마음이 급해진 사람이 아니라면 부록으로 실린 단편 소설들을 먼저 읽고 해당하는 장을 펼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