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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
범우사 200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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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가족 에세이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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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문고

저자 소개 1

皮千得. 호 : 금아琴兒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특유의 섬세하고 간결한 언어로 표현하여 남녀노소 모두에게 고른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이자 수필가. 2007년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여전히 대중들에게 감동으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1910년 서울 출생. 호는 금아琴兒이다. 상해 호강대학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연구했다. 경성대학 예과 교수, 서울대학교 문리대 및 사법대 교수를 역임했다. 1910년 [신동아]에 ‘서정소곡’을 발표하면서 문필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의 시는 자연과 동심이 소박하고 아름답게 녹아 있다는 평을 얻었고, 섬세하고 간결한 언어로 그려진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특유의 섬세하고 간결한 언어로 표현하여 남녀노소 모두에게 고른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이자 수필가. 2007년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여전히 대중들에게 감동으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1910년 서울 출생. 호는 금아琴兒이다. 상해 호강대학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연구했다. 경성대학 예과 교수, 서울대학교 문리대 및 사법대 교수를 역임했다. 1910년 [신동아]에 ‘서정소곡’을 발표하면서 문필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의 시는 자연과 동심이 소박하고 아름답게 녹아 있다는 평을 얻었고, 섬세하고 간결한 언어로 그려진 그의 수필은 남녀노소에게 고른 사랑을 받아 대표작 ‘인연’을 비롯하여 ‘수필’ ‘플루트 플레이어’ 등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금아 피천득의 수필은 백 마디 천 마디로 표현해야 할 것을 될 수 있는 대로 적은 수표의 언어 안에 함축시키는 절제가 돋보인다. 그리움을 넘어서 슬픔과 애닯음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피천득의 미문美文은 언제, 어느 때 읽어도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작품으로 『꿈』『편지』등의 시와 『여성의 미』『모시』등의 수필 외 다수가 있고, 시문집으로 『산호와 진주』『생명』이 있다.

유명 작가의 길을 걸었으되, 장식품 하나 없는 작은 아파트에서 소탈하면서도 충일한 삶을 살았던 그는 ‘앵두와 어린 딸기 같은’ 오월에 태어나 오월에 떠난 ‘영원한 오월의 소년’으로 우리의 가슴속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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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164g | 128*188*20mm
ISBN13
9788908060012

책 속으로

예전을 추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의 생애가 찬란하였다 하더라도 감추어둔 보물의 세목과 장소를 잃어버린 사람과 같다. 그리고 기계와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은 그가 팔순을 살았다 하더라도 단명한 사람이다. 우리가 제한된 생리적 수명을 가지고 오래 살고 부유하게 사는 방법은 아름다운 인연을 많이 맺으며 나날이 착한 일을 하고, 때로 살아온 자기의 과거를 사는 데 있는 가 한다.

--- p. 128

엄마가 나의 엄마였다는 것은 내가 타고난 영광이었다. 엄마는 우아하고 청초한 여성이었다. 그는 서화에 능하고 거문고는 도(道)에 가까웠다고 한다. 내 기억으로는 그는 나에게나 남에게나 거짓말 한 일이 없고, 거만하거나 비겁하거나 몰인정한 적이 없었다. 내게 좋은 점이 있다면 엄마한테서 받은 것이요, 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 것은 엄마를 일찍이 잃어버려 그의 사랑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때문이다.

--- p.66

비원은 창덕궁의 일부로 임금들이 후원이었다. 그러나 실은 후세에 올 나를 위하여 설계되었던 것인가 한다. 광해군은 눈이 혼탁하여 푸른 나무들이 잘 보이지 않았을 것이요, 새소리도 귀담아 듣지 못하였을 것이다. 숙종같이 어진 임금은 늘 마음이 편치 않아 그 향기로운 풀 냄새를 인식하지 못하였을 거다.

미는 그 진가를 감상하는 사람이 소유한다. 비원뿐이랴. 유럽의 어느 작은 도시, 분수가 있는 광장, 비둘기들, 무슨 애버뉴라는 고운 이름이 붙은 길, 꽃에 파묻힌 집들, 그것들은 내가 바라보고 있는 순간 다 나의 것이 된다. 그리고 지금 내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한 나의 소유물이다.

주인이 일년에 한 번 오거나 하는 별장은 그 고요함을 별장지기가 향유하고, 꾀꼬리 우는 푸른 숲은 산지기 영감만이 즐기기도 한다. 내가 어쩌다 능참봉을 부러워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 오는 것이다. 은퇴도 하였으니 시골 가서 새소리나 들으며 살까도 생각하여 본다. 그러나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꾀꼬리 우는 오월이 아니라도 아침부터 비가 오는 날이면 나는 우산을 받고 비원에 가겠다. 눈이 오는 아침에도 가겠다. 비원은 정말 나의 비원이 될 것이다.

--- p.41

비 오는 오월 어느 날 비원에 갔었다. 아침부터 비가 오고 주말도 아니어서 사람이 없었다. 비원은 서울 한복판에 있으면서 숲이 울창하여 산소 같은 데가 있다. 빗방울이 얌전히 떨어지는 반도지 위에 작고 둥근 무늬가 쉴 새 없이 퍼지고 있었다. 그 푸른 물위에 모네의 그림 수련에서 보는것과 같은 꽃과 연잎이 평화롭게 떠 있었다. 꾀꼬리 소리가 들린다. 경쾌한 울음이 연달아 들려온다. 꾀꼬리 소리는 나를 어린시절로 데려갔다.

--- pp. 39~40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엄마와 나는 숨기 내기를 잘하였다. 그럴 때면 나는 엄마를 금방 찾아냈다. 그런데 엄마는 오래오래 있어야 나를 찾아냈다. 나는 다락 속에 있는데. 엄마는 이 방 저 방 찾아다녔다. 다락을 열고 들여다 보고서도 '여기도 없네'하고 그냥 가버린다. 광에도 가보고 장독 뒤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가. 하도 답답해서 소리를 내면 그제서야 겨우 찾아냈다. 엄마가 왜 나를 금방 찾아내지 못하는지 나는 몰랐다. 엄마와 나는 구슬치기도 하엿다. 그렇게 착하던 엄마도 구슬치기를 할 때는 아주 떼장이었다. 그런데 내 구슬을 다 딴 뒤에는 그 구슬들을 내게 도로 주었다. 왜 그 구슬들을 내게 도로 주는지 나는 몰랐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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