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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세상, 인연의 배를 띄워
최척전
황혜진 박명숙 그림
나라말 200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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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 top10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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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책소개

저자 소개

글 : 황혜진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에서 공부하였고, “가치경험을 위한 소설교육내용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 학회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소에서 일하며 국어교육연구에 힘쓰고 있다.
그림 : 박명숙
홍익대학교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북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HILLS를 통해 일러스트레이션이란 신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한국생활사박물관』과 서울시 푸른도시국 사외보 『푸른,』에 그림을 그렸으며, 현재 우리나라 들꽃이 담고 있는 그윽한 미와 정초한 자태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들꽃들로부터 전해지는 진실과 순수를 그림책들에 담아 내고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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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7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78쪽 | 170*220*20mm
ISBN13
9788987402642

책 속으로

옥영이 갑판으로 내려가 본 사람은 바로 꿈에 그리던 남편이었다. 중국옷을 입고 있었고, 수척해진 모습이었으나 서글서글한 눈과 잔잔한 입매는 분명 남편의 것이었다. 옥영은 순간 뜨거운 눈물이 왈칵 솟았다. 최척도 옥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여보!”
둘은 끌어안아 보지 않고는 서로의 존재를 믿을 수 없었던지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고 백사장을 뒹굴었다. 목이 메고 기가 막혔다. 말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아 꺽꺽대며 지난 세월에 대한 슬픔을 쏟아내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다하자 피가 흘러내려 서로를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두 나라의 뱃사람들이 저자 거리처럼 모여들어 이들을 구경하였다. 그들은 처음엔 다만 그 둘이 친척이나 잘 아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뒤에 그들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 사람마다 서로 돌아보며 소리쳐 말했다.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일일세!”
“이런 일은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내 평생 이런 일은 처음 들어봤네. 참 세상에....”
최척과 옥영의 일이 마치 자기들 일인 양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많았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남원에서 새로운 전설이 시작되다.

이야기는 젊은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시작한다. 최척과 옥영은 부모의 반대를 이겨내고 결혼에 골인하여 행복하고 아름다운 한 쌍의 부부가 되었다. 그러나 이야기는 두 남녀의 결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야기의 끝인 결혼 그 후로부터 새로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남녀의 사랑이 아닌 전쟁을 이겨낸 가족의 끈끈한 인연을 다루기 때문이다.

최척과 옥영 가족은 정유재란으로 뿔뿔이 흩어져 30여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중국, 일본, 베트남을 떠돌다가 우여곡절 끝에 고향땅 남원에서 재회한다. 춘향이와 몽룡이가 사랑을 이루었던 남원에서 또 하나의 전설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랑 이야기가 아닌 가족의 이야기로.

전쟁 속에 피어난 한 가닥 희망

1597년에 발발하여 2년 동안 계속 된 정유재란이 조선을 할퀴고 지나가자 나라 곳곳에 깊은 상처가 남았다. 조선이 입은 물질적, 경제적 손실도 컸지만 사람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더 컸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포로가 되거나 떠돌이가 되어야 했다. 그 속에 또 수많은 사람이 가족을 영영 찾지 못하게 되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깊은 상처를 마음에 안고 살아가는 시대에 사람들을 감동시킨 이야기가 이었다. 최척과 옥영 일가의 이야기는 전쟁 후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실제 이야기라고 한다. 가족의 고난과 기적 같은 재회는 전쟁의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회한과 희망의 눈물이 되었을 것이다.

아 ! 부모, 부부, 형제, 구고가 네 나라로 흩어져 30년을 슬퍼하며 못 잊어하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마침내 한 사람도 빠뜨림 없이 다시 만나게 되었다. 고난이 다하면 좋은 시절이 돌아오는 하늘이 이치가 이러한가. 이것에 어찌 사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겠는가? 사람에게 정성만 있다면 하늘 또한 멀리하지 않는구나. - 본문 중에서

미리 보는 감동의 순간

옥영이 갑판으로 내려가 본 사람은 바로 꿈에 그리던 남편이었다. 중국옷을 입고 있었고, 수척해진 모습이었으나 서글서글한 눈과 잔잔한 입매는 분명 남편의 것이었다. 옥영은 순간 뜨거운 눈물이 왈칵 솟았다. 최척도 옥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여보!”
둘은 끌어안아 보지 않고는 서로의 존재를 믿을 수 없었던지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고 백사장을 뒹굴었다. 목이 메고 기가 막혔다. 말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아 꺽꺽대며 지난 세월에 대한 슬픔을 쏟아내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다하자 피가 흘러내려 서로를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두 나라의 뱃사람들이 저자 거리처럼 모여들어 이들을 구경하였다. 그들은 처음엔 다만 그 둘이 친척이나 잘 아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뒤에 그들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 사람마다 서로 돌아보며 소리쳐 말했다.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일일세!”
“이런 일은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내 평생 이런 일은 처음 들어봤네. 참 세상에....”
최척과 옥영의 일이 마치 자기들 일인 양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많았다.

최척전, 이야기 속의 이야기

‘국어시간에 고전읽기’는 고전에 대한 이해를 돕고 흥미를 유발하며 한 걸음 더 나가서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책의 중간 중간에 싣고 있다. ‘이야기 속 이야기’는 볼거리와 정보를 실속 있게 담았으며, 『어지러운 세상 인연의 배를 띄워』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이 더해졌다.

정유재란과 남원 함락 - 역사의 현장 속으로

임진왜란의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조선을 전쟁의 불구덩이로 몰아넣은 정유재란. 그 참혹하고 급박했던 역사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우선 선조실록의 한 페이지에서 남원 함락의 소식을 전해 듣고 선조와 대신들이 주고받은 대화를 찾았다. 바람 앞의 등불이 된 나라를 걱정하며 때늦은 후회를 하는 선조의 침통한 표정이 그려질 듯 하다. 그리고 일본군을 따라 조선으로 와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일본인 승려의 일기는 침략을 당한 나라의 시선이 아닌 침략한 나라의 시선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자료가 될 것이다.

텔레비전 방송도 카메라도 없었던 시대의 역사라 시각자료는 볼 수 없지만, 이 정보페이지에서는 전쟁의 참상이 생생하게 표현된 기록을 통해 역사의 현장 속으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전쟁포로 이야기 -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전쟁의 상처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깊이 남아 치유되지 않는다. 오늘날에도 세계의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과 전투가 끊이지 않는 이 때, 전쟁이 남기는 상처들을 돌아보고 평화의 시대를 꿈꾸어 본다. 과거에 일어났던 전쟁들을 역사책에 기록된 사건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로 느낀다면 전쟁은 더 이상 남의 나라, 다른 시대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다. 이 정보페이지에서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이후 일본에 포로로 끌려가거나 먼 나라로 팔려가서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갑론을박 - 강홍립은 역적인가, 충신인가?

역사 속 실존 인물이 소설 속으로 들어왔다. 소설 속에 그려진 인물은 그 사람의 실제 모습과 얼마나 어떻게 달라질까. 『최척전』에 나오는 강홍립은 현명한 판단력의 소유자로 군사들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장군이다. 그러나 『강노전』이라는 소설에는 오랑캐가 되어 나라를 배신한 역적으로 그려진다. 명나라 연합군으로 출정하였다가 후금의 포로가 된 후 후금의 장수가 되어 고국에 돌아와 쓸쓸하게 죽었던 비운의 장군 강홍립에 대해 우리는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지도로 보는 최척전 - 최척과 옥영의 험난했던 여정

『최척전』은 우리나라나 혹은 중국의 한정된 지역이나 상상 속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던 다른 고전 소설과는 다르게 동아시아를 아우르는 실제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인 작품이다. 소설 속에 그려진 최척 일가의 여정은 일본에서 베트남에 이르는 길고도 험난한 여정이었다. 이 정보페이지는 전쟁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최척 가족의 여정을 지도로 그려 한 눈에 보도록 하였다. 요즘은 비행기로 5시간 만에 갈 수 있는 베트남이지만 그 시대의 최척과 옥영은 몇 달에 걸쳐 뱃길과 바닷길을 여행해야만 했다.

최척전과 우연성 - 소설 같은 현실 vs 현실 같은 소설

최척전은 전쟁으로 뿔뿔이 흩어진 가족이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차례차례로 모두 다시 만나게 되는 기적 같은 이야기이다. 가족들이 다시 만나게 되는 계기는 모두가 하늘이 도왔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믿기 힘든 사건들의 연속이다. 역사적 사실과 실제 배경, 항간에 떠돌았던 실화를 토대로 한 이야기인 동시에 곳곳에서 기적과 우연이 펼쳐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전하는 과정에서 과장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믿기 힘든 기적과 우연이 이야기를 만들고 사람들을 귀 기울이게 한다. 그런 점에서 최척전의 우연성은 당대의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 준 실현된 기적이 아닐까.

작가 인터뷰 - 조위한을 찾아서

정유재란 이후 사람들의 입과 입으로 전해졌던 최척 일가의 이야기를 한 편의 소설로 기록한 조위한에 대해서 알아본다. 조위한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어머니와 아내와 두 자식을 차례로 잃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그런 그에게 한 가족이 전쟁 통에 뿔뿔이 흩어졌다가 기적처럼 다시 만나는 이야기는 더욱 심금을 울렸을 것이다. 그런 조위한의 마음이 바로 전쟁에서 살아남아 최척 일가의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하던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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