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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을 타거들랑 밥 한통만 나오너라
흥부전
신동흔 이철민 그림
나라말 200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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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 top100 1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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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책소개

저자 소개

글 : 신동흔
서울대에서 구비문학을 전공하여 현재 건국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신화와 전설을 쉽게 접하도록 “한겨례 옛이야기” 시리즈를 기획하는 등 구비문학에 관련된 많은 저서를 쓰고 있습니다.
그림 : 이철민
1970년에 서울 수유리에서 태어나 디자인을 공부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필요한 곳에 그림을 그려 넣는 일을 합니다. 그림으로 이야기 되는 것을 좋아하며 이야기가 그림 되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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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7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78쪽 | 170*220*20mm
ISBN13
9788987402673

책 속으로

흥부 내외가 이렇게 고생을 하고 가난하게 지내도 자식만큼은 부자였다. 부부간에 금슬이 좋아 자식을 풀풀이 낳는데, 일년에 꼭 한번 씩은 아이를 낳되 툭하면 쌍둥이요 간혹 셋씩도 낳았다. 내외간에 서로 마주보고 눈웃음만 웃어도 그냥 자식이 생겨나 그럭저럭 주워섬겨 놓은 것이 스물아홉이었다. 그 많은 자식들을 옷을 지어 입힐 수 없자 흥부가 꾀를 하나 생각했다.

부잣집에서 짚을 얻어다 결어서 멍석을 만드는데 군데군데 구멍을 냈다. 아이들을 앉혀 놓고서 죄인에게 칼 씌우듯 구멍 하나에 머리 하나씩 멍석을 딱 씌워놓으니 몸뚱이는 안 보이고 머리통만 나와서 멍석 위에 검은콩 메주 늘어놓은 모양이 되었다. 아이들이 울어도 앉아서 울고 잠을 자도 앉아서 자고 항상 앉아서 지내는데 그 중 어려운 일은 똥 누러 가는 일이었다. 똥이 마려우면 저 혼자 빠져서 가면 되련만 아이들이 미련하여 뭇 녀석이 다 나가는데, 그 중 키 작은 아이는 발이 땅에 안 닿아 목이 졸려 죽는다고 소리치고, 그중 짓궂은 녀석 하나가 다른 아이를 집어 뜯고서 정색을 하면 누가 한 줄을 몰라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흥부, 놀부 한 형제 맞아?

부자 돌림이라는 거 말고 도대체 공통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두 사람이다. 생긴 것도 어쩜 저리 다를까.

놀부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 온갖 재물을 쌓아놓고 살면서도 제사상에 음식 올리는 것이 아까워 종이에 산적, 나물, 탕 하고 글자를 써서 그릇에 담아놓고 제사를 지내는 자린고비다. 전국 자린고비 선수권 대회라도 하면 순위 안에도 들고도 남을 거다. 그것뿐인가. 탐욕스러운 눈빛에 심술보마저 차고 있으니 똥 누는 아이 주저앉히고, 자는 아기 눈 벌리고, 엎어진 사람 뒤통수 때리고 하여튼 갖은 심술이 끝도 없이 흘러나온다. 이정도면 심술대회도 석권할 테니 2관왕은 확보했다.

흥부는 어떤가. 흥부는 천연기념물이 따로 없다. 동생 가족을 매정하게 내쫓은 것도 모자라 몽둥이까지 휘두르는 형을 그래도 형이라고 원망하지 않고 부인 앞에서는 형 내외에게서 맞은 것이 아니라 오는 길에 도적들을 만났다며 둘러대며 두둔하기까지 하였다. 지독한 가난에도 올바른 마음가짐에 양반 체면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니 요즘처럼 돈이 최고인 세상에는 기념할 만한 사람이다. 게다가 부인과 금슬이 좋아 눈만 마주쳐도 애가 들어선다니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는 더 없이 필요한 천연기념물이 아니겠는가.

화초장 세 글자도 못 외우는 놀부, 그래도 할 말은 있다.

흥부와 놀부는 한 형제지만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르다. 놀부는 부자고 흥부는 가난하고, 놀부는 무식하고 윤리의식도 없지만 흥부는 지킬 건 지키며 산다. 소설을 읽다보면 흥부는 몰락한 양반 계층으로 놀부는 자수성가한 중인 계층으로 그려지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흥부가 여전히 유교적인 윤리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에 놀부는 학식을 쌓지 못한데다가 셈이 밝다. 한 집안의 형제가 계층이 다를 수는 없다. 흥부전을 단순히 선악의 대립을 넘어 시대의 반영으로 볼 수 있는 단서가 여기에 있다.

전혀 다른 형제를 묘사하는 흥부전은 타고난 신분에 의해서 삶이 결정되는 신분제 사회가 붕괴되어 가고 있음을 드러낸다. 타고난 신분이 무엇이든 개인의 능력이나 성향에 따라 가난한 양반으로 살아가기도 하고, 중인이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부자로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니 양반 체면이랑 다 벗어던지고 돈만 숭상하며 살기로 한 놀부 같은 양반이 없을 리 없으며, 돈을 모을 만큼 모았으니 신분 상승을 하고 싶은 중인이 없을 리 없다.

신분제 사회가 서서히 자본주의 사회로 변모해 가고 있는 시대에 가난은 무능의 동의어가 되어 간다. 양반의 덕목이 되었던 검소나, 사대부 미학의 뿌리가 되었던 안분지족(安分知足)은 30명이나 되는 식구들을 헐벗기고 굶기는 가장의 무능 앞에서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그래서 흥부전은 가난하지만 화목한 가정이 아닌 화목하고 부유하기까지 한 가정을 추구했던 것이다. 화초장 세 글자도 못 외우고 동생을 돌볼 줄도 몰랐던 패륜아 놀부는 어쩌면 시대의 변화를 재빠르게 감지하고 약삭빠르게 처신을 바꾼 처세가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복이라 하는 것이 임자가 없어, 부자가 하루아침에 재산을 날리기도 하고 가난한 사람도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이 새로운 시대의 매력이라면 매력일까?

책 속으로 미리 가보기

흥부네 스물아홉 자식들 멍석 쓴 장면
흥부 내외가 이렇게 고생을 하고 가난하게 지내도 자식만큼은 부자였다. 부부간에 금슬이 좋아 자식을 풀풀이 낳는데, 일년에 꼭 한번 씩은 아이를 낳되 툭하면 쌍둥이요 간혹 셋씩도 낳았다. 내외간에 서로 마주보고 눈웃음만 웃어도 그냥 자식이 생겨나 그럭저럭 주워섬겨 놓은 것이 스물아홉이었다. 그 많은 자식들을 옷을 지어 입힐 수 없자 흥부가 꾀를 하나 생각했다.

부잣집에서 짚을 얻어다 결어서 멍석을 만드는데 군데군데 구멍을 냈다. 아이들을 앉혀 놓고서 죄인에게 칼 씌우듯 구멍 하나에 머리 하나씩 멍석을 딱 씌워놓으니 몸뚱이는 안 보이고 머리통만 나와서 멍석 위에 검은콩 메주 늘어놓은 모양이 되었다. 아이들이 울어도 앉아서 울고 잠을 자도 앉아서 자고 항상 앉아서 지내는데 그 중 어려운 일은 똥 누러 가는 일이었다. 똥이 마려우면 저 혼자 빠져서 가면 되련만 아이들이 미련하여 뭇 녀석이 다 나가는데, 그 중 키 작은 아이는 발이 땅에 안 닿아 목이 졸려 죽는다고 소리치고, 그중 짓궂은 녀석 하나가 다른 아이를 집어 뜯고서 정색을 하면 누가 한 줄을 몰라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놀부가 제비를 기다리는 장면
“흥부가 과연 부자가 됐더란 말이야.”
“참으로 부자가 됐어요?”
“음, 나보다 훨씬 큰 부자가 됐어.”
“원 세상에, 저런 변괴가 있나!”
“흥부가 제비 덕에 부자가 되었다니 나도 오늘부터 제비를 좀 많이 길러야 되겠어.”
놀부가 그날부터 사람을 사서 품삯을 주고 제비집 수백 개를 밤낮으로 만들어서 저의 집 안채, 사랑채, 행랑, 곳간, 서당, 별당, 뒷간까지 빈틈없이 달아놓고, 그래도 부족해서 자기 망건에다가도 하나 매달아 쓰고 제비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흥부전, 이야기 속의 이야기
<국어시간에 고전읽기>는 고전에 대한 이해를 돕고 흥미를 유발하며 한 걸음 더 나가서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책의 중간 중간에 싣고 있다. ‘이야기 속 이야기’는 볼거리와 정보를 실속 있게 담았으며, 『이 박을 타거들랑 밥 한 통만 나오너라』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이 더해졌다.

조선시대의 상속제도 - 딸도 상속을 받았다.

한 부모님 슬하의 형제가 한 사람은 떵떵거리는 부자로 살고, 한 사람은 하루 세끼 끼니도 못 챙겨먹는 가난에 시달리며 산다. 하나밖에 없는 형제는 나몰라하고 혼자서만 잘 사는 놀부가 참 지독하기도 하다. 조선시대의 상속제도는 사실 모든 자식들에게 골고루 재산을 나누어 주고 딸이나 시집간 딸에게도 동등한 권리를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로 오면서 장자에게만 재산을 상속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흥부전은 이러한 사회 제도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조선시대의 형벌제도 - 죄를 지으면 어찌되는지 알려주오.

흥부는 굶주리고 헐벗은 가족들을 보다 못해 매품을 팔아 돈을 벌어오기로 한다. 흥부 아내는 그런 남편을 말리며 못 먹은 사람이 곤장까지 맞으면 앓아누워 일어나지도 못할 것이라며 걱정을 한다. 조선시대의 형별제도를 통해 흥부가 매품을 팔러간 관아의 풍경을 상상해보도록 하였다.

제비 탐구

흥부의 제비는 강남 갔다 돌아오는 길에 은혜를 갚은 박씨를 물고 와 흥부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하였다. 그런데 흥부전 속에 그려진 제비 노정기는 철새인 제비가 실제로 이동하는 경로와는 차이가 있다. 이 정보페이지에서는 속담이나 속설에서부터 우체국 상징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 속에 함께하고 있는 제비의 상징들을 모아 보았다. 제비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가까운 새인지 금세 확인할 수 있다.

흥부네 새 집 짓기

흥부가 제비에게 선물 받은 것 중에 하나가 으리으리한 새집이다. 그것도 박 속에서 나온 여러 명의 일꾼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뚝딱하고 만들어내었다. 주춧돌과 기둥을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완벽하게 밀착시키는 한옥 건축은 우리 민족의 놀라운 지혜가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집 짓는 과정 하나하나에 자연을 존중하고 이웃과의 어울림을 추구했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 정보페이지는 한옥을 짓는 과정을 소개하여 서까래, 들보 같은 것들이 집의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상량식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조선시대의 놀이판 - 얼쑤, 한 판 놀아보세

이번에는 놀부박에서 나온 놀이패들에 대해서 알아본다. 조선 시대 후기에 명성을 날렸던 유랑 연예인들은 여러 가지 볼거리를 제공하여 요즘의 연예인들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영화 “왕의 남자”로 우리에게 친숙해진 유랑 연예인 집단에 대해서 알아본다. 여러 종류의 유랑 연예인 집단을 풍속화와 함께 소개한다.

가난함에 대하여

이 정보페이지는 “흥부전”의 주된 소재가 되는 가난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로 구성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를 꿈꾸는 시대에 가난은 더 이상 ‘약간의 불편함’이 아니다. 사람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부를 갖추어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가난에 대한 생각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법정 스님이나 간디의 무소유, 잉여 생산과 잉여 소비의 문명사회를 떠나 자급자족의 삶을 개척한 니어링 부부, 자연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벗하는 것임을 깨달았던 사대부들의 “안빈낙도”를 통해서 가난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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