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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시선

책소개

목차

1. 파천무
2. 해식 동굴
3. 작은 상징
4. 누리장나무 잎사귀에는 낯선 길이 있다
5. 내 사랑은
6. 얼룩말과 쇠듬새기새
7. 늦가을
8. 고승
9. 찬란한 밤길
10. 초록의 감옥
11. 여운
12. 얼음산
13. 부석사 가는 길
14. 철도원
15. 먼지 한 방울
16. 바지락을 캐며
17. 저 들머리 흰 산
18. 애일당 시
19. 휴식이 있는 골짜기
20. 여자
21. 솔바람 태교
22. 새가 된 시인
23. 수련
24. 연꽃 구경
25. 섬들도 때로는 어머니를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26. 용눈이 꽃오름
27. 슬픈 꽈리 소리
28. 빈 집
29. 충치
30. 물꽃
31. 잡놈
32. 말고기
33. 갠지스강에 돌을 던지다
34. 아스라운 굽 위에서 한 생이
35. 곰취
36. 비로봉 오르는 길에서
37. 철원 평야
38. 두만강 돌맹이
39. 화진포의 봄
40. 감귤과 오렌지
41. 5.18 묘역을 걸으며
42. 명사산
43. 밀잠자리
44. 그녀가 내 곁에 있다
45. 시인 연보

저자 소개 1

194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호는 평전(平田). 1975년 〈산문(山門)에 기대어〉 외 4편이 『문학사상』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남도의 서정(抒情)과 질긴 남성적 가락으로 ‘종래의 서정시가 생(生)의 에너지를 상실하게 하고, 자기 탐닉의 울음으로 떨어지는 한을 민족적·역사적 힘으로 부활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는 송수권 시인은, 문공부예술상을 비롯해 금호문화예술상, 소월시문학상, 전라남도문화상, 김달진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영랑시문학상, 한민족문화예술대상, 님문학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에 명예교
194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호는 평전(平田). 1975년 〈산문(山門)에 기대어〉 외 4편이 『문학사상』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남도의 서정(抒情)과 질긴 남성적 가락으로 ‘종래의 서정시가 생(生)의 에너지를 상실하게 하고, 자기 탐닉의 울음으로 떨어지는 한을 민족적·역사적 힘으로 부활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는 송수권 시인은, 문공부예술상을 비롯해 금호문화예술상, 소월시문학상, 전라남도문화상, 김달진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영랑시문학상, 한민족문화예술대상, 님문학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에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시집으로 제1시집 『산문(山門)에 기대어』(1980. 문학사상), 제2시집 『꿈꾸는 섬』(1982. 문학과지성사), 제3시집 『아도(亞陶)』(1985. 창작과비평사), 제4시집 『새야 새야 파랑새야(동학서사집)』(1986. 나남), 제5시집 『우리들의 땅』(1988. 문학사상), 제6시집 『자다가도 그대 생각하면 웃는다』(1991. 전원), 제7시집 『별밤지기』(1992. 시와시학사), 제8시집 『바람에 지는 아픈 꽃잎처럼』(1994. 문학사상), 제9시집 『수저통에 비치는 노을』(1998. 시와시학사), 제10시집 『파천무』(2001. 문학과경계사), 제11시집 『언 땅에 조선매화 한 그루 심고』(2005. 시학사), 제12시집 장편서사시 『달궁 아리랑』(2010. 종려나무), 제13시집 『하늘을 나는 자전거』, 제14집 『빨치산』 등이 있다.

그 밖에 시선집으로는 『지리산 뻐꾹새』『들꽃세상』『별 아래 잠든 시인』『여승』『한국 대표시인 101인 선집-송수권』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다시 산문(山門)에 기대어』『사랑이 커다랗게 날개를 접고』『남도역사기행』『아내의 맨발』등과, 비평집으로 『송수권 시 깊이 읽기』『사랑의 몸시학』『그대, 그리운 날의 시』등, 그리고 장편동화집으로『옹달샘 꽃누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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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27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776017

책 속으로

이런 여자라면 딱 한 번만 살았으면 좋겠다
잘 하는 일 하나 없는 계산도 할 줄 모르는 여자
허나, 세상을 보고 세상에 보태는 마음은
누구보다 넉넉한 여자
어디선가 숨어 내 시집 속의 책갈피를 모조리 베끼고
찔레꽃 천지인 봄 숲과 미치도록 단풍 든
가을과 내 시를 좋아한다고
내가 모르는 세상 밖에서 떠들고 다니는 여자
그러면서도 부끄러워 자기 시집 하나 보내지 못한 여자
어느 날 이 세상 큰 슬픔이 찾아와 내가 필요하다면
대책없이 떠날 여자, 여자라고 말하며
'여자'란 작품 속에만 숨어 있는 여자
이르쿠츠크와 타슈켄트를 그리워하는
정말, 그 거리 모퉁이를 걸어가며 햄버거를 씹는
전신주에 걸린 봄 구름을 멍청히 쳐다보고 서 있는
이런 여자라면 딱 한 번만 살았으면 좋겠다.
팔십 리 해안 절벽 변산 진달래가
산벼랑마다 드러눕는 봄날 오후에.

--- pp.48-49

출판사 리뷰

■ 문학과 주변 경계를 허무는 문학과경계 시집

시인은 세상과 시대의 변방에 서서 저 깊고 까마득한 시원의 어둠으로부터 운석처럼 날아오는 진리의 빛과 소리를 동시대의 언어로 바꾸는 사람들이다. '경계시선'은 그처럼 시인들이 온몸으로 맞이하는 우주적 진리와 법칙을 형형한 정신과 직관의 언어로 담아내고, 낯익은 말과 사물의 오래된 잠을 깨우며, 그 안에 들어 있는 삶의 진정성과 현장성을 우리 시대의 말로 충실히 담보해내고자 기획되었다.

인연과 만남과 사랑의 시학

송수권의 열 번째 시집 『파천무』는 우주의 질서와 시원을 꿰뚫는 시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간 그의 시에서 풍겨졌던 갯비린내가 많이 가셔져 있는 대신에 언어 자체의 그늘인 '상징'의 세계로 침잠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 시집의 서문에서도 언급했듯이 무수한 그물망으로 얽혀 있는 '인연의 소중함'이 이번 시집의 화두인 셈이다.

그렇기에 '은하계의 떠돌이별이 지상에 잠시 내려와 하늘돌이 되기까지' 거듭하는 '수천만 번의 파천무破天舞'(「파천무」)에 대한 상상은 엄숙하고 외경스럽기까지 하다. '사랑, 인연, 만남'이란 말들 또한 '우주질서의 그 너머'에서 '수천만 번의 파천무'를 거듭한 끝에 태어난 말들이라는 시인의 언급에서 이러한 언어에 대한 숙연한 느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번 시집에서 관조와 달관의 시선이 보다 짙게 다가오는 것은 이러한 언어의 그늘인 상징의 세계에 대한 탐색과 무관하지 않다. 제주의 한 시인에게서 보내온, 숨비기꽃이 그려진 베게를 소재로 한 시「작은 상징」에서 <오묘한 언어의 그늘>이 종교와 철학처럼 하나의 깨달음을 지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무자성(無自性)의 세계에 대한 인식과 맞닿아

시인은 '언어가 끝난 자리'에서 전개되는 '유리와 같이 투명한 삶의 내용'(「바지락을 캐며」)을 관조하기도 하고, '신의 지문과도 같은 입김'(「먼지 한 방울」)의 비밀을 해석하는 데 몰두하기도 한다. 또한 사이버 세계로 상징되는 가상의 삶에 붙잡혀 있는 현대인의 생활을 비판하며 휴식이 있는 '저 세상 밖의 산골짜기'(「휴식이 있는 골짜기」)를 그리워하기도 하며, '저 알 수 없는 하늘 뒤로 사라지는……'(「밀잠자리」) 삶의 원리에 대한 외경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러한 시적 인식은 존재의 소멸에서 반짝이는 진리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불교에서 말하는 '무자성無自性'의 길로 시인을 이끌며 생명 자체가 상황의 계기와 조건에 구애되어 수시로 변화하는 존재이기에 본래부터 자기 것이라고 주장할 그 무엇도 없다는 통찰로 이어진다. 「고승高僧」같은 시에서 이러한 인식을 발견할 수 있는데, 송수권이 말하는 <언어의 그늘>의 진면목이 모두 들어 있다.

송수권에게 있어서 무자성의 길은 결국 '사랑'과 '인연', 그리고 '만남'에 대한 오묘한 섭리를 밝히는 일이며 '죽 쑤는 세상'의 어지러운 흔들림을 제 자리에 놓으려는 의지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용한 그 진언들은 '작은 상징'으로서의 시의 자리를 다시 찾아가고 있다.

오묘한 언어의 그늘 속에서 다시 빛나는 '황토'와 '대竹'와 '뻘'의 정신

삶의 진정성 혹은 현장성이라고 할 수 있는, 송수권 시인의 고유한 시적 자질이야말로 종교와 철학이 아닌 문학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감동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리고 문학에서 진정한 통찰력이란 삶의 구체적 현장성에서 빚어질 때, 또 그만큼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음을 상기할 때 이번 시집은 <인연의 신비함>에 대한 시적 화두가 격포의 뻘밭이라는 구체적 삶에 발효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란 점에서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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