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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婉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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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태극기와 참전한 우방 국가들의 국기가 꽂힌 독립문이 보이고, 바로 머리 위엔 거대한 그림이 걸려 있는 아래, 진이와 순덕은 주춤 멈춰 섰다.
물통으로 압록강(鴨綠江) 의 물을 긷고 있는 병사의 그림이었다. 극적인 그림은 터무니없이 졸렬했지만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흐뭇한 승전의 기쁨이 충만한 거리를 또 웬 끔찍한 남루의 행렬이 끝없이 영천 쪽으로 치닫고 있었다. 오라를 진 죄수의 행렬은 간간이 섞인 순경들의 날카로운 감시를 받아 가며 한없이 오래 계속되었다. 재판을 받고 형무소로 돌아가는 부역자의 무리들이었다. 공포로운 즉결처분이나 청년단체의 임의의 보복행위의 무서운 서슬도 가시고 그들에겐 재판받을 수 있는, 공정한 재판에 의해서만 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 p. 1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