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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날의 시작
박완서
세계사 199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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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소설전집

책소개

목차

1. 집밖의 잠
2. 대부(代父)
3. 콩쥐
4. 복습
5. 꽃이 아니어도 좋아라

저자 소개 1

朴婉緖

1931년 경기도 개풍 출생. 1970년 불혹의 나이에 『나목(裸木)』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래 2011년 영면에 들기까지 40여 년간 수많은 걸작들을 선보였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친절한 복희씨』 『기나긴 하루』 『미망』 등 다수의 작품이 있고,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중앙문화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인촌상 황순원문학상 호암상 금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
1931년 경기도 개풍 출생. 1970년 불혹의 나이에 『나목(裸木)』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래 2011년 영면에 들기까지 40여 년간 수많은 걸작들을 선보였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친절한 복희씨』 『기나긴 하루』 『미망』 등 다수의 작품이 있고,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중앙문화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인촌상 황순원문학상 호암상 금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2006년, 서울대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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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3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604g | 153*225*30mm
ISBN13
9788933800355

책 속으로

그 여자는 돌아갈 집이 있고, 만일 남편이 그동안 변심해서 그 집을 주지 않겟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벌면 집을 새로 장만할 능력도 있었다. 그러나 그 여자가 지금 나온 걸 실감하는 집은 그렇게 돌아갈 수 있거나 장만할 수 있는 집이 아니라 미풍양속이라는 여자들만의 고가였다. 그 여자는 그 고가가 아미 그 안에 주민을 보호할 수 없을 만큼 퇴락했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에도 돌아갈 수 없었지만, 그런 집이란 혼자서는 도저히 장만할 수 없는 집이니 영원히 상실한 집이었다.

강릉을 지났는지 차창 밖으로 바다가 보였다. 남빛으로 번들대는 바다를 배겨으로 한 어천이 유호물감을 바탕으로 한 수채화처럼 담담했다. 여보 저것 좀 봐요! 그 여자는 잠든 남자를 깨워 아름다운 경치가 준 감동을 나누려다 말고 그게 남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소스라쳤다. 이윽고 그 여자는 손바닥에 끈적한 눈물이 핏빛으로 번져 보였다. 그 여자가 집 나오는 것과 동시에 벗은 부덕(婦德)이란 탈은 여자가 조상대대로 써내려오는 동안 거의 육화된 거기 때문에 그렇게 피흘리지 않고는 벗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싱싱한 상처에서 피가 번져나듯 그 여자의 얼굴에선 계속해서 눈물이 번졌다.

--- p.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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