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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을 보존하며 살아가는 고향마을
해안 절벽에 걸린 마을 ㅣ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 옛 선비들의 풍류가 살아 있는 내륙의 섬 ㅣ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갈론마을 소두나무가 군락 이룬 오지마을 ㅣ 충북 영동군 상촌면 궁촌2리 그 깊음과 맑음에 순응하며 사는 화전민 마을 ㅣ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리 박물관에서나 만날 수 잇는 순토종 마을 ㅣ 전남 장성군 북일면 문암리 금곡마을 빨치산들의 아픔을 간직한 대나무가 있는 마을 ㅣ 전남 구례군 토지면 문수리 중대마을 하늘과 동업하는 마을 ㅣ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3리 황태마을 환경을 지키며 살아가는 고향마을 세월이 멈춰 선 동강의 봄 ㅣ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문회마을 태고의 신비가 살아 숩쉬는 수중수림 ㅣ 경남 창녕군 이방면 안리 장재마을 바다 위의 소달구지 행렬 ㅣ 충남 서산시 대산읍 응도리 무소유를 실천하는 공동체 마을 ㅣ 경기도 화성군 향남면 구문천 3리 산안마을 바다에 떠 있는 한 송이 국화꽃 같은 섬 ㅣ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국화리 홍시처럼 탐스러운 강마을 인정 ㅣ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의성포마을 아름다운 비경이 있는 고향마을 유채꽃 빛이 물드는 해녀들의 고향 ㅣ 제주 북제주군 우도면 천진리 물안개 피어나는 이 땅의 아침 ㅣ 경기도 광주군 남종면 분원리, 귀여리, 검천리 동백꽃으로 붉게 물든 아름다운 섬마을 ㅣ 전남 여천군 삼산면 덕촌리 아름다운 모래해변과 동화 속 정원 ㅣ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천리포마을 함성 속에 싣는 기대 ㅣ 강원도 동해시 북평도 추암마을 신비스런 기운이 감도는 고향마을 전쟁과 화마가 비켜간 전통마을 ㅣ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왕곡마을 UFO가 나타나는 신비스런 마을 ㅣ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 1억 년 전, 공룡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 ㅣ 경남 고성군 덕명리 제전마을 서쪽에 해돋는 마을 ㅣ 충남 당진군 석문명 교로리 왜목마을 우리 나라 지형을 쏙 빼닮은 한반도 마을 ㅣ 강원도 영월군 서면 웅정리 선암마을 아픔을 딛고 일어선 고향마을 지금 그곳에는 파란 경이의 몸짓이 움트고 있다 ㅣ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삼포리 부록 : 찾아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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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직전의 겨울바다도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처럼 파르르 긴장한다. 여명 속에서 주위는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몸을 뒤척이며, 해안까지 밀려와 바위 절벽을 후려치는 파도에는 점점 힘이 실린다. 아침 기운이 시나브로 무르익는 사이 검푸른 바다 끝 수평선이 갑자기 붉게 달아오르고 그 위로 붉은 불덩이가 불쑥 머리를 내민다. 사람들은 벅찬 감정을 억누르며 이 광경을 지켜보다 맘껏 고함을 지르거나 서로를 바라본다. 불덩이 같은 했빛 속에서 비로소 환하게 웃는다.
이처럼 축복받은 두 가지 명물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추암마을은 50가구도 안 되는 조그만 어촌이다. 하지만 이곳을 보지 않은 한국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TV 방송 시작과 마지막에 나오는 애국가 중의 해돋이 장면, 캘린더를 비롯한 각종 포스터의 화려한 해돋이 모습들이 바로 추암마을에서 찍은 것이기 때문이다. -- pp.190~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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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마을에 들어서니 넓은 밭뙈기에 앙상하게 남은 수수줄기가 한겨울 산골마을의 스산함을 더해준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 밭고랑 끝머리에 있는 느티나무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20분 정도 오르니 한반도를 빼다 박은 지형이 발아래 펼쳐진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을 새도 없이 아 하는 감탄사를 절로 내뱉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여기가 한반도와 닮은 지형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어요. 그저 경치 좋은 곳쯤으로 생각했지요."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을 마다 않고 전망대까지 안내를 맡은 서인석(42) 씨의 설명이다. 4대째 토박이인 인석 씨는 형 석구(45) 씨, 동생 현석(40) 씨네와 함께 칠순 노모를 모시고 선암마을 강가에서 형제끼리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 pp.242~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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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연은 대지를 할퀴고 간 상처를 다독거려 숲만큼이나 새카맣게 타버린 주민들의 가슴을 보듬기 시작했다. 숯덩이로 변한 소나무 밑둥에서는 하늘을 향한 파란 경이의 못짓이 움터 올랐다. 새로운 생명의 창조였다. 그렇게 천천히 자연은 산불을 일으킨 인간을 용서하며 화해의 몸짓을 전했다.
--- pp.256-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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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꾼들은 보통 일꾼의 일당 다섯 배를 받았지. 일이 험하고 위험 하니까. 저 강 아래 황새여울에서 많이도 죽었어. 그래서 일을 무사히 마치면 꽤 큰돈을 만졌지. 아 그래서 떼돈 벌었다고 하잖아. 다 여기서 나온 말이야."
이씨 할머니 말에 의하면 불과 70년대만 해도 동강에서 떼꾼들의 행렬을 볼 수 있었단다. "떼꾼들이 우리 집에서 술 먹다가 한숨 자고 나면 강변에 메어논 뗏목이 떠내려가 그걸 찾으러 영월까지 가기도 했지……. 하지만 지금은 모두 죽었어." 동강은 살아났다. 하지만 동강 유역 수몰 예정 주민들은 긴 한숨을 내쉬며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황새여울터에 민박집 겸 흑염소 요릿집인 두룬산방을 운영하는 김삼룡 씨는 그들의 속 곪은 사연을 들려준다. "동강댐이 백지화됐어도 후유증은 심각해요. 찬반으로 나뉘어 싸운 주민들은 심사가 찢길 대로 찢겨졌죠. 보상을 많이 받을 욕심으로 밭에 나무를 심었다가 빚더미에 앉은 사람들이 어디 하나 둘입니까. 저기 마을 앞에 보이는 게 죄다 중국산 배나무입니다. 아무 쓸모가 없는데도 싸니까 마구 심은 거에요." -- pp.90~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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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꾼들은 보통 일꾼의 일당 다섯 배를 받았지. 일이 험하고 위험 하니까. 저 강 아래 황새여울에서 많이도 죽었어. 그래서 일을 무사히 마치면 꽤 큰돈을 만졌지. 아 그래서 떼돈 벌었다고 하잖아. 다 여기서 나온 말이야."
이씨 할머니 말에 의하면 불과 70년대만 해도 동강에서 떼꾼들의 행렬을 볼 수 있었단다. "떼꾼들이 우리 집에서 술 먹다가 한숨 자고 나면 강변에 메어논 뗏목이 떠내려가 그걸 찾으러 영월까지 가기도 했지……. 하지만 지금은 모두 죽었어." 동강은 살아났다. 하지만 동강 유역 수몰 예정 주민들은 긴 한숨을 내쉬며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황새여울터에 민박집 겸 흑염소 요릿집인 두룬산방을 운영하는 김삼룡 씨는 그들의 속 곪은 사연을 들려준다. "동강댐이 백지화됐어도 후유증은 심각해요. 찬반으로 나뉘어 싸운 주민들은 심사가 찢길 대로 찢겨졌죠. 보상을 많이 받을 욕심으로 밭에 나무를 심었다가 빚더미에 앉은 사람들이 어디 하나 둘입니까. 저기 마을 앞에 보이는 게 죄다 중국산 배나무입니다. 아무 쓸모가 없는데도 싸니까 마구 심은 거에요." -- pp.90~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