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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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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하는 것도 가능할까?”
가가 형사의 눈이 커졌다. 그 뒤에 그는 한 차례만 고개를 저었다. “안타깝지만 이 단계에서는 자수라고 인정받을 수 없겠지요. 하지만 공연한 저항을 하신다면 별로 득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어깨의 힘이 스르르 빠져나갔다. 절망을 하면서도 반면 내가 안도하고 있다는 것도 느꼈다. 이것으로 이제 더 이상 연극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 p.105 어찌됐든 이만큼 많은 수의 작품 원고가 작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집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뭔가 부자연스럽다. 또한 그 내용이 발표된 히다카의 작품과 완전히 똑같은 것이 아니고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불가해한 일이었다. 대학노트에 써놓은 소설의 경우는 여기저기 행간마다 교정한 흔적이 있어서 퇴고 중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나는 내가 세웠던 가설이 적중했다고 단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가설이란 즉 ‘노노구치 오사무는 히다카 구니히코의 고스트라이터였던 게 아닌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묘한 관계가 틀어진 결과, 이번 살인사건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다. --- p.111 노노구치는 히다카에게 뭔가 커다란 약점을 잡히고 있었다는 얘기인 걸까. 그렇다면 그건 무엇인가. 여기서 히다카 하츠미와의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이를테면 히다카 구니히코가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 채고 그것을 묵인해주는 대신에 노노구치에게 고스트라이터가 되기를 강요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견해일 것이다. 히다카 하츠미가 죽은 뒤에도 노노구치가 히다카에게 계속해서 작품을 제공해왔다는 데 대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 p.152 그녀를 더 이상 고통 속에 남겨둘 수는 없었습니다. 히다카의 성격을 생각하면 깨끗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어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녀와 헤어진다는 건,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 뒤로 며칠이나 고민을 했을까요. 나는 교사로서의 일도 내팽개치고 타개책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미 다 아시겠지요. 아니, 가가 형사는 진즉부터 짐작하고 있었으니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히다카를 죽이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 p.206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처음 노노구치를 체포했을 때부터 뭔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듯한 불안감이 들었다. 그것이 이제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내가 경찰관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아직 미숙한 탓에 엉뚱한 착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내 스스로의 감각에 아직도 미진한 것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번 사건에 종지부를 찍고 싶지는 않았다. --- p.266 나는 단언한다. 그런 인간은 친한 친구가 아니다. 똑같은 모순이 노노구치 오사무의 고백의 글에도 있었다. 친한 친구라면 상대의 아내를 빼앗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친구의 아내와 공모하여 그를 죽인다는 둥의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정말로 친한 친구였다면 상대를 협박하여 고스트라이터가 될 것을 강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노노구치는 히다카 구니히코를 ‘친한 친구’라고 수차에 걸쳐 밝혔던 것일까. 그런데도 왜 노노구치는 히다카 구니히코를 ‘친한 친구’라고 수차에 걸쳐 밝혔던 것일까. --- p.274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말할 입을 빼앗겨버린 선의善意가 음습하고 치밀한 악의惡意에 의해 철저히 말살되는 데 대한 분노가 가가 형사의 가슴속에 회오리바람 같은 열정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아무 이유도 없는 악의, 그 악의의 이유를 파헤쳐서 선의의 제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가가 형사는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것이리라. 역시나 가가 형사는 ‘우리의 영웅’이다! 범인을 찾아내고 범행 동기와 그 방법을 추적해나가는 추리적인 요소가 거의 완벽하게 구사된 소설이어서 마치 게임을 하듯이 끊임없이 머리를 굴려가며 읽을 수 있었다. 뒤를 이어 묵직한 상념이 가슴을 친다. 이것이 바로 추리소설의 재미로구나, 하는 실감을 독자들도 거머쥘 수 있기를 바란다. --- 「옮긴이의 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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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 히다카 구니히코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사체로 발견된다. 후두부에는 둔기로 맞은 흔적이 있고, 전화코드가 그의 목을 감고 있었다. 사체를 발견한 사람은 히다카의 젊은 아내와, 친구이자 아동문학작가인 노노구치 오사무. 만날 약속을 하고 찾아온 노노구치가 사건을 담당하게 된 사람은 한때 노노구치와 과거에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는 가가 교이치로 형사로, 그는 노노구치가 사건에 관한 수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수기를 토대로 사건을 수사하던 중 노노구치의 알리바이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범인은 바로 노노구치였던 것이다. 그러나 노노구치는 체포된 뒤에도 작가로 데뷔하는 데 도움을 준 친구를 왜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만 지키고 있다. 노노구치의 석연치 않은 태도에 가가 형사는 사건의 이면에 또 다른 진실이 있음을 감지한다. 그리고 계속되는 조사를 통해 가가 형사는 노노구치가 히다카 구니히코의 고스트라이터였음을 밝혀낸다. 어째서 노노구치는 그 오랜 세월을 히다카 구니히코의 고스트라이터를 해왔던 것일까? 이 의문에 대답해줄 사람은 노노구치 본인뿐이지만 여전히 그의 입은 굳게 닫혀 있다. 그리고 연이어 밝혀지는 불륜과 치정, 모의 살인, 그리고 뒤이은 협박과 더러운 협잡 등이 밝혀지며 살인자인 노노구치는 가여운 희생자로, 또 희생자인 히다카는 더러운 협잡꾼이 되어버린다. 한 꺼풀씩 드러나는 진실, 그리고 뒤바뀌는 가해자와 피해자. 이유 없는 인간의 악의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뒤틀린 모습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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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속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는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의 최고봉!
뒤바뀌는 피해자와 가해자, 엇갈리는 진실과 거짓. 한 베스트셀러 작가의 죽음을 둘러싼 쫓고 쫓기는 두뇌 게임!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국내에서 이미 많은 독자를 갖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인기 작가의 죽음에 얽힌 기나긴 악의의 여정을 탐구해가는 이번 작품은 ‘범인은 누구인가’보다 ‘왜,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가’를 묻는 히가시노 특유의 가해자에 대한 성찰과 그 화법이 절정을 이룬 작품이다. 작가는 『악의』에서 살인사건을 둘러싼 관계자, 수사관의 수기, 주변인의 증언과 회상, 그리고 해명으로 이루어진 특이한 구성으로 인간의 내면 심리에 적재된 악의란 무엇인가를 파헤쳐가는 인간적인 접근방법을 보여준다.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입력, 범인을 찾아내고 범행 동기와 방법을 추적해나가는 추리적인 기법은 마치 두뇌 게임을 하듯 끊임없이 몰입하게 해 우리에게 히가시노 게이고가 왜 추리소설계의 일인자라 불리는지를 깨닫게 한다. ■ 이 책은… 기록에 가려진 진실, 그 속에 잠재된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파헤친다! 소설은 한 인기 작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작업실에서 시체로 발견된 베스트셀러 작가. 시체를 발견한 것은 피해자의 아내와 친구. 그리고 곧이어 밝혀진 범인은 바로 목격자 중 한 명인 피해자의 친구인 노노구치 오사무. 그는 왜 오랜 친구이자, 자신이 작가로 데뷔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사람을 죽인 것일까? 그리고 그 이유가 밝혀지며 인간의 마음속에 숨겨진 어두운 본성이 드러나게 된다. 『악의』의 구성은 좀 독특하다. ‘기록’으로 사건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특히 첫 발견자이자 범인인 노노구치와 사건의 담당 형사인 가가 형사의 수기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기 연민에 빠진 범인의 글과 감정이 배제된 담백한 형사의 기록이라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두 종류의 글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증언과 기록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지, 또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가려낼 수 있는지.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살인의 동기와 그 이면에 숨은 인간의 깊은 어둠,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반전의 미학은 독자들이 추리소설에 기대하는 전율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살인 속에 감춰진 기상천외한 동기, 누구의 ‘악의’에도 걸려들지 말라!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는 다른 추리소설과 큰 차이가 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추적하는 여타 추리소설과는 달리 그의 소설은 일찌감치 범인의 정체를 밝혀놓는다. 어쩌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 범인이 누구인가를 찾는 것은 의미 없는 작업이 될지도 모른다. 그는 ‘누가’ 죽였는가보다 ‘왜, 어째서’ 죽였는지 살인의 동기와 범죄의 과정에 더 집중한다. 때문에 이야기 초반에 범인은 드러나고 숨겨진 동기를 찾는 과정에서 그가 여기저기에 숨겨놓은 플롯들이 하나둘 제 모습을 드러내며 무릎을 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작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악의』 역시 마찬가지이다. 추리소설계의 일인자라 불리는 명성에 걸맞게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 작품에서도 긴박감 넘치는 사건 전개와 흡입력, 허를 찌르는 반전과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어우러진 문학적 감동으로 다시 한 번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