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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앨리스네 집 불면증 그냥 평범한 드라이브 후레자식의 꿈 탤런트 C의 얼굴 변천사 훙커우 공원의 고양이들 자해 공갈단편 - 『그녀의 칙릿 도전기』중에서 변명 시체 놀이 술래잡기의 비밀 난 스타를 원해 탤런트 C의 무명 탈출기 캐스팅 디렉터편 - 『그녀의 칙릿 도전기』중에서 네덜란드식 애국 소녀 검은 바지의 전설 전도사 金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 가장행렬 자막 없음 나와 영화와 옛날이야기의 작가 투명한 정원 귀남이가 안나오는 귀남이 이야기 귀신학교 신기한 목격담 거울과 자화상 그리고 거대한 뿌리 신격문 나는야 전성시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숨은그림찾기 누구 없어요? 밖에 관한 상상 정말로 투명한 점묘 개나리들의 장래 희망 꿀사과들에게 고함 질문 사절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돌림노래 원숭이의 간편 처세술 창밖의 비밀 보이지 않는 선수 달과 나와 선물 화성에 있다는 물의 흔적에 관한 소문 발밑에서 자꾸 뿌리가 자라는 인형 롯데리아 판타지 내가 사라지고 있는 달밤 이 그림이 싫어 자연분만을 꿈꾸는 임산부의 태교 눈 거짓말 종의 기원 전설의 고향 고대가요remix 웃음 소리 이 세상에 없는 어린이 언제나 만우절 고마운 날마다 편히... 잠드는 영희의 기술 거울에게 신나는 악몽 한 곡 분홍 신의 고백 꽃의 독백 살의의 나날 정전에 대항하는 모범적 자세 나무를 모르는 나무 가출 직전의 나비에게 작고한 숲들의 세계 그렇고 그런 해프닝 작품해설 / 권혁웅 앨리스의 사생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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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이 버려진 것들의 이름을 부르는 시인
황성희는 ‘시힘’과 함께 한국 시 동인의 양대 산맥인 ‘21세기전망’이 활동을 재시작하며 새로이 영입한 젊은 시인이다. 황성희는 이 땅의 역사, 특히 민중사에 천착하며 보기 드문 시 세계를 확립해 왔다. 큰 기대 속에 선보이는 첫 시집에서도, 일상 속의 개인에서 시작하여 시공을 초월하는 역사적 자아를 이야기한다. 황성희의 시는 언뜻 사회적이고 풍자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품해설에서 권혁웅의 지적대로 그러한 표현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거대 담론의 죽음을 확인할 뿐이며, 사적(史的)인 것과 사적(私的)인 것 사이의 단층은 더욱 벌어진다. 황성희는 어디까지나 개인에게 허락된 “칼날 같은 역사적 순간”, 즉 “변기 위에 앉아”서 힘을 주는 실존의 시간에 대해 쓴다.(「화성에 있다는 물의 흔적에 관한 소문」) 만약 이름 없는 개인들에게 주어진 짧은 순간이 환하게 타오른다면 세계가 잠시라도 그 이름을 불러 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대개는 투명한 시간을 보낼 뿐이다. “아무 데도 숨어 있지 않은”데 누구도 우리의 투명한 몸을 발견하지 못한다.(「술래잡기의 비밀」) 심지어 “알몸으로 담장에 걸터앉아 거름으로 쓸 젖가슴의 껍질을 깎아”도 아무도 아는 척하지 않는다.(「투명한 정원」) 그리하여 우주적 순간은 무료한 일상이 된다. “닭의 수정란을 익혀 먹으며 익숙한 악몽을” 꿀 뿐이고(「정말로」) “텔레비전은 자신이 중계한 프로그램을 모두 기억할까.” 중얼거릴 뿐이다.(「질문 사절」) 지독하게 정체되어 있는 나머지 바닥에 닿는 몸의 어느 부분에서나 뿌리가 자란다. 몸을 돌려 누우면 뿌리들이 우두둑 뜯긴다.(「발밑에서 자꾸 뿌리가 자라는 인형」) 뿌리 내리지 않기 위해 차를 타고 달리다가, 끝나지 않는 드라이브에 지치면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몸을 섞는다. 그리고 피임 도구에서 나는 딸기향이 시간의 냄새가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그냥 평범한 드라이브」) 모 목장에서 양B로 오인받아 도살당하는 양A. (……) 굶주린 늑대가 얼룩말 떼를 습격할 때 같은 무리 발에 걸려 넘어지는 얼룩말. 집었던 콜라를 놓고 우유를 살 때 그 콜라. 어느 밤 트럭에 치여 즉사한 고양이. 어느 아침가지 계속 치이고 있는 고양이. (……) 버스 맨 뒷자리 아무렇게나 펼쳐진 신문.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되는 대로 둘둘 말아 쥐고 바퀴벌레를 향해 내리치는 신문. 그 신문에 인쇄된 바퀴벌레의 터진 비명. -「개나리들의 장래 희망」에서 시인은 이 시집의 모든 페이지에서, 이름 없이 버려진 것들에게 이름을 붙여 주려는 사투를 벌인다. 작은 곤충에서 여성, 아이 등 한 번도 주역을 맡지 못한 이들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한 세계를 완전히 가지고 싶”은(「작고한 金들의 세계」) 열망에서 오는 몸짓이다. 황성희가 잊혀진 우리의 이름을 부르고 우리를 가두고 있던 일상의 순간들을 해체할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