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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사고의 결과다. 1963년, 케르테스가 뉴욕으로 떠나면서 프랑스에 남겨 두었던 네거티브를 다시 찾았을 때, 유리원판들이 많이 깨졌음을 알게 된다. 그는 그런 것들을 포기하고 내버렸는데, 이 원판만 남아서 바로 그 깨진 자국에 의해 작품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 사진은 원래 새로운 렌즈의 광학적 특질을 테스트하기 위해 찍은 것으로,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었으나, 케르테스는 실험적인 작가는 아니었다.
--- p.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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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서부전선에서는 정전협정이 체결됐지만 헝가리의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었다. 8월 3일, 루마니아가 부다페스트를 점령했을 때 케르테스는 시골에 살고 있었다. 9월 14일에 찍은 이 사진의 모델은 그의 동생 예뇌이다. 그의 작업 전체에서, 케르테스는 효과를 강조하고 구성에 균형을 맞추고 쓸데없는 세부를 없애기 위해 크로핑을 체계적으로 사용했다. 여기서 그는 만 레이, 같은 초현실주의자들처럼 이미지를 뒤집었다.
--- p.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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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기록해 나간 세계 사진가들과의 만남
사진은 오늘날의 가장 대표적인 시각매체다. 1839년 니엡스(J. N. Niepce)와 다게르(L. J. M. Daguerre)가 세상에 사진술을 처음 발표한 이래, 사진은 실용적 가치나 과학적 도구로서, 시대의 발언과 대변, 기록수단으로서, 그리고 개인적 · 심리적 · 내면적인 표현의 수단으로서 삶에 깊숙이 파고들어 우리의 지각을 형성해 왔다.
'열화당 사진문고'는 과거와 현대의 모든 양식과 범주의 사진을 포괄하여 사진가와 작품을 밀도있게 다룬 아름다운 포켓 사이즈의 시리즈이다. 각 권마다 55컷의 사진이 텍스트와 함께 어우러져 있는 이 문고본은 시각매체에 관심을 가진 이 시대 독자들이라면 누구든지 탐독하고 싶어할 만한, '사진예술의 작은 박물관'을 이루고 있다. 또한 언제 어디서 누구라도 쉽게 보고 읽을 수 있도록 꾸며진 '열화당 사진문고'는, 사진 애호가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까지 염두에 두어 전문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감각적인 북디자인과 레이아웃, 고급 인쇄와 엄선된 이미지들은 시각매체 시대 문고본의 전범(典範)이 될 만하다. 시리즈의 각 권은 세계의 뛰어난 사진가의 가장 중요한 작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사진가의 인생 궤적이 일대기 형식으로 서술돼 있는 작가론과, 55컷의 이미지에 덧붙여진 간결하고도 핵심적인 사진설명은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한 권 한 권 읽어 나가다 보면, 세계적인 사진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는 물론, 그들의 내면적인 이야기까지 온전히 습득하게 된다. '열화당 사진문고'는 과거와 현대를 가로질러 선정한 열 명의 사진가로 첫 출발을 한다. '위대한 사진가란 사진을 기술적으로 잘 찍는 이들이 아니라 자기들이 처한 당대의 역사적 좌표를 사진으로 자각하고 확인해 나간 이들이다'라는 어느 사진가의 말대로, 이번에 선보이는 열 명의 사진가들은 어느 누구보다 자신이 살아간 시대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발언하고, 대변하고, 기록하고, 표현한 이들이다. 동물과 인간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은 초기 사진의 핵심적인 인물 '이드위어드 머이브리지', 사소한 일상에서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한 독창적인 예술가 '앙드레 케르테스', 미국의 대공황과 서부로 내몰린 이주 농업 노동자들의 참상을 대중에게 알린 '도로시아 랭', 여러 예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다큐멘터리 사진가 '워커 에번스', 독창적인 예술적 감수성과 유럽적 저널리즘의 전통을 결합하여 사진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베르너 비숍', 포토에세이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유진 스미스', 자신만의 독특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상징주의와 리얼리즘을 혼합하여 창조한 전후(戰後) 일본의 대표적인 사진가 '도마쓰 쇼메이', 현대적 삶의 진실에 당당하게 다가가 사회적 정의에 대한 참여를 열렬히 증언하고 있는 '유진 리처즈', 건축물에 반영된 인간의 심리상태를 읽는 이탈리아의 예술사진가 '가브리엘레 바질리코', 성과 에로티시즘 그리고 그 관계성들에 대한 숨김없는 탐구를 통해 사회적 터부를 부순 '낸 골딘'이 바로 그들이다. '열화당 사진문고'는 1차분 출간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시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더욱 다양한 사진가들을 소개할 것이다.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세계 사진의 큰 흐름은 물론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러시아 등 제삼세계의 뛰어난 사진가들도 소개할 것이며, 이미 사진의 역사에 큰 획을 그어 놓은 대가들은 물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진가에도 주목하여, 그들 사진예술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시각을 한껏 보여주고자 한다. 더불어 국내 사진가들도 포함시켜 세계 사진의 흐름 속에서 한국 사진의 현주소를 조명해 보고 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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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앙드레 케르테스(Andre Kertesz, 1894-1985)
작고 휴대하기 편한 라이카가 독일에서 시판되기 시작한 직후인 1928년, 이 카메라로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강렬하게 포착하기 시작함으로써 포토저널리즘으로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후대 사진가들이 '우리가 하는 모든 작업은 케르테스가 이미 해 놓은 것들이다'라고 인정할 만큼 현대 사진이 그에게 진 빚은 크다. 1920년대와 1930년대에 파리에서, 그리고 1936년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 뉴욕에서 주된 활동을 하게 되지만, 케르테스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헝가리의 자연과 사람들을 언제나 마음에 새겨 두었다. 그의 사진이 지니는 강점은 이렇게 내밀한 순수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당대의 아방가르드 운동을 예견했거나 가로지르고 간 방식에 있다. '케르테스의 셔터가 찰칵댈 때마다 그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말은, 그에게 바치는 가장 멋진 찬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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