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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록 투표권이 없지만
“지금은 비록 투표권이 없지만 우리는 곧 미래다. 우리가 우러러보고 존경할 수 있는 친절하고 정직하며 사람들을 잘 돌볼 줄 아는 그런 사람을 지도자로 뽑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미국의 8살짜리 학생이 미국 대선 후보 트럼프에게 보내 화제가 되었다. 현 대통령 후보에게 일침을 가한 편지로 유명하다. 우리에게는 투표권이 없는 어린이일지라도 투표와 선거의 의미와 힘에 대해 일찍부터 배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이번에 ㈜사계절출판사에서 투표의 역사를 통해 투표의 진정한 의미와 중요성, 그 영향력을 어린이에게 알려주는 책이 출간됐다. 『투표, 종이 한 장의 힘』이다. 투표권, 어른이 되면 저절로 갖게 되는 권리? 지난 4월 13일 총선에서 전체 투표율 58퍼센트, 60대 이상 투표율 70.6퍼센트, 2~30대 청년 투표율 49.45퍼센트를 기록했다. 이전보다 다소 높아진 투표율이라 하지만 요즘 투표율을 보면 투표권을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얻는 권리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그렇지 않다. 투표권의 역사는 민주주의의 역사이고, 인권 확장의 역사이며, 모두에게 투표용지 1장씩 돌아가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치열했다. 거저 얻을 수 있는 권리는 세상에 없다. 투표권도 마찬가지이다. 누구에게는 당연한, 누구에게는 절실했던 권리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존재했다가 사라진 뒤 근대에 다시 부활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나라가 형식적이든 실제적이든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한다. 한편 투표권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지금까지 쭉 있었다. 문제는 이전에는 신분이 높은 사람만, 돈 많은 사람만, 남자만 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투표권은 누구에게는 당연하고, 누구에게는 절실했던 권리이다. 인류 역사는 민주주의 부활과 투표권의 확대로 근대에 들어 민주주의가 부활하는 데 투표권의 역할이 지대했다. 왕, 귀족, 성직자 등 소수가 이끌던 정치에서 누구나 종이 한 장씩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로 바뀐 게 민주주의이다.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이 민주주의의 보편화, 투표권의 확장, 인권의 확대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다. 어떤 지도자를 뽑느냐는 내 삶과 직결된 문제 유치원에서는 원장의 생각이, 학교에서는 교장의 생각이 그 집단의 가치와 규범에 많은 부분 영향을 미친다. 교육에 대한 가치,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등이 달라진다. 국가는 대통령의 마음가짐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지도자가 진정 국민을 위하느냐,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느냐에 따라 국가 모습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지도자를 뽑는 게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어렸을 때부터 알 필요가 있다. 그 첫걸음이 투표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최상은 아니지만 최선의 방법, 투표 현대에는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선거로 지도자를 뽑는다. 형식만이라 해도, 선거를 통해 독재자를 뽑았다고 해도, ‘선거’라는 형식을 통하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투표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직접 민주주의의 실행이 어려운 현실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일찍부터 선거와 투표에 대해 알아나가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표는 상식이고 필수!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가운데 하나인 스웨덴의 투표율은 80퍼센트이다. 이것은 투표 교육의 결과이다. 투표는 상식이고 필수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투표의 중요성을 교과서에 싣고, 교육하고, 선거 때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펼친다. 이에 발맞추어 어린이 책 시장에 투표 방법, 선거 방법, 정당이나 정치를 다룬 도서 또한 다수 나와 있다. 역사과 의미를 알고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 하지만 『투표, 종이 한 장의 힘』은 선거 방법과 과정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몇 백 년 동안 인류가 어렵게 따 낸 투표권의 역사를 펼치며 그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지도자를 뽑는 게 내 삶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보여준다. ‘투표는 중요해, 꼭 해야 해!’ 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투표의 역사를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로 선거와 투표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왜 굳이, 꼭, 내가, 투표를 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한다. 세련되고 유머러스한 일러스트 만화를 주로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나오미양의 그림은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투표라는 주제를 말하기 위해서는 서양사, 한국사 그중에서도 특히 혁명이나 부정 선거 등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쟁취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세련되고, 익살스럽고, 유머러스한 그림으로 재치 있게 표현했다. 보면 볼수록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고 웃음 터지게 하는 유머러스한 그림으로 무게감 있는 주제에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