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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18장
옮긴이의 말 : 직진은 아무것도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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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가 뒤로 돌아섰다.
“쓰레기 봉지 어디 있니?” 나는 그 애가 장난을 치고 있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머뭇댔다. 청소를 한다고? 누가 남의 집에 처음 와서 청소를 하나? “디지!” 그 애가 화난 얼굴로 나를 불렀다. 난 고개를 휙 돌리고, 층계를 내려갔다. 위로 다시 올라가면서 나는 내가 해야 할 말을 정리했다. 안 돼. 청소하지 마. 네 도움 필요 없어. 내가 혼자서 할 수 있어. 우리 엄마랑 같이. 여기는 원래 항상 이래. 난 이게 좋아. --- p.57쪽 어떻게 태평스럽게 잠을 잘 수 있을까? 내가 그 애를 깨웠다. “가서 애들을 풀어 줘야지.” 내가 말했다. “밖에 나가면 안 된다고 너희 엄마가 말했잖아.” 빅이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하지 말라는 짓 할 거야?” “하지만…….” 내가 대답을 못 하고 얼버무렸다. 빅이 다른 쪽으로 몸을 돌려 누웠다. “내일……. 내일 해.” --- p.145 빅이 갑자기 차갑게 웃고는 내 머리를 손으로 잡았다. “너, 나를 곤란하게 할 거야? 네 생각만 하겠다고? 내 친구 하기 싫어? 우리는 더 이상 친구가 아냐. 넌 내가 상관도 없지? 파리만도 못하지?” 그 애가 신발로 내 손을 짓눌렀다. 내 얼굴도 그 애가 손으로 눌러 난 숨도 쉬기 어려웠다. 난 그 애를 손으로 확 밀어냈다. --- p.158 “넌 취미가 뭐야, 디지?” 한참 생각했다. 난 취미가 없었다. 구경하기를 취미라고 해도 되나? 그리고 꿈꾸기도 있다. 구경하기와 꿈꾸기. “밖에서 노는 것.” 내가 얼버무리며 말했다. “누구랑?” 그 애가 물었다. 난 입을 다물었다. --- p.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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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뜻대로 하지만은 않을 거야,
아름다운 우정 뒤에 감춰진 독선을 보는 시선 디지는 정신적인 공황 상태를 자주 경험하는 외톨이 소녀다. 지적인 능력에는 문제가 없지만 특수한 정신적 상태 때문에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런 디지에게는 단 한 번도 단짝이 있었던 적이 없어 디지는 늘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는 외톨이 역할만 할 뿐이다. 그런 디지에게 어느 날 빅이 다가온다. 머리카락이 너무나 아름다운 소녀, 빅은 디지와 함께 아이들의 놀이를 구경하기만 하지만 디지에게는 어쩐지 대범하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두 소녀는 조금씩 우정을 쌓아 나간다. 서로의 집에 놀러 가고, 디지는 빅의 황홀한 피아노 연주에 감탄하며, 연극 연습을 함께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는 이들의 우정은 점점 중대한 시험을 겪게 된다. 급기야 디지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일에서 나아가 자신이 꾸민 일에 디지를 끌어들이는 빅. 디지는 망설이면서도 가장 친한 친구의 결정이라는 이유로 거기에 따르고 만다. 위험한 장난에 휩쓸리고 나서야 점점 내면의 소리를 듣기 시작하는 소녀, 디지. 끔찍한 사건을 겪고 난 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우정이 차츰 윤곽을 드러낸다. 위험한 성장기에 대한 기록, 어떤 잔인한 시절이 나를 세상으로 끌어냈다 잔인한 매력이라는 것이 있다면 빅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으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아이, 욕심을 부릴 줄 알고, 잔인한 친절을 베푸는 아이, 독선적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를 할 줄 아는 아이, 이런 친구를 만나는 일은 행운일까, 불행일까. 우정에 들떠 있던 디지는 어질러진 방을 치워주겠다고 팔을 걷어 부친 친구, ‘하지 마’라고 말하지 못한다. 디지는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을 넘겨서까지 자신과 함께 있어 달라고 고집을 피우는 빅의 말을 듣지 않은 덕분에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응징’을 받기까지 한다. 디지에게는 빅의 위험한 호의와 독선이 어디까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지 파악되지 않는다. 그저 세상을 구경하고 싶어 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가 겁났던 디지는 생각지도 못한 끔찍한 사건을 경험하며 일 년을 보낸다. 이제 디지는 어떻게 성장해 있을까. 잔인한 우정으로 인해 세상으로 한걸음 걸어 나온 디지는 빅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